| [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fasbet (님의침묵) 날 짜 (Date): 1996년07월25일(목) 19시03분42초 KDT 제 목(Title): [바둑] [한국바둑베스트트10]4위이 대혼전 [한국바둑 베스트10] 이창호-조훈현-유창혁 서봉수 몰락으로 랭킹 4위이하 대혼전 「LG배 세계기왕전」 같은 세계 최대규모의 바둑대회가 생기는 등 한국 바둑계는 바야흐로 절정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지나친 성장 드라이브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있으나 어쨌든 이제 한국 바둑계가 세계 바둑계 를 이끌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 바둑계의 판도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확연히 드러난 것은 아직 없다. 아직은 이른바 물밑에서의 움직임이 다. 그러나 그 느낌이 대단해 조만간 대규모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것임 을 예고하고 있다. 꿈틀거림의 초점은 일단 「제4인자 다툼」에 모아지고 있다. 제4인자 다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96년 상반기 바둑계의 흐 름을 요약해 볼 필요가 있다. 제일인자 이창호의 아성은 공고하다.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그런중에 조훈현의 권토중래가 괄목할 만하다. 재작년에서 작년 시즌에 이르는 동 안에 조훈현은 무관전락의 수모를 경험했다. 그때의 분위기라면 조훈현 도 서봉수의 뒤를 이어 내리막을 치달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조훈현은 지난해 가을 「박카스배」를 차지함으로써 타이틀 홀 더로 복귀했다. 이후 조훈현은 이창호로부터 「BC카드」 「패왕」 「기왕」을 연달아 쟁취, 순식간에 4관이 되었다. 「박카스배」와 「기왕전」이 조훈현 의 타이틀 쟁취를 끝으로 막을 내리고 올해 각각 「박카스배 천원전」과 「LG배 세계기왕전」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나 「패왕전」이 이번 기를 마 지막으로 없어진다는 말이 있다가 속개된 것 등은 공교롭고도 재미있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큰 변동이 있을 때에는 이런 우연들이 어떤 조짐으 로 나타나는 법이다. 조훈현의 분전으로 당분간 한국 바둑계의 이·조 체계는 흔들리지 않 을 것으로 보인다. 서열 1,2위는 상당 기간 부동일 것이라는 뜻이 된다. 3위는 유창혁. 이·조가 벌이는 천하다툼의 전란 속에서도 유창혁은 4년 동안이나 「왕위」를 사수했다. 외로운 투쟁이었지만, 왕위는 국내 기전중 에서는 최대 규모의 것이어서 유창혁은 왕위 하나를 갖고도 판도의 한축 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에 유창혁이 이창호에게 왕위를 끝내 빼앗기고 만 것은 치명적이었다. 유창혁은 KBS SBS 두 TV속기 타이틀을 석권하기 는 했지만 입지는 아주 좁아졌다. 서봉수의 부진으로 「4인방」이 「3인방」 이 되었던 것처럼 이제는 명실상부 이·조의 양국체계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아직은 유창혁의 「위상」에 대해 시비를 거는 사람은 거의 없 다. 유창혁은 국제대회인 「후지쓰배」에서 우승한 화려한 경력이 있고 올 해는 현재 「응씨배」 4강에 올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창혁이 3인 방에서 쉽사리 「탈퇴」 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제4인자. 서봉수가 남기고 떠난 자리다. 지난날 「4인방」 시절 이었을 때 서봉수가 제4인자였다는 뜻은 아니다. 서봉수가 「4인방」으로 일원이었을 때는 제일인자 이창호를 제외하고는 혼전의 양상이었다. 서 봉수도 당당 세계대회의 타이틀 홀더였으니까. 서봉수가 93년 「응씨배」 우승 이후 급속히 내리막길을 걸은 것은 불 가사의한 일이다. 모든 것이 바르게 변하는 요즘인지라 서봉수가 도전무 대에서 활약하던 때가 언제였든가 싶기도 하다. 양재호와 장수영이 제4인자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때가 있었다. 장 수영이 슬그머니 물러나자(아마도 한국기원의 실무이사가 되면서 기원 일에 힘을 기울이게 되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최규병이 치고 올라왔다. 군복무와 대학을 마치고 80년대 후반에 비로소 바둑에 전력투구하기 시작한 최규병이 그처럼 빠른 시간 안에 어린 시절부터의 라이벌 양재호 와 어깨를 다시 나란히 하면서 정상권에 진입한 것을 바둑계는 주목했다. 그러나 양재호와 최규병은 3인방의 벽을 뚫고 들어가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96년 7월 현재 한국 바둑계의 4인자는 누구인가. 현재 우리 바둑계에는 17개나 되는 프로기전에서 1백38명의 프로기사 가 일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충암 출신이 주축이 된 10대 후반∼20대의 저단 젊은이들을 보면 세계 축구4강의 신화를 세우던 박종환 사단의 「벌 떼 병사」들이 연상된다. 그들은 벌떼처럼 바둑계의 초원을 누비고 다니 면서 기존의 질서와 서열을 붕괴시키고 있다. 그들을 만나면 강완의 중 견들이 힘없이 쓰러진다. 이런 판국에서 본선 진출이 몇개냐 하는 것은 큰의미가 없다. 승률로써 실력판단의 척도가 되지 못한다. 서열은 결정타가 결정한 다. 타이틀 무대, 세계 무대에서의 활약이 그것이다. 여기서 등장한 인물이 최명훈이다. 이창호와 동갑내기. 10대 초반 인생의 진로를 프로기사로 확정하고 그것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이 외의 것들을 대부분 일찌감치 포기한, 뛰어난 승부근성과 강인한 기질의 소유자이다. 최명훈은 곧 도전무대에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제1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최명훈은 각각 일본과 중국의 차세대 선두주 자유키와 상호를 차례로 격파, 그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유키는 조훈현의 실질적 스승 후지사와가 『기재로 말하면 일본 제일』이 라고 평가한 준재이며 상호는 섭위평이 총애해 마지 않는다는 중국의 천 재소년이다. 최명훈 다음으로 거명되는 사람이 김승준이다. 지난해 군복무중에 국기전의 도전권을 거머쥐고 이창호와 격돌해 먼저 1승을 올림으로써 바 둑계를 흥분시킨 장본인이다. 군복무가 오히려 보탬이 되었다고 말하는 당찬 청년이다. 역시 이번 LG배에서 천하의 다케미야와 중국의 톱클라스 조대원을 꺾어 파란의 주인공으로 집중조명을 받았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바둑계의 「베스트 10」의 서열은 3인방에서 최명 훈-김승준-최규병-양재호로 이어지는 셈이 된다. 서봉수가 이 라인 업 어디에 끼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관록으로 보아 아직도 큰 승부 에는 서봉수를 빼고 말하기 어려우므로 4위 자리는 비워 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따른다면 순위의 변동은 있지만, 8위까지는 그룹이 형성된다. 나머지 두자리는? 승부세계에는 「어제는 없다」는 것이 하나의 금과옥 조로 통한다. 과거의 전적이 어떻든, 너와 나 둘 사이에 누가 얼마나 더 이기고 졌는가 하는 통계숫자 따위는 무의미하며 의미있는 것은 오늘의 전적이라는 얘기다. 그 통설에 의지한다면 서능욱을 꼽아야 할 것이다. 서능욱은 요즘 자신의 고질적 병폐였던 속기를 치유하는 데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전무대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 증거다. 나머지 한사람은? 그건 정말 어렵다. 중견의 누군가가 신장개업의 간 판을 내걸는지, 아니면 90년대 초반 「신4인방」으로 촉망받던 중에 현재 는 모두 집을 떠나 병영에서 푸른 제복을 입고 젊음을 불사르고 있는 윤 성현 이상훈 윤현석 가운데 누가 제대와 함께 제자리를 찾아올지, 그들 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양건 김영삼이나 그 동료들 가운데 또 누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할지 그건 정말 모르겠다. <이 광 구--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