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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Param (luv Mika)
날 짜 (Date): 2009년 03월 18일 (수) 오후 11시 34분 47초
제 목(Title): 펌/ 일본에서 본 관전기 


테츠님 :  일본에서 본 관전기 <한국VS일본> [166]
번호 231970I 2009.03.18  추천 601I 조회 25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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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경기는 일본애들이랑 같이 봤는데(저번 관전기는 이쪽 
http://blog.ohmynews.com/tetsu/ 에서 읽어보세요), 오늘은 집에서 와이프랑 
같이 봤습니다. 아내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광팬이구요. 집에 야쿠르트 응원용 
우산도 몇개 있습니다. 우리 와이프는 한일전엔 별로 관심없고 평균적인 
심성으로 일본응원하는데 다만 아오키나 이와무라, 그리고 임창용이 나오면 
열광하는 정도죠.
 
일본에서는 TBS가 방송해줬어요. 실황중계진은 쿄진의 대선수 반열에 올랐었던 
마키하라, 그리고 작년에 은퇴한 기요하라, 대마신으로 불리며 한때 시애틀에서 
뛰었던 사사키 카즈히로가 나왔습니다. 진행 아나운서까지 포함하면 무려 
4명이나 포진된 대형 중계였죠. 이 관전기는 그들이 언급한 내용 중심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팀이 1회부터 치고 나가니까 기요하라가 "한국팀 초반부터 완전 
기백이 장난 아니네요. 1루에의 저 헤드슬라이딩이라던가 2번타자 초구에 
스틸이라던가 완전 의표를 찔렸습니다"라고 한국팀의 기백이 엄청남을 
언급하더군요. 그리고 이진영의 안타에 아오키 송구를 마키하라가 "아! 저 
송구는 조금 아쉽다"면서 일본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좀 당황하고 있다고 
걱정합디다.
 
2회에 들어서도 다르빗슈가 좀 불안하자 사사키가 "코너 찌르지 말고 그냥 
쳐볼테면 쳐보라는 배짱있는 투구로 가운데 팍팍 밀어넣는게 좋을 거 
같은데요"라면서 걱정하던데 3자 3진 잡으니까(한국 타순도 있긴 있었지만) 
투수전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함과 동시에 아직 모른다라는 식으로..
 
근데, 이건 뭐 3회부터 일본팀 보다는 한국팀을 입에 달고 살길래...
 
"한국팀은 ---", "이야..저 한국 수비수는----", "아! 한국팀의 김태균 선수 
수비도 너무 좋네요"
 
전 무슨 한국에서 홈경기 시청하는 줄 알았습니다. 중간에 기요하라는 "근데, 
한국 타자들 야구배트가 일제가 많네요"라는 유모어(?)도 섞어가면서.. 암튼 
별로 관심없다던 울 와이프도 조금씩 열받던지 "하라 감독은 진짜 노아웃 
1루에서 왜 번트 안대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저번엔 원아웃 1루에서도 
번트대더니만 진짜 하라상은 안되겠다"고 막 화내기 시작, 아휴 
무서워라...ㅎㅎ
 
일본 중계진이 몇번 벙쪄했던 게 있었는데, 김태균 선수의 부드러운 수비, 
김광현 냈을 때 였어요. 특히 김광현이 나왔을 때는 아나운서만 "아!...지금 
김광현입니까? 네 김광현이네요."라고 말할 뿐 다른 세명은 한동안 말이 
없었어요. 실황중계진이 이정도인데 일본팀 덕아웃은 얼마나 놀랬을까.. 
 
우리 광현이 지대로 몇번 맞긴 했지만 그래도 으쓱하게 마무리 하고 덕아웃 
들어갈 때 한국팀 선수들이 다들 격려해주고 어깨 두드려주고 전 이때 한국팀이 
정말 강팀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팀은 뭐 일본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분위기 엄청 싸했습니다. 성적 2할의 1번타자 이치로는 욕이나 
해대고 앉아있고, 하라는 지휘는 커녕 눈만 뻐금뻐금.
 
하라의 지휘상태가 좀 이상하다는 게 바로 이와타의 투입이었는데, 이와타 
투입할 때 다들 이쪽에서는 다들 원포인트 릴리프로 예상했죠. 1루도 비어있고 
했으니까. 1루 포볼까지는 뭐 고개를 끄덕였는데, 다음 타자도 이와타로 가니까 
갑자기 사사키가 "아! 안 바꾸네요. 이건 무슨 의도일까요?"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결국 밀어내기로 1점.
 
그 후 다나카로 바꾸니까 사사키가 "이게 정말 이해 안되네요. 이와타도 
다나카도 선발투수니까 누굴 내보내도 되는 상황이라면 다나카를, 아니 
와쿠이한테 맡기는 것도 괜찮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이와타를 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맹비판. 
 
선후배간의 위계질서라는 게 어느정도 있는 일본야구판에서 공개적으로 
코칭스텝 비판하는 거 별로 없거든요. 사사키쯤 되니까 가능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문제는 이때 얻은 1점으로 인해, 그러니까 3점차로 인해 9회초 
일본 주자가 1루로 나가도 김태균이 정상수비를 할 수 있었다는 게 컸습니다.
 
실황중계진들도 "3-1이라면 저런 포지션은 절대 안나온다. 8회말에 뺏긴 1점이 
너무 아쉽다"면서 정말 그 아쉬워 하는 단어선택, 맥락, 표정, 분위기가 
뼈저리게 전해 왔다는. 선수들 수준을 떠나 야구의 작전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것 같습디다.
 
글구 또하나 8회말에서 번트댔잖아요. 3-1로 이기고 있는데, 이기는 팀이 
번트대니까 아주 죽더군요. "정말 한국팀은 이런 상황에서 번트를 댄다는 게 
지독스러울 정도입니다"(마키하라)라고 거의 탄복수준의 실황멘트를...ㅋㅋ
 
뭐 결국 한국은 이겼고, 일본은 금새 기분전환해서 내일 쿠바전 이기자고 
하는데..글쎄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마지막에 임불패가 게임 셋 하니까 울 
와이프 왈 "부처 상태가 넘 좋다. 올해 야쿠르트는 우승 노려볼 수 있겠다"고, 
뭐랄까 우울하지만 기뻐하더군요. 진짜 야구팬들은 이런 건가...ㅎㅎ
 
내일 일본/쿠바전이 기대되네요. 이건 뭐 야구때문에 일도 못하고..ㅋㅋ
 
(덧붙임;댓글에 와이프에 대해 많이 물어들 봐서.. 네. 와이프 일본인입니다. 
결혼한 지 6년째입니다. 저번시합 관전평은 이쪽 
http://blog.ohmynews.com/tetsu/)
That old law about "an eye for an eye" leaves everybody blind. The time is 
always right to do the right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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