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fasbet (님의침묵) 날 짜 (Date): 1996년06월25일(화) 13시48분10초 KDT 제 목(Title): [바둑] 이창호의 부진 *** 이 기사는 스포츠조선 5월22일자에 있는 기사이고, 그래서 기사내용중 이창호,유창혁 '7'단 이라고 지칭. 요즘 이창호가 좀 부진한 것 같아서 이 기사를 싣습니다. 시집 펴든 이창호…최근 잇따른 불계패-역전패 `돌부처' 흔들리는 까닭 놓고 갖가지 해석 분분 이창호(21)가 흔들리고 있다. 이 칠단은 명실상부한 한국 바둑의 1인 자다. 올해들어서만도 동양증권배와 TV바둑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우승, 이미 국제대회 2관왕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이 칠단 은 확실히 예전같지 않다. 지는 횟수도 잦고, 하나둘씩 국내 타이틀도 벌써 네개나 뺏겼다. 그의 이상기류는 지난 3월28일 맞수 유창혁 칠단과 벌인 KBS바둑왕전 에서 먼저 감지됐다. 이 칠단은 같은 날 둔 두 차례의 결승대국에서 잇 따라 패했다. 그는 이날 바둑에서 「애늙은이」, 「기다림의 화신」이라는 닉네임이 무색할 정도로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 패배로 이 칠단의 타이틀 연승 행진도 중지됐다. 그때까지 이 칠 단이 연속해서 타이틀을 획득하고 방어하기를 스무차례. 스승 조훈현 구단의 세계최다 타이틀 연승기록(23연승) 갱신을 눈앞에 두고 실족한 것이다. 반면 유 칠단은 역시 TV속기 바둑인 SBS 바둑최강전도 거머쥐며 4연 패중인 왕위를 포함,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허탈감 때문이었 는지 이 칠단은 이틀 뒤 2대2의 상황에서 맞은 패왕전 최종국서도 조 구단에 패해 타이틀을 상실한다. 조훈현 "목표 상실, 지칠 때도 됐다" 그로부터 한달뒤의 중국. 무대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 상금의 「바둑올림픽」 응씨배 프로바둑선수권대회. 내심 올해 응씨배와 후지쓰 배를 차지하는 것으로 「국제대회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이 칠단은 중국 의 유빈구단과 예?? 위 구단을 연파하며 준준결승에 오르지만, 또다시 유창혁에게 덜미를 잡혀 4강진입에 실패한다. 유 칠단과는 작년말까지 통산 50승20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지켜왔으나 결정적인 국면에서 연이 어 세번을 진 셈이었다. 이 칠단은 곧이어 벌어진 TV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서 유 칠단에게 빚을 갚았으나, 귀국후 이번에는 조 구단에게 4연 패의 수모를 당한 것. 이미 조 구단에게 3연패를 당한 뒤끝이라 본인도 본인이려니와 바둑팬들이 받은 충격이 제법 컸음 직하다. 게다가 이 4연패 가운데 기왕전 도전 3국, 비씨카드배 도전 3국, 왕위전 본선 등 세번을 불계로 패했다. 불리한 바둑도 끝까지 참으며 때를 기다렸던 이 칠단의 불계패가 많은 것도 눈에 띄지만, 비씨카드배 경우처럼 타이틀 전에서 0대3 스트레이트로 완패를 당한 것도 근래에 볼 수 없었던 일이 다. 이로써 14개의 타이틀에서 이 칠단의 소유는 9개로 줄고, 대신 유 칠 단이 3개, 연초 무관이었던 조 구단은 2관왕에 오르면서 활기를 되찾았 다. 얼마전까지 「천하통일」을 향해 독주하던 기세에 비하면 대단한 상 황변화다. 이같은 이 칠단의 난조에 대해 조 구단과 유 칠단의 진단은 비슷하다. 『창호도 이제 바둑에 싫증날 때가 되지 않았겠느냐. 일인자 의 목표를 상실했고, 사실 대국수가 너무 많다. 한창때 나도 그랬으니 까』(조훈현). 『창호도 인간인 이상 수많은 대국을 끝없이 반복하다 보 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유창혁). 기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져서 그런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른 바둑관계자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하면서, 다소 색다른 분석을 추 가했다. 작년 마지막 남은 왕위 도전자결정전서 조 구단에 역전패하면 서 목표를 상실했고, 최근에는 대국 소비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기 전이나 체력안배의 기미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 스무살이 넘은 혈기 왕성한 나이니 술이나 이성교제 등 이창호의 신상에도 변화가 있지 않 겠느냐는 추측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창호의 삶은 오로지 바둑 하나만을 붙들고 살아온 단 조로운 생활의 연속이었다. 5살때 할아버지로부터 바둑을 배우기 시작, 조훈현의 내제자를 거쳐 11살때인 86년 입단했다. 89년에는 김수장 구 단을 누르고 KBS 바둑왕전서 우승, 세계 최연소 타이틀획득의 기록을 세운다. 이어 90년에는 최고위전을 따내고, 국수 기성 왕위전을 휩쓸며 명실공히 1인 독주시대를 연다. 또 92년에는 동양증권배 결승에서 임해 봉구단을 꺾고, 역시 최연소 세계챔피언으로 등극한다. 작년에는 국내 서 63승13패, 승률 82.9%로 승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창호에게는 항상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 둑을 두면 이기니까 실력은 인정하지만, 이창호가 왜 강한지는 프로기 사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수수께끼다. 그에게는 조훈현의 현란한 행마나, 유창혁의 화려한 공격도 서봉수의 불꽃같은 승부사 기질도 찾아볼수 없 다. 그래서 막연히 「끝내기가 뛰어나다」고들 얘기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얼마전 이창호가 국내에서 외국기사와 대국 을 벌일 때였다. 검토실에서는 프로기사들이 대국의 중요고비마다 분분 한 의견을 내놓았다. 『왜 이렇게 두지 않았을까』, 『상대가 이렇게 반격 을 하리라 생각했던 모양이지』…. 그러나 대국이 끝나고 검토실에서 이 창호가 직접 늘어놓은 참고도는 전혀 예상밖의 그림이었다. 이창호는 검토실이 논란을 거듭하며 찾아낸 모범답안 쪽으로는 아예 생각을 못했 노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대국중에 둔 수와 검토실의 모범답안 중 어느 쪽이 올바른 착점이었던가를 차치하고 그는 분명히 일반 기사들과는 다 른 수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었다. 이창호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 옳은듯" 이창호가 내제자 시절 조훈현 구단이 했다는 얘기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창호에 대한 생각은 세번 변했다. 처음에는 나보다 못한 줄 알 았다. 낮에 둔 바둑도 제대로 복기를 하지못해 「뭐 이런 놈이 있나」하 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단하자마자 금세 본선에 오르고, 쟁쟁한 강호들 을 이겨내는 것을 보고 기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후 내가 판 판이 지면서부터 「나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물론 웃으면서 한 얘기였지만, 몇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지냈던 스승이 이럴진대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최근 이창호의 부진에도 잘 설 명되지 않는 구석이 많다. 「큰 대회 전력 투구」라는 해석은 응씨배의 패배나, 중상위권 상금의 TV속기전 실족으로 설득력을 잃는다. 또 술이 나 이성교제 등의 인생수업이 아직까지 이 칠단의 바둑에 영향을 미치 고 있는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고있다. 다만 사제대결에서 평소에는 조 구단이 초반에 유리하다가 역전당하 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이 칠단의 역전패가 잦아졌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 칠단도 5월18일 울산서 벌어진 조훈현 구단과의 기왕전 3국에 임하면서 자신의 부진을 인정했다. 그는 『정상에 안주하고 있다 는 선생님의 지적이 옳은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인 뒤 이번 대국을 계 기로 좋은 성적을 내기를 희망했다. 특히 대국에 앞서 벌어진 전야제의 소감발표에서 조 구단은 『엊그제가 스승의 날이었는데 제자가 잘 해줄 줄로 믿는다』고 웃으면서 말했고, 평소 과묵한 성격의 이 칠단이 『그동 안 스승님을 잘 모셔드렸다고 생각한다』고 응수, 장내 폭소를 자아냈다. 「돌부처」, 「부동심의 화신」으로 불렸던 이창호도 이처럼 조금씩은 달 라지고 있는 듯 보였다. 울산가는 길에서는 내내 시집을 펼쳐보고 있었 으며, 식탁앞에 놓인 맥주잔을 드는 모습도 어색하지 않았다. 바둑을 누가 구도라고 했던가. 이창호 칠단이 과연 자기와의 싸움을 어떻게 극 복해 갈지 궁금하다. <옥대환 스포츠레저부기자> <올해 이창호 칠단의 패전 일지>. 2월9일 진로배(마효춘·마효춘, 180수 흑불계패) 2월14일 패왕전 도전1국(조훈현, 178수 흑불계패) 2월24일 패왕전 도전2국(〃, 227수 백불계패) 2월28일 동양증권배 결승2국(마효춘, 212수 흑불계패) 3월28일 KBS바둑왕전 결승1국(유창혁, 266수 백6집반패) 〃 KBS바둑왕전 결승2국(〃, 285수 흑5집반패) 3월30일 패왕전 도전5국(조훈현, 226수 백5집반패) 4월12일 비씨타드배 도전1국(〃, 146수 흑불계패) 4월18일 〃 도전2국(〃, 199수, 백불계패) 4월28일 응창기배 본선3회전(유창혁, 200수, 흑불계패) 5월7일 기왕전 도전2국(조훈현, 297수, 백1집반패) 5월11일 비씨카드배 도전3국(〃, 130수 흑불계패) 5월14일 왕위전 본선(〃, 181수, 백불계패) 5월18일 기왕전 도전3국(조훈현, 228수, 흑불계패) (5월18일까지 48전34승14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