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seomin ( 세오) 날 짜 (Date): 1996년02월05일(월) 11시33분59초 KST 제 목(Title): 그저께 용평 [I] 그저께 용평을 갔다왔습니다. 간단한 정보 몇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우선, 주말 치고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아마도 초중고가 개학을 한거 같습니다. 어린 아해들이 별로 안보였거든요. 오후가 되니까 초보자 코스, 특히 옐로우와 그린 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졌고 그린에는 수박에 씨박힌 정도의 시체들도 보였죠. :-) 그럼 슬로프 별로 상황 중계... 골드는 항상 그렇듯이 직벽, 차도 모두 좋은 설질에 사람도 적당한 정도고 대기 시간도 몇 분 이내, 한가지 문제는 바람이 좀 많이 불었다는거... 뉴골드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거의 없구 가뭄에 콩나듯... 당연히 대기 시간은 제로. 레드와 뉴레드는 오전에는 눈이 그런데로 괜찮았는데, 오후들어서 아이스가 군데 군데 보이는 정도, 대기시간 거의 없음. 블루는 위쪽 거의 절반이 아이스라 상당히 위험. 타는 사람은 적은데 시체가 많이 생겼음. 마지막으로 실버... 의외로 사람이 많은편이었습니다. 근데, 올라가보니 차도로 내려가는 사람이 더 많았구요. 직벽 시작부분에는 엄청난 아이스들이! (세번이나 넘어져서 엉덩이가 밤탱이가 됐음... T_T) 근데, 실버 아이스반은 이상하게도 하얀색이라 눈으로 잘 식별이 안되더군요. 1/3 정도 내려오면 상태 좋아져서 재미있게 탈만하구요. 이상 절대 주관적인 용평 상황이었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본전뽑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주말도 좋더군요. 교통은 5시 정도 출발했는데, 영동은 소사에서 좀 막히고, 그외에는 평소정도였고, 의외로 중부는 거의 막히지 않아서 너댓시간 걸려서 집까지 왔습니다. 여기부터는 정보가 아니라 지나가는 소립니다. 오후 4시 정도되면 레드에 핑크에서 타던 사람들이 몇 올라오는데, '머 이 정도면 되겠지', 혹은 '그래도 막판인데', '죽기야 하겠어' 하는 생각으로 올라오는거 겠지만... 하여튼 전 잘 내려가다가 갑자기 뒤에서 '어어어' 하는 소리와 함께 말 그래도 빽어택을 당해서 와당탕~~~ 한 10 미터 정도를 굴렀죠. 뒤에서 받은 사람과 엉켜서 스키 한짝이 벗겨지고... 간신히 멈추니까 '미안합니다.' 하더군요. 엉금엉금 기어올라가서 벗겨진 스키를 가지고 내려오는데, 속으로 '미안하다면 다야!'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기어 오르더군요. 전 그래도 팔꿈치 조금 멍든거 밖에 없지만, 어떤 분은 패트롤 썰매에 실려내려가는데, 솔직히 화가 나더군요. 저도 딴따라 스키어라서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초보자 여러분! 제발 자신을 압시다. 플루그보겐도 제대로 못하면서 레드 같은 슬로프 올라오는건 자신한테도 위험하지만, 남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주운전 못지 않게 위험한 거라 생각합니다. 고수 여러분들께는 외람되지만, 남자 한테 빽어택 당한게 꼭 강간(?) 당한 기분이라서 분한 마음에 괜히 지껄여 봤습니다. (괜찮은 아가씨였다면, '뭘요, 미안하면 커피나 한잔 사시면 되요. 히히.' 하고 넘어갔겠죠? 어쩔 수 없는 숫놈 근성. :-).) 즐거운 (그리고 안전한) 스키 시즌 보내시길 빌고, 단 몇 분에게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였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