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kM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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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yanus ( @ 야 눗)
날 짜 (Date): 1996년01월03일(수) 19시31분50초 KST
제 목(Title): 


  정초부터 재수없게 비둘기 X에 맞았다.
  갈월동의 비둘기는 간밤 술꾼들의 토사물을 쪼아먹는다.
  비틀거리는 군상들이 미처 소화해 내지 못하고 게워낸 것이
  녀석의 부리와 위장을 거쳐 항문을 통해 내 어깨위에 앉았다.
  약간의 곤혹스러움을 제외하면, 그다지 호들갑떨 일은 아니었다.
  토사물의 냄새는 더이상 배어있지 않았다.
  

  이곳 갈월동에서 벌써 세달을 살았다.
  산다는게 늘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같아서
  삶의 터전이 바뀌고 또 한해가 와도
  '모든게 그대로야'하고 뇌까릴 뿐이다.
  텅빈 공동과 같은 이 도시에 나홀로 덩그라니 누었고
  TV를 끄면 결코 익숙해 지지 못할 외로움이 나를 주눅들게 한다.


  삼년, 삼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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