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goldth (금니여유~) 날 짜 (Date): 1996년06월24일(월) 22시16분03초 KDT 제 목(Title): 부여 답사기.. 3 3. 부여 - 둘째날 나의 아침은 정말 화려했다.. 밤사이 도둑님이 다녀가신 바람에 몸땡이 하나만 훌러덩 남겨진 몸이 되어 버렸으니.. 치리는 지갑만 가져 가구... 몬댄 XY..... 요로코롬 나를 황당히 만들다니... 으아~~ 없어진 것은 없어진 거시구.. 정신을 차리구 밥을 묵어야지..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니.. 생각해보니 덕분에 부소산성 구경을 몬해부렀다.. 역시나 괘씸한 도둑이다.... 나아쁜... 능산리 고분.. 밑의 모형관을 둘러보니 무덤의 모형이 모두 모여 있다.. 국사책에서 무심히 나오던 그 어려븐 말들을 쉽게 뜻도 설명해주시고.. 모형을 직접 보니께 더 잘 알겠다... 다시 한번 국사시간이 아쉬워진다.. 가운데의 용봉향로는 그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가 되어버렸다... 사뿐히 가라앉은 듯한 봉황, 유연한 흐름을 갖고 있는 용 일본인 유종열이 우리나라 미술을 선의미술이라고 했단다..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의미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그 예가 백제의 금동미륵보살이었던가.. 향로를 보고 있자니 그런 말을 할 법도 하다.. 하지만... 결코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선이 아니다.. 부리부리한 눈과 발톱...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힘을 느낄 수 있는... 힘을 포용한 부드러움을 지녔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정림사지에 도착.. 사진으로만 보아왔을때는 아담한 아름다움을 지닐 거라 생각했다... 작은 사진만 봐서 그랬나..? 실제로 본 탑은 웅장한 맛을 충분히 발산했다. 확실히 여태 보아왔던 탑과는 다른 맛을 지닌... 가슴에 팍팍 담아두자... 팍팍~ 이곳에서 석불좌상의 모습을 보면서 난 백제사람의 얼굴을 알아부렀다... 무녕왕릉에서 왕비가 지니고 있던 동자상 용봉향로에서 봉래산에서 보이던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이 석불좌상을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히히..~~ 지금 보믄.... 죄금 몬생긴 것 같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렇게 다 비스무리하게 생긴걸 보믄.. 아마도 백제 사람들은 그렇게 생겼나부다.. 궁남지에 도착.. 군수리 사지는 저어기 보이는 솔밭이란다... 백제 시대때는 이곳 3만 평이 모두 연못이었다니.. 3만평... 으아.... 히히.. 넓다는 것 밖에는 모르겠다.. 무척 장관이었을테다... 한평이라도 있으믄.. 고기다 빌딩을 세워서 어케어케 하려는 ... 지금의 도시를 생각하믄... 우리는 정말 삭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겠지.. 얼마나 시간이 흐르면.. 우리도 조상네를 따라갈 수 있을런지.. 점심시간.. 우와~~ 쌈밥이네... 작년 경주답사때 물갈이 한답시고 그 맛있어 보이던 쌈밥을 귀경만 하고 왔던 기억에 정말 와작와작 맛있게 있는대로 다 싸서 먹었다... 으하하~ 한을 풀었다~~~ 여한이 엄따!! 살짝이 숙소에 댕겨갔더니 치리의 지갑을 주워서 보관을 하고 있단다... 내게도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덕분에 얼님들이 많이 기둘리셨다... 흐익~~. 지송해라... 신동엽시인 생가에 잠시... 아담한 집인데... 곳간이랑 뒷간이 붙어 있다... 그렇게 붙여 놓으믄... 더 맛있을까..? 우히히~ '금강'이란 두꺼운 시를 쓰셨단다... 서울아사달님이 읽어보라구 추천해주신다... '금강... 금강.... ' 잊어먹지 말아야지... 그런데 두꺼운 시집이라는데 내가 읽을 수 있을까..? 히히~ 무량사에 도착.. 김시습의 부도를 살짝 보구... 안내하시던 분이 말씀하시던 신랑에 혹해서 모든 걸 제치구 앞에 가서 해볼라꼬 했지만.. 그 중요한 설명 시간에 잘 몬 들었는지.. 도대체가 어케 하는 줄을 모르겠다. 흐이~~ 토불은 정말로 컸는데 덩치에 안 맞게 아기자기한 얼굴을 가지고 계셨는데 또 나름대로의 분위기로 평온한 법당을 만들어 주신다.. 이럴땐 정말 절을 찾아온 맛이 느껴진다.. 마지막.. 부여박물관.. 아쉽게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아틀란타에 가 있단다... 아쉬운대로 사진을 보믄서 만족해야지.. 아기자기한 벼루, 말로만 듣던 사택지적당탑비, 또 이것저것... 하지만 역시나 백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기와, 벽돌(?) 등... 산수와 도깨비,용과 봉황이 그려진 그 모시냐... 이름을 모르겠지만.. 그 네모난 거랑.. 막새와 벽돌.... 탄복할 솜씨... 또 하나의 사랑의 대상을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신라의 문화를 다시 느끼면서 신라인을 무진장 사랑했었는데... 부여를 와보니 백제인을 안 사랑할 수가 없다.. 음... 너무 많으믄 안되는데... 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