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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goldth ( 금니)
날 짜 (Date): 1996년05월25일(토) 22시49분06초 KDT
제 목(Title): 무작정 여행기 2.



 버스를 타는데.. 음냐.. 이건 장난이 아니다.
 조용한 여행의 단꿈을 단번에 깨어놓은
 여기저기 아줌마들의 고함소리...
 왜 시골에만 오면 아줌마들 목소리가 이렇게 큰걸까...
 자리 맡아놨는디 왜 이렇게 늦게 오는겨...
 그러믄서 소리를 지르는데
 맡아 놓은 자리두 없으믄서 소리를 지르기는...
 나더러 일어나라는 소린감..
 음.. 난 몬 일어나지...
 앗.. 근데 저기서 치리가 일어나네..
 역시 치리는 맘씨가 착혀...

 한 30분을 타고 가자니까 크은 주차장이 나왔다.
 큰 절은 큰절인가보다.. 게다가 오늘이 석가탄ㄴ신일이니...
 이상한 뽕작음악에... 여기저기 무신 가게...
 여기 절 맞아?
 맞겠지... 그래 가보자..
 수덕사는 백제의 아비지라는 사람이 세웠다는데
 무척이나 솜씨가 있는 사람이랜다.
 대웅전을 측면에서 보면 그 모양새가 가지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백제때 지어진 건물이라니 시간이 오래도 흘렀지..
 건물의 색은 바랠대로 다 바래고
 이제는 그냥 원래의 나무색만 남았는데
 그것이 너무도 예뻤다.
거기다가 다시 단청을 칠해버린다면..... 으....
 제발 그런 짓만은 안해주었으면....
 앞에는 절을 다시 중창한다고 이층짜리 건물을 짓는데
 그 건물이 대웅전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을 다 막아버렸다.
 훤히 산 아래가 내려다보일텐데....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줄줄이 달아놓은 연등은 예쁘기도 했다.
 나도 하나 이름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앗~~ 점심시간이군...
 작년에 배 아프다구 몬 먹은 아픈 기억이 있어서
 바락바락 밥을 먹어야한다는 일념하에 줄을 섰다.
 나는 맛있기만 한데 치리랑 퓽키는 별루인가보다... 흐흐~
 역시.. 난 너무 잘 먹어서 탈이여..

 밥을 자알 묵고
 뒤를 돌아가보니 왠 샛길...
 등산길이라는데 그럼 잠시 다녀와 볼까...
 근데 올라갈 수록 이 길이 장난이 아니다...
 으... 힘들어..
 하지만 여기까정 와서 기냥 돌아갈 수는 없지..
 하나라두 보러 가야지.... 우ㅆㅑ우ㅆㅑ 빠샤빠샤~~~
 석불이랑 만공탑이 있네..
 아주 죄금만 올라가믄 또 모가 있단가..
 그래 조금만 가면 된다는데... 다시 빠샤~~~
 그랬더니 정혜사가 나온다.
 거기서 내려다보는 경관도 장관이다...
 옛날 사람은 자리도 잘 잡아...
 우째 이리도 트인 자리에다 자리를 잡았을까...
 관음전을 보러 가는데
 어떤 할아부지..
 "이 위로 한 20분만 올라가믄 정상이여.
 젊은 사람이면 쉽게 올라가지... 가봐.."
 그랬더니 치리가 또 혹해부렀다...
 그래.. 여기까정 왔는데... 또한번 빠샤~~~
 올라가다가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으~~~~ 모가 이리 뻥 뚤렸남.. 심장이 벌렁벌렁
 다리가 후들후들... 난 더이상 못감이야~~ 배째~~~~~
 그래도 치리는 잘도 올라가네....
 매서븐 치리... 흑흑~
 그래 뒤 보지말구 가지 모... 빠샤빠샤~
 드뎌 정상.... 기운 빠지게 해발 465m밖에 안돼네....
 기념 사진 한방 찍고...
 저기가 바단가봐.. 그런가보지... 그래 바다 같아.. 우와 좋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아저씨
 "바다는 저쪽이예요.." 
 윽~~ 민망시러버라....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는데
 내려가는 길은 너무도 쉬웠다. 한 30분만에 내려왔을까... 후후~
 역시 내리막길이 더 쉽네...

 이번에도 다시 치열한 전쟁
 버스를 타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자리 맡으려는
 치열한 경쟁......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산까정 올라갔다 왔는데 서서갈수는 없지...
 어렵사리 자리를 잡았는데... 우리의 착한 치리.. 또 자리를 양보하는군..
 힘이 남아도나봐...... 대단한 치리....

 그렇게 수덕사는 안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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