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talkhard ( 푸 코) 날 짜 (Date): 1996년05월12일(일) 23시02분45초 KDT 제 목(Title): 졸업사진?!?! 졸업사진이라. 나도 작년에 졸업사진을찍었다. 올해도 친구 몇명과 졸업사진을 또 찍긴 했어도. 졸업사진을 찍을때는 아시다시피 양복이나 정장이 있어야 한다. 좀 웃기는 일이긴 한데, 평소에는 입지도 않는 양복을 그날 한번을 위해 사야만 하는 것이다. 물로온 나중에 또 입을 일이 있기는 있다. 취직 면접할때 입어야 하고, 높은 어르신들 앞에서 발표해야만할때 또 입어야한다. 결혼식때도 입어야 하고, 장례식때도 입어야 한다. 여러벌 살 여유가 없는 사람은 그래서 아주 짙은색의 양복을 장만하는게 좋다. 심지어는 장례식에 참석할때도 넥타이만 바꿔매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어쨌거나, 나는 졸업사진 찍을때 그놈의 양복때문에 고충이 많았던 사람중의 한명이다. 추석때 양복을 집에 놔두고 온 관계로 부쳐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아뿔싸, 제때 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국 같은 하숙집 사는 친구로부터 넥타이를 비롯한 양복 전체를 빌려입고 학교를 누벼야 했다. 다 좋았는데, 그친구가 배가 좀 있었기 때문에, 걸어다닐때마다 흘러다니는 바지를 주체할수 없었다는게 따악 한가지 안타까운 일이었기는 했다. 그래서 지금 구십X년도 졸업사진을 보면, 무기재료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에 생긴거는 정말 판이하게 다르게 생겼지만 양복은 이상하게 똑같은 두 사람이 사진속에서 징그럽게 웃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옷을 잘 입고 있어도 팬티가 보이기도 하고, 나같이 지퍼 하루종일 열고 다녔어도 사진에는 나오지 않은 운좋은 사람도 있다. 나는 그날 세장의 졸업사진을 찍었다. 마지막에 증명사진은 찍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