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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starlet (꼬야야요)
날 짜 (Date): 1996년02월28일(수) 01시23분19초 KST
제 목(Title): 갈 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 경 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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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학창시절을 되돌아 볼 적에 한 사람쯤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선생님을 기억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건 요즘과 같은 세태속에서 상당한
행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고 3 때 국어 선생님은 나에게 있어서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닝선생님 못지 않은 분이시다.....
고 3 문과반 국어시간...그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달에 한번씩 어김없이
칠판 가득히 시가 쓰여지고 15분간 그 시를 감상하며 한사람씩 온 마음으로
자발적인 낭독을 하곤 했다.....
50살이 넘어서도 20대의 감성을 잊지 않고 단발머리 휘날리시던 처녀선생님...
(아마 레테는 누굴 말하는지 알겠지??? )
유난히 우리 반을 이뻐하셨던 선생님의 생신날은 마침 우리반이 1교시 수업이었다.
힘차게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교실문을 열고 "안녕 여러분 ? 좋은 아침이예요"를
외치며 생기 발랄하게 들어오시다가 교탁위의 생일케익에 많이 놀라셨다..
아침에 괜시리 허전함과 초라한 생각에 블랙커피 한잔을 눈물로 삼키고 오셨다며
잠시 어쩔 줄 몰라하시던 선생님......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의 찬가'를 텁텁한 목소리로 불러주시곤
칠판 가득히 특유의 힘찬 서체로 휘갈겨 주신 시가 바로 신경림씨의 갈대이다....

사의 찬가와 갈대...........
옛 가요중에 " 허리가 휠 것같은 삶의 무게여...." 라는 가사가 있는 노래가 있다.
모두 같은 느낌의 정서를 가진 시요 노래다.....
난 비록 아직 20대의 절반, 내 생의 1/3 정도 밖에 살지 못했지만
가끔씩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울음을 아주 잠깐씩 느끼곤 하는데
그때마다 부모님 생각이 난다.........
나의 부모님.......
스물 여섯해를 살아오시면서 흘리신 눈물이 얼마나 많으실지......
엄마랑 싸울 때마다 꼭 돌아서서 후회를 하면서도 그 순간 만큼은
왜그리 억울하고 속상해서 꼭 대들고 마음을 할켜야 하는지......모르겠다...
안그런 집이 없을테지만.....난 엄마에 대한 연민에 가끔씩은
눈물이 나곤 한다.......그리고 나 또한 여자임에 마음이 아플때도 있다.....
살다보면 더러더러 잊혀지고 전혀 관심을 주거나 생각조차 안하는 일들이
새록새록 다가오는 밤이다...........

언제나 죄송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참은 부족하겠지만 부모님께 든든한
딸이 되어야겠다.........
사랑해요...엄마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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