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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starlet (꼬야야요)
날 짜 (Date): 1996년02월09일(금) 13시07분50초 KST
제 목(Title): 세상의 모든 아침



세상의 모든 아침이 다 같을 순 없을 것이다
어디는 희뿌연 화약과 함께 ...화염과 함께 시작할 것이고
어디는 배고픈 아이들의 기진맥진한 울음소리로 시작할 것이고
어디는 빵 굽는 냄새로 시작하고, 새소리로 시작하며
경적소리로, 차바퀴 굴러가는 소리로, 비 두들기는 소리로 ........
그렇게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하루는 늦잠을 자지 않는 한 
변함없이 같게 시작한다....
이웃집 옥상에서 투계를 기르는 덕에 서울 한복판에서 
첫닭의 가냘픈 울음과 새벽닭의 우렁찬 함성 소리에
못내겨워 부시시 아침을 시작하게 된다.......
일어나 창문을 조금 열어 환기하고 베란다로 나가 현관을 열고
크게 기지개를 켜곤 이내 찬 바람에 움츠리곤 하늘을 본다
붉게 밝아오는 동쪽하늘.........
떨어져 있는 신문을 주워와 따끈히 데운 차나 우유한잔 마시며
신문을 보느라면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있다..
이른 아침 산에 다녀오시는 부모님과 아침을 먹으며
하루의 뉴스를 듣고 , 간단한 뒷정리로 아침의 일과가 끝나면
묵직한 배낭과 큼직한 악기를 격일로 들고 사람 가득한 거리로 나서게 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아침..그리고 하루........

오늘은 조금 더 일찍 눈이 떠졌다...
잠을 청해보지만 한번 깬 잠 말똥하기만 하다...
안방서 들려오는 알람시계소리....이어 부스럭 부스럭 산에가실 준비하시는
부모님의 인기척을 들으며 나른한 편안함이 느껴지는게......
오늘 하루는 왠지 이대로 그냥 이렇게 편안하게 칭얼거리구 싶어졌다....


평소와 달리 시작한 아침이라 평소와 다른 일들이 많이 생겼고
이제 오늘 하루는 오후를 향해 치닫고 있다...
약간 일찍 시작했더니 이제 하루의 반이 넘어갔다..

오늘 하루는.....아주 길게 보낼 것 같다.......길게 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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