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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starlet (꼬야야요)
날 짜 (Date): 1996년01월25일(목) 03시19분22초 KST
제 목(Title): 나의 향수 이야기 (2) - CHANNEL NO.5



보통 아줌마 향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어서 젊은 여자들은 다짜고짜 싫어하는 향수가 
바로 샤넬 5 일거다...
얼핏 향을 맡으면 탑 노트가 코티분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래서 왠지 싸구려 향수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향내음.....

하지만 샤넬 5의 매력은 가냘프고 도도한 깨끗함이 아닐까 한다...
캐주얼 차림의 샤넬 5 는 상상하기 조차 이상하다....
하이얀 드레스 차림이나 정장 슈트  ㅤ차림이면 어떨까?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요란한 치장보다는 깨끗하고 simple한 라인의 옷차림이 꽤 잘 어울리는 향이다.
보통은 이런 차림을 많이 하는 연령층이 아줌마층이다 보니 아줌마향이라 하는지도 
모를일이다. 또 향수의 향자를 몰라도 샤넬 5 는 어쩌다 들어본 향수의 대명사이니
아줌마들 손에 일찍 들어와 사용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kids에서 어느날 guest와의 talk으로 시작된 친구가 있다.
어줍잖은 내 영어가 재미 있다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고는 쏟아지는 잠을
참고 학교로 달려가 결국 강의실 책상위에 엎드려 쿨쿨 자버리게 되곤 했지...
그러다가 매주 금요일 정기 talk 시간을 정해놓곤 그 시간이 다가 오면
접속이 잘 안되더라도 끈질기게 1시간까지 login을 하기 위한 투쟁을 하곤 했다.
그리고는 밤새도록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서로 가치관의 차이, 문화적 차이 
등등을 많이 느끼고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어느날 친구의 룸메이트가 한국에 온다고 했다. 그리고 그 편에 선물을 보내주고 
싶다 했다........
얼굴도 모르지만 나의 이미지가 가장 맞는 향수도 보내겠다 하길래 난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다...... 
친구편에 보내져온 작은 인형과 수많은 디스켓 그리고 CHANNEL NO.5...

처음엔 적잖이 놀라고 실망했었지.....내가 그렇게 아줌마틱했단 말인가.....
그 친구는 고맙다는 내말에 백화점을 다 뒤져 향을 맡았는데 이 향을 맡는 순간
내가 생각났다면서 좋아했다...... 깨끗하고 가냘프면서 이지적일거 같다며.....

한동안 거들떠도 보지 않았는데....어느날 화장대를 청소하면서 CHANNEL 5의
향을 맡고 싶었다.......그때의 느낌은 정말 아줌마향이라고 몰아부치기엔 아까운
그 어떤 느낌이었다.....친구의 말이 맞았던거 같다....
깨끗하고 이지적이면서도 연약한 느낌.......어린 공주같은 느낌....편안함....

난 물론 흰 피부도 가냘퍼보이는 체구나 얼굴선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아주 가끔 정장을 하고 우아해 보고 싶을땐 샤넬 5를 쓰기도 한다...
멀리 있는 친구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그때는 그냥 고맙다고 했지만, 이제는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와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다시 이야기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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