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RAINBOW (이 한경) 날 짜 (Date): 1993년08월16일(월) 21시42분17초 KDT 제 목(Title): >>> 무지개의 여행기 7 탄 >>> 무지개의 여행기 7 탄 국민학교 때에는 대절한 버스를 타고 가서 만장굴까지가 얼마나 먼 거리인 지 몰랐다. 그래도 젊은데.. 우린 젊은데 ... 이런 생각을 하고 과감히 걸어갔 다. 그런데 만장굴이 그리 멀줄 누가 알았으랴.!! 그래도 우리 둘만 걷지 않아서 덜 외로웠다. 군대갔다 온 것으로 보이는 남자 3 명과 여자 몇명이 같이 걸어가 고 있었다. 우리는 당당히 맨 앞에서 걸어갔다. 조금을 가고 있으려니까 그 군대 갔다 온 것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이럴 수가 !! 우리는 걸음을 빨리 했다. 그런데...그런데.....그 사람들은 뛰어가는 것이었다. 그것도 베낭을 메고, 슬리퍼를 신고서.. 어쩔 수 없었다. 군대 안갔다 온 것이 죄지..암 참아야지...괜히 군발리한테 덤볐다간..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보인다는 것이었다. 똑같은 나무 숲만이 이어지고..길가에 붙에있는 표지판을 보니 ' 만장굴 2 km ' 우리는 계속 걸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이정도야 가뿐하지' 하는 생각이었다. 길가에 심어 져 있는 나무들은 상당히 멋있었다. 그래서 사진도 찍었다. 아무도 안 볼때 한 가운데에 앉아서..크크 열심히 걸어서 만장굴까지 갔다. 거기서 서울로 전화해서 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말하고.. 만장굴 안으로 들어갔다. 만장굴은 더위를 완전히 잊게 했다. 냉장고만큼이나 추웠다.( 거기 다 식은 콜라를 가져가면 나올 때는 냉장고에서 꺼낸 것과 같이 차가워요. 정말로요.) 만장굴의 길이가 1 km 였 다. 물이 뚝뚝 떨어졌고..조금 가다 보니까 춥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다 가 서는 벌벌 떨었다. 정말 추웠다.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런데 갑자 기 들리는 소리...솰라 솰라..짱꼴라 어쩌구 어쩌구.. 내 친구가 발작했다. 이 짜식이 고등학교 때 중국어를 했다고 그 중국 사람들 가운데 우리 나이만한 여자 가 있었는데, 그 사람한테 말을 해야 겠다는 것이었다. ( 그 여자는 키는 175 정 도에 몸무게는 약 쌀 한가마는 족히 되는 것 같았다.) 나는 말렸다. 그 짜식이 말을 걸겠다는 것을 너는 갑자기 추운데로 들어와서 이상해진거다 라고 말해가면 서 억지로 말렸다. 그런데 그 다음에 들리는 소리가 ......아리가또우 고자이마 쓰... 하이 소우데쓰..이건 바로 니혼고 그러니까 일본어였다. 나는 흥분하지 않 을 수 없었다. 물론 친구 짜식도 흥분했다. 우리는 이번 방학에 일본어 학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거의 동시에 아 와따시와 어쩌구 저쩌구를 하 려고 했으나 가만히 들어보니 그 학생들이 하는 야그를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비참함을 느끼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맨 끝에있는 조금 멋있 는 것 앞에서 ..그러니까 현학의 허센가 뭔가를 빌려서 말한다면 종유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만장굴을 나왔다. 만장굴을 구경하는 데만 걸었던 길이는 이제까지 5 km 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걸어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