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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RAINBOW (이 한경)
날 짜 (Date): 1993년08월10일(화) 21시43분12초 KDT
제 목(Title): >>> 무지개의 여행기 5 탄

>>> 무지개의 여행기 5 탄
 
     정말로 사람이 삼일 정도를 아무것도 먹지 않고서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주대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후문을 찾으려 했다.  우리 학교 한 다섯 배는 되는 제주대에서..
그 때는 마치 그것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의 아사
직전에 보이는 것이 후문이 아닌 쪽문, 그래도 우린 반갑기 그지 없었다. 쪽문을
나서자 풀밭이 이어졌고 그 길을 따라가니 조그만 마을이 나타났다. 먼저 찾아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게! 약간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라던 가게
가 나타났다. 빵과 과자로 우리의 저녁 만찬을 가볍게 해결되었다. 그 싸구려 빵이 
그렇게 맛있는 줄은 그 때 처음 알았다. ( 여러분도 먹어 보시길... 한 하루 정도
굶고.... ) 
     배고픔이 해결되니까 찾아오는 것은 염치 없게도 잠이었다. 피곤하기도 하고 
또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8 시 밖에 안 되었는데도 나는 빈 강의실을 찾아갔다.
어느 강의실에 들어가서 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후 책상을 붙였다. (
다행히 우리 학교 책상과는 달리 고등 학교 책상 처럼 되어 있어서 책상을 붙이면
평평해졌음. 신의 도움이라 생각.. ) 그런데 막상 눕고 보니 막강한 적이 있었다.
내 피를 엄청나게 빨아먹은 그.....으...치 떨려..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나는 긴 소매의 남방과 긴 바지로 무장을 하고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잠을 청했다.
얼굴 주위에서 엥엥거리는 모기 소리를 애써 삼키면서...그러나 잠을 청하기란 
쉽지 않았다. 누가 오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이 책상을 붙여서 만든 침대가
상당히 불안하여 잘못하면 떨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 사실 한번 떨어졌음 )
그러다가 어떻게 잠이 들었다. 그런데 누가 자꾸 날 불러 깨우는 것이다. 나는 
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계속되었고 차츰 나는 그 소리가 꿈이 아니라
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친구가 문 밖에서 나는 부르는 소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그 짜식은 모기 땜에 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어서 ( 그 짜식은 반 바지 차림이었기 때문에.... ) 밖으로 나갔는데 밖에는 무슨
짐승 같은 것들이 있어서 무서워서 다시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이 잠겨 
있어서 계속 두드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갈 때는 분명히 안 잠그고 나갔다던데..
그 때는 너무 피곤해서인지 별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럼 혹시........ 귀신이 그 문을.....( 이건 사실임을 밝혀 
둡니다 ) 정말로 그 때는 별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나 잠이 다 
달아나는 바람에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그제서야 나는 손에서 이상한 느낌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손을 내려다 본 순간....으악 !!!!! 이건 내 손이 아니었다. 
완전히 강 호동 손이었다. 손에 끼웠던 반지는 빠지지 않았다. 다음날 정확히 세어
확인한 후 나는 무려 11 번이나 모기가 나의 손에서 피를 가져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강 호동 손이 될 수 밖에....쩝..... 언제나 다시 그 기록을 깰 수
있을런지..... 제주대는 국립이라(?) 전기세에 제한을 받지 않는가 보다. 밤에도 
수많은 불빛이 보였지만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특히 도서관에는....... 첨에는
도서관에서 자려고 했었다. 그런데 불빛이 너무 환하게 켜져 있어서 차마 미안한
마음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손에 11 방이나 모기에게 뜯긴 자국을 보고는
도저히 안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들어가 보니............이게 웬일....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책과 사전등은 가지 자리에 고스란히 있었다. 
아마 그래도 아무도 가져 가지 않는가 보다. 그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고등학교 때 했던것처럼 의자 10 개로 침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더이상 모기에게 현혈당하지 않기 위해서 손에는 양말을 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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