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chaos (수리샛별) 날 짜 (Date): 1993년06월02일(수) 01시27분52초 KST 제 목(Title): 십년전 서강은.... 소진이가 좋다고해서 또 올립니다. (역시 나에겐 소진이 뿐이다. :) 조금씩 생각나는 대로 적어 갈께요. 그리고 다른 선배님이나 85정도 까지의 분들 이라면 같이 옛 기억을 회상하면서 덧붙여가는건 어때요? =========================================================================== 10년전엔 대학의 축제가 축제라고 불리던 마지막이었습니다. 서강에선... 정확히 말한다면 교문에 축제라고 써 놓고 안내 program을 책자로 만들어 돌리던 마지막 행사라는 말입니다. 그때가 83년 5월이었어요. 그 축제의 마지막날이 데모로 장식되면서 가을의 축제는 체육대회의 형식으로 열렸고, 이듬해부터는 소비성, 자본주의적 퇴폐에 오염된 축제라는 불명예와 함께 사라지고 대신에 전 서강이 하나되자는 뜻의 대동제가 탄생을 한겁니다. 그러더니 재미있던 (당시의 표현대로 라면 자본주의적 퇴폐성이 짙은) 행사들은 모두 없어지고 전부 재미없는 그런 축제가 되었죠. 그래서 그때부터 축제는 술파티가 되고 말았죠. 그러다가 제가 복학하고 보니 이제 대동제도 제멋을 찾아서 그런대로 재미있는 축제가 되고 있더군요. 반가운 일이지요. 얘기가 조금 다른데로 흘렀네요. 그때 재미있던 행사 한두개만 소개를 하지요. * 불꽃놀이 좀 돈이 많이드는 행사입니다. 그렇지만 그 멋은 비길데 없이 좋지요. 여러가지 불꽃들이 밤의 노고언덕을 수 놓곤 했지만 (하늘까지 가는건 드물었어요.) 그 중에 가장 장관은 "나이아가라"라고 불리던 거였어요. 줄을 매고 거기에 화약을 매달아서 불을 붙이면 불꽃이 탁탁 튀기면서 아래로 흘러내리는데 진짜 나이아가라 폭포도 그만큼 멋있진 못할겁니다. (아직 진짜 나이아가라를 보진 못했지만....:) 그러면 그 아래에서 쌍쌍이 서있던 선남(?)선녀(?)들은 완존히 정신이 몽롱해져서 마구 밀착을 해대더군요. 근처 주민들께서도 모두 구경 나와서 보고가셨다고 합니다. 정말 모두인지 확인은 못해봤지만.... * 촛불행진 (Candle celemony) 축제의 마지막날 마지막 행사입니다. 대운동장에서 그리고 캠퍼스 곳곳에서 학도호국단(당시엔 학생회가 아니고 학도호국단이었어요.) 사람들이 초를 나눠주고 불을 붙여줍니다. 그러면 교내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스피커에서 잔잔한 음악과 함께 감미로운 목소리의 사회자가 무드있는 멘트를 던집니다. 그러면 그 동안 촛불을 든 사람들은 대운동장을 돌아서 테니스 코트를 끼고 도서관앞의 길을 지나 A관과 사제관 사이를 통과하지요. 그 때 그 좁은 통로가 마치 축복의 문처럼 느껴지는건 저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리고 메리홀 앞의 도로를 타고 교문을 향해 가만가만 걸어 갑니다. 그 도로가 끝나서 세갈래길이 합쳐지는 지점에 지점에 오면 킨젝스의 사람들이 기타반주에 마ㅊ추어 노래를 부르고 서 있다가 사람이 지날때 마다 "안녕히 가세요." 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럼 나가는 사람들도 모두 "고마와요." 하면서 행복한 표정으로 교문을 나서게 되지요. 지금의 축제처럼 다음날 아침까지 잔듸밭에서 술에 골아떨어져 자는 사람이 생길 수가 없었죠. 아이고 나이먹는게 안타까와 지네요. >>>>>>>>>>>>>>>>>>>> 같은 산자락에서 수리샛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