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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chaos (수리샛별)
날 짜 (Date): 1993년05월07일(금) 05시08분01초 KST
제 목(Title): M.T.를 기획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학부 1학년때부터 박사과정에 입학한 첫해까지 

약 7년간 M.T.라는 이름이 붙은 것(과 MT, 동문 MT, 동아리 MT)은

모두 따라 갔었어요.  그렇다고 무슨 사명감이나 아니면 

무슨 의무감에 그렇게 열심히(?) 참여한건 아닙니다.

단지 재미있었기 때문에 계속 따라다녔지요.

물론 3학년쯤 되어선 여기저기 답사를 직접 다니기도 했었고...

이것도 모두 즐거워서 마구 들뜬 기분으로 해서 자청을 할 정도 였습니다.

그때 재미있던 몇가지를 얘기 할까 해서 이 글을 올리게 된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85년 봄에 선배와의 대화 시간이었어요.

약 3시간정도 시간을 주고 아무데나 가서 아무얘기라도 하고 오는 것이죠.

그때 무작위로 추첨을 했고 은근히 여학생이 짝이 되길 바랬는데..

남자가 짝이 되었죠.  당연한 것이 여학생수가 20%정도였기때문이죠.

그때 친해진 사람들이 학교에서도 계속 그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주

분위기 좋은 물리과가 되었습니다.


두번째로는 한밤의 디스코!

Camp Fire를 하면서 즉석에서 디스코 리듬이 흘러 나오면 전체가 다 교수님까지도

마구마구 흔들며 춤을 추었어요.  그러면 아무리 숫기없는 여학생도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게 되지요.  교수님을 잘 활용하세요.


세변째로는 한밤의 디스코에서 이어지는 순서로 잘사람은 재우고 남은 사람들

중 의기투합해서 노는 것이죠.  물론 이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잠이나 

자려는 사람은 재우면 않되겠지요.  잠은 노약자나 베테랑만 자게하고 

새내기는 몽땅 선배들이 책임지고 날이 밝을때 까지 함께 놀아주어야 합니다.

물론 억지로 잠않오게 유치한 전법을 쓰면 차라리 재우느니만 못하지요.

몇가지 예를 들어보면, 우선 밤새 술을 마시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이건 

아무나 못하는 방법이고,  기타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강가나 모닥불 

옆에가서 기타와함께 분위기있는 노래를 부르는겁니다.  그러면 사춘기적

감성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뿅가서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되지요.

다음으로 제가 가장 많이 썼던 방법인데 근처에 아담한 커피숍에 가는 겁니다.
 
대학생활얘기, 전공에 관한 얘기 등등을 조금 하고 있으면 새내기들이 귀를

쫑긋거리며 몰려오죠.  그러면 "좀 추어오는데 따듯한 커피나 한잔씩 하면서 

얘기할까?" 하고 제안을 하는 겁니다. 이때 반대하는 사람은 좀 이상한 

사람이니까 사귀지 마세요.  :)  

그리고는 커피 마시며 얘기하고 시키기도 하면 언제 시간이 간지 모르게 

날이새고 말지요.  이외에도 밤새 동,서양화를 누비면서 착실히 돈을 모으는

사람들도 있고,  과커플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아침먹을 때나 되야 나타나기도
 
하지요.  이런건 조금만 신경쓰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중간에 날이 새기도 전에 더이상 할 얘기거리가 떨어져 버리거나 아니면 

도저히 잠을 못참는 사람이 생기면 진실게임을 해보세요.

잠이 번쩍 깨이면서 잔뜩 긴장을 해 시간이 가는지 섯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잔잔한 노래를 곁들이면서....

진실게임은 아시겠지만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묻고 답하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때 이렇게 선서를 먼저 해야합니다. 


   " 선서! 나 XXX는 이 게임 동안의 질문에 하늘을 우러러 

     한점 거짓없이 성실하게 답할 것을 선서합니다!"


그리고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너무 심한 질문이 나오면 취소시키고 다른 질문을

유도해주어야 합니다. 이 게임의 성공여부는 윤리위원회가 얼마나 운영의 묘를 

살리느냐하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답을 해야할 사람에겐 딱 한번의 No Comment

권한을 주어서 자신의 자존심이나 사생활이 너무 침해 받지 않게도 해주어야지요.

싸이코만 없으면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따스한 정이 오가는 게임이 될겁니다.



이렇게 해서 밤이 다 가고 먼동이 터오면 식사 당번을 제외한 나머지는 강가로

달려가서 보트를 타는 재미 또한 비교할 수 없는 것이죠.

새벽안개 사이로 보트를 저어나가면 정말 무슨 동화의 나라에 온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침 식사후 이젠 배도 든든해 져ㅅ으니 또 뛰어야죠.  그런데 그냥 축구하자!

또는 피구하자!  이러면  "난 잘래" 이러는 사람이 생겨요.  그러니까 

경쟁을 붙여야 합니다.  1,3학년대 2,4학년 XX시합이다.  지는 팀은 설것이!

이렇게 해놓으면 또 물불 가리지 않고 뛰게 되죠.  그러다 점심 먹구 다시 학교로 

와서 잔듸밭에 둘러 앉아서 음료수나 마시면서 평가회를 갖고 집으로 각자 가게되면

만사 해결입니다.  중요한건 새내기를 재워선 않됩니다.  물론 억지로 눈비비면서

있게 해서도 않되고....   자발적으로 잠을 잊고 놀게 만들어 보세요.

아마 그 다음해 MT는 너무 많아서 고생을 할겁니다.

실제로 물리과는 83년부터(그 이전은 제갸 모르니까..)  계속 1진, 2진, 3진으로

나누어 갔고 전체 인원 200여명 중 140여명이 참여하는 그런 MT가 되었습니다.

이 말은 여기 키즈에 그 당시 같이 다니던 사람들이 몇 있으니까 거짓말이 

아니라는 건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즐거운 Campus life를 기원합니다.



>>>>>>>>>>>>>>>>>>> 같은 산자락에서  수리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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