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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chosm (조 성민)
날 짜 (Date): 1994년08월17일(수) 03시19분21초 KDT
제 목(Title): 소리터와 함께..............



  요즈음은 소리터(전산과 노래패)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도 어렵게만 
느껴진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맘때쯤의 새내기들이라면 다들 한번 쯤은 '내가 왜 대학에 다니고 있을까
?', 혹은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들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아닐까싶다..  나역시도 당시에 이러저러한 잡다한 생각들로 머
리가 복잡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뭐 그렇게 이상한 생각들을 하느냐?'고 말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일학년 여름 방학때는 무척
이나 힘들고 어려웠던 때였다.. 


  내가 부족했던 탓에 여러가지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었고 그로인한 
자책과 후회들로, 또 무척이나 좋아하던 사람과 어렵게 도었던 상황들로, 또 
나름대로의 신앙적인 문제들에 막혀 가치관은 온통 혼란스러워져 더 이상 나
를 주체할 수 없던 암울했던 시기가 일학년 여름방학이었다.. 그러던 시기에 
나에게 힘이 되었던 것은 "노래"였다.. '소리터에서 공연을 줌비하기 위해서 
모두들(당시에는 지금의 92학번들이 주루였음.. 우리들 외에 86들과 89들 그
리고 91들 몇몇이 있었음..) 함께 모여서 노래를 부를때면 다른 여러가지 걱
정들에서 해방이 되고 어느덧 벅찬 자신감마저 갖게 되곤 했다.. 모두들 노래
를 부르며 하나가 되었고 그 한음절 한음절의 화음을 한마음으로 불러 낼때는
 어지럽고 험난한 걱정들은 어느덧 아무거도 아니고 오직 이세상에는 노래를 
부르는 우리들만이 있었을 따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
 했던 나로써는 그러한 분위기가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했다.. 적어도 나는 그
렇게 생각이 된다..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수가 없을만큼 소중한 시기였
다.. 내 자신이 암울하고 어두웠던것 만큼이나 더욱더 밝게 빛나던 '소리터'
였다.. 

  그러나, 지금의 '소리터'는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 가슴이 
벅차오르지도, 또 그렇게 내 자신을 던져버릴만큼 소중한 존재로도 보이지가 
않는다.. 아마도 내가 이 세상이샨 혼탁한 물을 마시고 아주 심각하게 '오염'
이 되어 버린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내 유일한 위안이고 낙이었
던 시절이 그리워 지는 것은 아마도 낙서장의 더러움보다는 하얀 종이의 깨끗
함을 바라는 조금은 이기적이고 교만할 수도 있는 마음 때문인것 같다..

  요즈음은 가끔씩 내가 일학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아마도 좀 더 열심히 노래했었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물론 이루어 질 수 없
는 꿈이지만 말이다.. 

  지금의 새내기들을 보면 무척이나 부럽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가
 싶도록 열심히, 그리고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보면 무척이나 멋이 있
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내 교만적인 이기심으로
 판단할때) 그저 제 멋대로 막무가내로 사는 새내기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
다.. 마치 내가 그렇게 형편없이 살았던 일면을 그들에게서 다시 보는 것 같
기 때문이다.. 새내기들은, 특히나  '소리터'의 새내기들은 모든일에서 잘 할
수 있고 또 정말로 '잘하는' 그런 당당한 이들이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어디엔가 가서라도 "나는 소리터의 선배야.."라며 자랑스럽게 그들이 쌓아놓
은 위업을 마치 내것인양 자랑할수 있기 때문이다..(요건 농담인데 써 놓고 보
니 너무 재미없다..)  또, "나는 전산과인데 이렇게 괜챦은 후배들이 있어. 너
희들은 있니?" 라며 말할 수 있었으면 정말로 행복하겠다.. 

  이제 몇일 안 있으면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우리 선배 송아무게의 생일이다.
.내 참.. 항상 나를 씹으면서 즐거워 하는 그선배.. 왜 나만 그렇게 씹어 대
냐며 항의도 해 보았지만, 내가 가장 씹으면 쫄깃 하다나 뭐라나면서 웃음짓
는 선배의 생일이다.. 그동안은 너무 무심했었던것 같다.. 이제라도 졸업이 
얼마 남지않은 그 선배를 위해서라도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 우리가 함
께 노래할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생각하니 지금의 한 순간들이 너무
도 소중해진다..

  아마도 이제 몇시간 후면 민식이는 독일로 날아 가겠지.. 
  
  그리고 우리들은 다시 모여서 노래연습을 할 것이다.. 정말로 즐거운 시간
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나 같은 백수가 그런 즐거움도 없다면 어떻게 살 
수 있ゾ는가?.. 내가 너무도 속이 들여다 보이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만 줄여야겠다.. 

  민식아 잘 다녀오너라.. 또, 이 글을 볼 수는 없겠지만 동호야, 너도 군생
활 열심히 해라.. 또, 진원이 형도요.. :)

  너무도 사랑하는 소리터에게..      

  맨날 짜증만 내는 성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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