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giDArim (_기_다_림_) 날 짜 (Date): 2001년 9월 22일 토요일 오후 06시 58분 09초 제 목(Title): 베를린 이야기 1 전 현재, 베를린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노닥거리며 매달 지급되는 생활비로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독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연구소 밖에만 나오면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이 곳에서 구입한 손바닥만한 독영사전 하나들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가능한 많은 걸 체험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글에 민감하게 반응하실 분들이 있을지가 의문 이지만, 혹시나 제 후진 글솜씨 때문에 벌어질지도 모를 왈가왈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말씀드리는 거지만, 이 글들에 나타난 독일과 독일인들은 제가 얼마 살아보지도 않고서 느낀 것들을 아/무/런/ 검/증/없/이/ 쓴 것 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이 실제와 다르게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제 곱지않은 말투때문에 괜한 오해가 생길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첫번째 이야기는 독일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실, 여자 분들은 독일 남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가시겠지만 제 자신이 남자들에겐 별로 관심이 없는 관계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을 뿐더러, 참고로, 대부분 저보다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는 안하셔도 될 거라 생각됩니다. 참, 이곳 독일은 결혼전 동거가 거의 필수 조건이란 사실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동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계신 분들이 읽으면 거부감부터 느껴지겠지만 왜 이들이 동거를 하는지에 대한 얘긴 다음 기회에 하겠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저랑 같이 일하는 동료인 '안드레아'라는 여자애를 소개합니다. 올해 스물두 살로 고등학교 졸업 후 TA양성 전문학교 를 다니다가 올해 연구소로 오게 된 친구입니다. 여기서 TA란 Teaching Ass istant가 아닌, Technische Assistent (미국의 테크니션과 유사한 위치)로 독일은 이런 유의 직업학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적당한 방을 찾기 위해 이 친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황당한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기는 지금 방 두개짜리 집에 사는 데, 얼마 전까지 남자애랑 나눠쓰다가 그 남자 애가 한 달 전에 여자친구랑 동거 한다고 나가는 바람에 혼자 쓰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같이 살던 남자가 여자친구한테 갔다니, 처음엔 도대체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일까 했는 데 여긴 그런게 흔한 모양 입니다. 이곳 독일은 '모든' 일에 남녀구별이 없습니다. 여기서 '모든' 이란 정말 '모든' 입니다. 이렇게 서로 구별이 없다보니 남녀가 뒤섞여 한집에 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부부 혹은 연인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러나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일들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들은 정/말/ 공과 사의 구분이 철저합니다. 그저 같이 사는 사람들일 뿐 서로 남. 녀로 구분해서 보지를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갑니다. 안드레아의 경우도 그저 방값을 나누어 내는 남자애가 있었고 그가 자기 여자친구 와 동거하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현재는 혼자서 집값을 내고 있는 상황 입니다. 솔직히, 베를린에 처음 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미니 스커트를 입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여자들이었습니 다. 베를린 여인네들이 즐겨 입는 옷은, 정말 터질 것 같이 꽉 조이는 바지나 배꼽으로부터 20여 센티미터 내려갔을 만한 치마입니다. 윗도리도 비슷한 풍경입니다. 아주 꽉 조이던지 아니면 아주 헐렁하여 속을 다 보여 주던지. -_-;;; 처음엔 쳐다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더군요. 마음을 아무리 곧게 잡아 다짐을 해도, 이미 제 시각신경은 대뇌로부터의 지배를 벗어나 이뿐 언니들을 향해 초점 조절을 시작하는 걸 어찌합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런 모습들에 익숙해 지다보니 Threshold가 높아져서 인지, 어지간한 자극에는 눈길조차 한번 안주게 됩니다. 게다가 강한 자립 심과 무시무시한 괴력을 소유한 이들, 독일 여인네들을 보면, 사실, 여자 라는 생각보다 무슨 '전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1.5리터 물병 여섯 개짜리 한 묶음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엔 각종 식료품을 가득담은 봉투를 들고 길거리를 유유히 걸어 다니는 여자들, 자전거를 한손으로 번쩍 들어 어깨에 메고는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 여자들, 책장을 만든다며 자 기키 보다 큰 합판 서너 장과 망치, 못 등을 손에 들고 집으로 걸어가는 여자들, 한국에선 도저히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제가 본 황당한 장면 중엔 이런 것도 있습니다. 남녀 동료가 길을 걸어가다 비가오자 남자가 우산을 꺼내 듭니다. 그리고는 그 남자는 치사하게 자기 혼자 씁니다. 여자는 비를 쫄딱 맞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계속 말을 하며 같이 걸어 갑니다. 순수 독일 혈통을 가진 여자들의 외모는 올림픽에서 보셨을 독일 대표 여자 선수들의 모습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한국은 여성이, 일단 운동선수 라고 하면 외모부터 보통 이들과 확연히 구분이 되지만 이곳 독일은 정말 똑 같습니다. 좀 괜찮다 싶으면 동유럽 출신이던지 터키 혼혈이던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남자들은 아시아 여자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독일 남성과 사귀는 여자 유학생들도 많이 있고요. 단, 한국 남자는 정 반대입니다. 어딜가나 아시아 계 남자들은 별로 인기가 없죠. 이해가 잘 안되시면, 현재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동남 아시아 외국인 근로자들과 사귀고 싶어하는 한국 여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