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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wizard)
날 짜 (Date): 1994년02월04일(금) 18시07분13초 KST
제 목(Title): 오알을 다녀와서


    안녕하세요?

    지금 막 오알을 다녀와서 이렇게 제 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들깁
니다.  저는 새학기부터는 수학과가 아닌 전산과가 되기 때문에 끝
으로 후배들과 동기들을 보려고 간 것인데, 막상 후회가 되더군요.

    서강의 오알이 신입생들에게 얼마나 다가설 수 있는 것인지 의
심이 되더군요.  배우는 노래는 민중가요 일색이었습니다.  그런 
노래들을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연히 느껴지면 부르게 되는 것인데 
새내기들에게는 의미도 알 수 없는 "제국주의"니 "노동해방"이니
하는 가사들로 가득찬 노래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들에게 많은 부
담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신데렐라>는 빼고 말
입니다.
    또한 쌀개방이 어떻고 하는 문제도 그렇습니다.  아직 가치관
이 서있지도 않은 새내기들에게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선배들의 이러한 교양이니 교육이니 하는 것이 아니더
라도 학교에 다니면서 그들 스스로 얼마든지 알 수 있는 내용입니
다.  (물론 저는 쌀개방을 찬성하는 쪽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개방으로 발생되는 국내적 국제적인 이익은 언급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쌀개방을 잘 못된 것이라고 거의 주입식으로 새내기들
에게 반강제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배들이 하는 말들이 모두 대학에 왔으니 이제는 놀
아도 된다는 식이니 새내기들의 대학생활의 첫인상이 얼마나 낭만
적으로 보이겠습니까? (이거 비꼬고 있는 겁니다.)

    저희 조는 교양이 잘된 93학번들 덕에 가요 한 번 불러 본 적
이 없습니다.  저는 92학번이지만 거의 93학번들의 위세에 눌려서
기도 못피고 ...  쩝.  마지막이니 나쁜 인상을 주기도 싫어서 조
용히 다른 방(이른바 비운동권 방)에 가서 놀기도 했습니다.  10
개 조 중에 방장이 운동권인 조가 모두 8개 조, 아닌 조가 2개 조
였습니다.  심지어는 비운동권인 방에 운동권인  친구를 반드시 1
명 이상 섞어 놓았더라구요.

    여기서는 운동권이 옳으냐 비운동권이 옳으냐를 말하고자 하
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다만 하나가 되는 학생회를 주장하는 
운동권 측이 이러한 비운동권을 인정(이해는 기대하지도 않음)해
주지도 않고 의식이 없다라는 식으로 매도는 것이 슬펐을 뿐입니
다.  

    여러분 세상은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존재한 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지금의 우리 학생회가 좀더 깊은 생각을 
가지고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청년서강 망치수학 92학번 김 용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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