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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emali (하얀..)
날 짜 (Date): 1999년 11월 25일 목요일 오후 01시 58분 55초
제 목(Title): [경향] 눈물의 모정



 경향신문  (KHN)   1999-11-22 19:18:55
 # 4/214 ‘눈물의 모정’3년째 대학성금


   광주 운리초등교 교사 박옥자씨(51)는 지난 주말 수능시험이 끝나자 조용히
서강대를 찾아 1백만원을 내놓았다. 3년전부터 수능시험이 끝날 때면 어김없이
해온 일. 올해라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이 돈은 내 마음의 약속입니다. 내 아들을 위해 애써준 학교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아들의 영혼은 지금 캠퍼스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것입니다. 적은
액수지만 학교 발전에 써 주십시오』

   대학본부를 나온 박씨는 캠퍼스를 혼자 걸으며 서강대와 인연을 맺게 된 그날을
떠올렸다. 그의 아들 김형관군은 97년 1월 서강대 자연과학부에 시험을 치러
합격했으나 입학은 하지 못했다. 발표 1주일 뒤 합격통지서를 손에 쥔 채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원했던 학교. 박씨는 이때부터 서강대를 「아들의
학교」로 가슴에 새기고 매년 입시때 학교를 방문하기로 혼자 마음 먹었다.

   『낙엽이 떨어지는 서강대에 오면 형관이의 숨결이 느껴져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박씨가 아들의 불행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수능시험이 지나서였다. 광주과학고
3년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느라 집에는 거의 없던 아이. 얼굴이 해쓱해지고 감기도
자주 앓았지만 고3이라 무리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갑자기 심한 구토증세를
보이고 피를 토하며 넘어졌다. 병원에 달려가자 백혈병이라고 했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차도는 없는데 머리카락만 빠지고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됐다.

   그런데도 아들은 『시험을 치르겠다』고 고집했다. 가족들이 만류하자 어머니
손을 잡고 『제발 소원이니 들어달라』고 졸랐다. 논술시험날 형관은 3차
항암치료중이었다. 의사는 『시험을 보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시험장까지 오고
가고 하는 게 더 위험하다』며 『절대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수험생」은
막무가내였다.

박씨는 기대하진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정을 서강대에
털어놓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학교측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학교측은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비행기든,
앰뷸런스든 시험 당일날 환자 수험생이 서울로 오는데 드는 교통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제의했다. 인문관 한 구석에 혼자 볼 수 있는 논술시험장을 특별히
마련해줬고 논술을 본 그날 면접까지 한꺼번에 치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결국
항암제 부작용으로 정신착란증세까지 보이던 형관은 당당히 합격했다. 어머니
박씨는 아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 서강대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씨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대학』이라고 서강대에 찬사를 보냈다.

   〈성지영기자 eric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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