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Gang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kumjiki ( 琴君)
날 짜 (Date): 1999년 7월 31일 토요일 오전 11시 41분 41초
제 목(Title): 나무


어제 점심때,

어정거리다 보니 사람들이 밥먹으러 가버렸다.
대충 잘 가는 식당가로 따라 갔다가 아침에 먹은

빵 때문

인지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부산행
뱅기표도 살겸해서 은행들렸다 여행사에 들렸다.

철도회원

연체료도 생각이 나서 여행사에서 나왔다가 다시
들렀다. 여행사가 있는 건물이 상가건물이라 바로 건너편에

조그만 서점이

있는데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나다 혹시 뭐 재밌는 게 없을까
하는 생각에 기웃거리다 보니 오래만에 눈에 띈 잡지가 있었다.

"페이퍼"

8월호였다. 2000원짜리(담달부턴 3000원이란다. 원랜 무가지였다)라는
그 가벼움과 배고 자도 될 것같은 두꺼움이 맘에 들어서

아저씨, 여기요

하면서 2000원을 내밀고는 사버렸다. 아. 실은 사기전에 잠깐 훑어 보았는데
가수 '이상은'의 인터뷰 기사가 있었다. 잡지 '빼빠'는 옛날부터

- 96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터뷰가 괜찮았기 때문에 조금 읽어 보았다. 인터뷰는 친근한
반말투로 쓰여 있었다. 한 페이지짜리 인터뷰 기사 뒷쪽에 기자가

나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었던 것 같다. 음. 기억이 정확치는 않군. 자연에 대한 거였나?
어쨌거나 보통 인터뷰라면 나오지 않을 뜬금없고 속깊은 대화.

나무가 제일 어색했어. 이해할 수 없었지.

인간이 만든 게 아닌 것이 저렇게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 라고
이상은이 대답했다. 읽으면서 생각했다. 그렇구나.

소설가 '이상(李相)'은 녹림의 초록이 지겨운 색깔이라고 했다.

그래, 그렇다. 나는 그때도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느꼈다고.
그러면서 탁한 이 도시가 싫다고. 그렇게 방황하고 있다고.

창밖엔 지금 비가 내리고 있다.

지금 장혜진의 雨를 틀었다. 토요일이라고 요령을 피우고 있지. 이상은의 새 앨범,
그게 들어 보고 싶어졌었다. 바로 옆 레코드 가게에선 찾을 수 없었지만.

하지만 지금은 편안해.

이상은은 이젠 편안하다고 했다. 기자는 이상은을 보고 히피같다고 했다.
이상은은 그저 자신의 템포대로 느긋하게 가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아하게 느린 움직임,

강렬하게 쏟아져 나오던 자유의 영혼은 벌써 우아하게 느려지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미친듯이 달리는 것보다

말라 버리지 않고 버티는 것.

- 琴지기.
------------------------------------------------------------------------------
                               산에는 꽃이 피네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