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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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kay ( 케  이 )
날 짜 (Date): 2003년 6월 14일 토요일 오후 06시 42분 00초
제 목(Title): 친구. 


오늘 한명의 친구를 만나서 밥먹고 옷구경하고 화장품 좀 사고 그랬다. 

굉장히 멋을 내는걸 좋아하는 이 친구를 볼때마다.. 나는 조금 웃기다 -_-

오늘도 그는 좀 튀게 입고 물찬제비처럼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화점안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황색 스트라이프가 있는 남방에, 회색에 주황색 가는 줄이 
들어가있는 체크무늬 바지에, 튀는 구찌안경에 루비통 가방을 메고 나왔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안경이야 뭐 그냥 어울리는 것 같아서 별 상관없는데, 
루비통 가방은 별루다. 일단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모델이기도 했지만, 그 
모델은 유행 지난지 꽤나 몇년 된 것 같은뎅 .. 걔도 나처럼 아끼며 사느라 
그냥 옛날꺼 쓰는걸까? 라고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분명 꾸미는걸 좋아하는 
애이기때문에 절대로 유행지났다고 생각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걸칠리가 없어보였다. 

그런거를 참작해서 보면 친구의 감각은 아주 높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밥먹고 친구가 생일이라서 갖고 싶다는 옷을 보러갔다. 
아디다스 오렌지색 티셔츠.  -_-
(친구말에 의하면 삘이 꽂히는 옷이란다 ) 

옷을 사고는 다시 백화점으로 돌아왔는데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매장 마다 여기는 누구가(우리가 아는 다른 친구) 
좋아하는 메이커.. 하며 말을 해주더니, 자기는 어디 어디에서만 옷을 산다면서 
자꾸 그 매장을 기웃거리는거였다. 
근데 우리가 매장을 이미 살펴봤지만, 그친구가 원했던 스타일의 옷이 그 
매장안에는 없었거덩. 

아무리 선호하는 매장이더라도, 원하는 옷이 없으면 안사는게 나은거 아닌가?

모 나는 글케 생각하기때문에 계속 옆에서 사지말라고 부추겼더니 친구가 
아쉬움을 남긴채 "너가 사지말래서 안사는거다. 착하지?" 라고 하더라 후후 

나는 속으로 '지도 별로 사고픈게 없고 망설여지니까 안산거지.' 라 생각해서 
별로 미안한 마음은 안들었다. 

매장을 대충 보다가 1층에 내려와서 내가 사야했던 아이새도우를 구경했는데, 
매장언니가 순진한건지 초보인지.. 교육받은대로 상품의 설명을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는 거였다.  "저 바쁘거든요. 물건만 .. " 이라고 말해도 이 언니는 
눈치가 없는지, "네 빨리 말씀드릴께요" 라고 말하며 빠른속도로 그 긴 
이야기들을 다 하는거였다. 
그냥..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딱 잘라 말하는게 좀 미안해서.. 나는 다 
들었다.  -_-

내가 열심히 화장품 설명을 듣는 동안 친구는 왔다갔다 하더니, 나중에 내 
옆에서 핸드폰을 보여주는거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고 적혀있었다. 
친구는 분명 여자같은데 누군지 모르겠다고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궁금하면 전화걸어 물어보라고 했더니, 그러면 그 상대방이 얼마나 섭섭해 
하겠냐면서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게속 궁리하고 있었다. 

이친구가 여자친구가 없냐면 것도 아니다. 미모의 L양이라고 여자친구가 있다.
(붙혀진 별명으로 사람들은 남자에 비해 여자가 과분하다고 평가했다고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낯선 문자메세지 하나에 궁금해 하는 심리를 
보여주는 그 친구를 보면, 너무나도 인간적이라 말할 수 있다. -_-

아뭏든 내가 점심에만 만나자고 해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고, 친구는 
저녁에 선배 돌잔치에 가봐야 한다고 했었는데.  집에 가서 다시 옷 갈아입고 
간다고 했다. 

나 : 왜? 
친구 : 불편해서 
나 : 그럼 모입을건데 
친구 : 추리닝에 스니커즈 
나 : 돌잔치 간다며 
친구 : 돌잔치에 안차려입어도 돼 (촌그럽게 시리.. 라는 눈빛을 보냄)
나 : 음.. 그런가? (나도 잘 모르니까 일단 가만히 ) 
     너 솔직히 말해봐. 아까 그 옷 입어보고 싶어서 그런거지? 
친구 : 어. 



@ 암튼 재미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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