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kay ( 케 이 ) 날 짜 (Date): 2002년 3월 3일 일요일 오전 11시 35분 54초 제 목(Title): 만화 '꽃보다 남자' 라는 만화를 봤는데, 재미있다. 첫날 10권을 빌려서 룸메이트랑 새벽 3시까지 보고, 재미나서 다음날 밤에 또 20권을 빌려왔다. 룸메이트는 만화책을 보고 "으아아아악.. 언니..오늘은 우리 자야해.. "라며 침대위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1시에 잤고, 나는 새벽 4시까지 다 읽고 잤다 -_-v -------- 만화책을 보면 웃길때가 있는데, 내 삶은 왜 그렇게 만화처럼 웃긴걸까? 하고 조금 걱정이 될때가 있다. '원래 인생이 웃긴걸까?' (잠시 눈을 위로 올려 천장을 쳐다보며 꿈벅 꿈벅) - 그렇다면 남들도 다 웃긴걸테니 전혀 문제없겠고. 하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자신의 삶이 만화처럼 웃긴거 같다고 이야기를 해준 사람은 없었다. 정말 과묵한 사람들이다. 어제 밤에 집에 돌아와보니, 동생이 내방에서 컴퓨터를 쓰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바이올린을 꺼내었다. 동생 : (힐끗 쳐다보며) 누나. 밤이다.. 나 : (무시.. ) 야.. 이 보면대 안열려.(낑낑.. ) 좀 해봐. - 결국 동생이 펼쳐줬음. 초보연습용인 스즈키 1권을 보면대위에 펼쳐두고, 연습을 시작하는데. 나는 그래도 근래에 배운 (즉 내가 연주할 수 있는 제일 어려운??) 곡들만 3곡을 연달아 켰다. 그런데 동생이 계속 의자에 앉아서 킥킥 킥킥.. 크큭.. 하고 계속 웃더니 급기야 한마디 하는거였다. 동생 : 누나. 지금 일부러 나 내쫒으려고 그런거지? 나 : (.......) 바이올린으로 더이상 소음공해를 만들기에 내 양심은 아직 살아있었다. 그래서 다시 가방안에 챙겨넣고 방바닥에 앉았는데, 동생 종아리가 눈에 뛰는거였다. 내 동생 다리가 굵/어/졌/다. (내 동생 종아리는 무척이나 가늘었었다. 내가 좀 통통한 편이지만, 나보다 가늘고 기다랗고 쭉 뻗은 다리였다. 그래서 늘 내 부러움을 샀다 -_-) 나 : @.@ 야!!! 너 다리 굵어졌어!!! 동생 : 흐윽~ 군대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나 : 야. 너 빨리 내려와봐.. 나랑 다리 재보자 . (-_-;; ) 동생 : 싫어~.. 흐윽.. 나 : 야~~~~~ 동생 : 누나 서른에 그러고 싶냐? 나 : 어.. 빨리~~~~~~~~~~~ 그런데 막상 종아리를 나란히 하고보니 별로 차이가 안나보였다 -.-;;;;;; 순간, 나 머리속에는.. '으아. 내 다리도 저렇게 굵어보인단 말인가?' 하는 슬픔과 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여전히 동생이 가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으로 혼란스러웠다. 동생 : (갑자기 기세가 등등하여) 누나 재보자! 나 : 뭐? 좋아~!. 니가 훨씬 더 굵자나.. (일단 큰소리는 쳐보고 -.- ) 동생 : 줄자 가져올까? 나 : 모 줄자씩이나.. 하핫.. 그냥 여기.. 이걸*로 하자.. (*이거 : 책상위의 안쓰는 마우스 연결선) 마우스줄로 다리 굵기를 재고 있는 우리 남매 -.-v 다행스럽게도 동생이 1cm정도 더 굵었다. -_-;;;; 나는 집안에서 가장 가는 종아리의 소유자라고 잘난척하며 기뻐했고, 동생은 슬퍼하면서 다시 의자에 앉아 모니터화면속으로 빠져들어갔다는 소문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