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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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riceworm (& 쌀벌레 &)
날 짜 (Date): 2000년 4월 27일 목요일 오전 03시 07분 44초
제 목(Title): 라일락..




어제 학교에 볼일이 있어서 갔었다.
회사에서는 늦게 시작한 스터디가 9시반에야 끝났고 또 전화까지 한통화하고 보니 
10시.
게다가 용산역에서 전철은 막 하나가 지나갔고, 그 다음 열차는 동대문행, 그 다음 
열차는 청량리행.  덕분에 11시나 되어서 정말 오랜만에 이문벌에 들어섰다.


하루종일 꾸물꾸물하더니 결국 비가 내렸다.
노천극장 가로질러 학생회관 가는 길에 라일락 향기가 어찌나 진하던지…
비 온 다음이라 더 한 것 같다.
냄새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나….  그러나 어제 그 향기는 정말 예술이다.
그 라일락이 많은 그 길에서 어느 해던가 이제 막 껍데기를 벗으려 혼란스러워 
하던 앳된 후배녀석이랑 봄비를 그냥 다 맞으며 뛰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왕년에 
문학 소녀였던 지혜라는 녀석 요즘은 어떻게 사는지..  어머니 건강 때문에 대구 
내려갔다던데…

라일락하니까 더 어릴 때 생각도 난다.
첫사랑의 맛을 알려준다고해서 보기좋게 속아 그 이파리를 아삭 깨물었던 그 
라일락.
집 마당에 꽃밭이 있어 라일락 두 그루를 키웠던 기억.  한 그루 키가 조금 더 큰 
흰 라일락은 오빠꺼, 보랏빛이 나는 조금 옆으로 펑퍼짐한 나무는 내 나무. 오빠랑 
경쟁적으로 자기 나무만 물주고 보살피던 귀여운 기억이.



 
      v v
    ..@"@..            나비가 되고픈 푸른 애벌레의 꿈이여
     ((~))
      (  )                        하늘에 닿고픈 미물의 욕심이여......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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