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riceworm (& 쌀벌레 &) 날 짜 (Date): 2000년 3월 9일 목요일 오후 08시 57분 51초 제 목(Title): Re: 메라쏜 정말 오랜만에 키즈에 들어왔는데 제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놀랍군요. 이주님도 정말 마라톤 뛰시는줄 알았으면 함께 점심이라도 하는건데.. 저는 예정대로 10km 코스를 달렸습니다. 사무실에 운동 열풍을 몰고.. 달래고 얼르고 윽박질러서 같이 뛰는 동료가 있어 덜 심심했습니다. 이주님 말씀대로 마라톤 당일 이전에 충분히 사전 운동이 있어야 근육에 무리가 없는데 저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정작 조깅따위는 못해보고 날짜가 임박해버려 내심 걱정이 많았었구요. 그래, 한번 뛰어보는거야!! 빨리 못 뛰면 어때? 내 건강 상태를 한번 체크해 보는거지.. 하고 정말 상쾌한 바람 가로지르면서 즐겼지요. 회사 동료 세 명이 나란히 달리다가 반환점을 지나는 구간에서 우연히 대학 친구를 만나기도 했답니다. 참, 좁은 세상이지요? 그 많은 구름떼 사람들 속에서 딱 마주치다니요.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랑 수다떨면서 뛰느라 회사 동료들과 헤어지고, 자칭 스포츠맨이라고 떠벌이던 녀석은 체중을 못이겨서인지 헥헥대느라 저보고 먼저 가랍디다. 그래서 혼자 달렸는데, 이거 영.... 힘들고 다리아프기 보다 더 큰 고통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심심함]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르는 옆사람에게 말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어쨌든 다 뛰고나니 가슴이 뿌듯합니다. 풀코스에 도전한 회사 동료도 있었는데 끝나는 시간이 다르니.. 만나서 밥 한끼 같이 못하고 각자 헤어졌습니다. 다 뛰고 난 후 완주 메달과 함께 나눠주는 찹쌀떡에 눈이 어두운 나는 두번이나 받아오는 바람에 메달도 두개가 되었답니다. 으이이이~~ 생전 처음 이런 트릭을 쓰고나니 지금까지 양심에 가책이 되어 찹쌀떡이 목에 걸려 안넘어 갑니다. 전철역에 들어가서까지 끝내 배번호 안떼고 버티다가 자랑스럽게 완주메달까지 걸고 있다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아, 다른 사람들과 같이 그랬으니까 1/3로 나눠받고)... 히히히.. 오후에 영화 시사회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같이 갈 파트너를 못구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이주님이랑 같이 갈껄.... 이주님 기록을 보니 제 기록은 창피하군요. 저는 무려 1시간 27분인가.... 뛸 때는 잘 뛰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친구들한테 기록 얘기해 줬더니 "뭐야? 걷는것 보다 쬐끔 더 빠른 정도잖아" 그러네요. 그래도 함께 뛰었던 축구선수단보다 먼저 들어왔는데... 씨이.. 골인지점 얼마 안남기고는 힘들어서 "내가 이 짓을 왜 하나..."했는데 막상 마치고 나니 "다음엔 하프코스야" 다짐하게 되었더랍니다. 마치 등산할 때 같이... 집으로 돌아와서는 깜짝 놀랐을 근육풀어준다는 미명하에 엄마랑 오붓하게 맥반석 찜질방에서 푹~~ 쉬었죠. 이로서 쌀벌레의 운동권 입문은 무사히 성사되었고... 주말마다 꾸준히 체력을 다져 가을 춘천마라톤이나 내년 봄에는 하프코스에 도전하렵니다. 그리고 이번달에는 모든것님처럼 수영을 시작하렵니다. 아~~~ 진정한 운동권의 세계로 한발씩 한발씩... *참, 전 지금부터 자전거를 꾸준히 연습하여 여름에 하이킹 갈까 하는데 누구 동참하실 분 없나요? v v ..@"@.. 나비가 되고픈 푸른 애벌레의 꿈이여 ((~)) ( ) 하늘에 닿고픈 미물의 욕심이여...... (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