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riceworm (& 쌀벌레 &) 날 짜 (Date): 1999년 12월 23일 목요일 오전 08시 45분 04초 제 목(Title): 돈 많다고 부자는 아니더라 때는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시즌. 사람들 각각 소중한 사람들에게 카드보내고 선물하고 또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이벤트들을 만드느라 분주한 계절 그리고 거리엔 크리스마스 트리와 구세군 남비가 보이는 계절이다. 지난해부터 회사 우리 팀에서 지각한 사람에게 야금야금 벌금으로 뜯어 모은 것이 이제는 꽤 되어 어떻게 쓸까 궁리하다가 모으기는 힘들었는데 하룻저녁 먹고 마시고 하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중론하에 구세군 남비에 넣기로 했다. 그리고 이왕지사 구세군 남비에 넣는 김에 다른 팀 사람중에도 함께 참여하고 싶은 사람 있을지 모르니 모금함 만들어 1층부터 4층까지 한바퀴 휭하니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 부서전체에게 이메일로 취지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나의 방문을 예고해 두었는데 업무가 밀려 겨우 어제 퇴근무렵에야 모금함 만들어 내가 있는 2층을 시작으로 돌아다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처럼 심플하지 않더라. '팔자에 없는 성금 모금함 만들어 다니다보니' 꼭있다 베스트 5 1. 내가 불우이웃인데 누굴 돕겠냐며 제발 날 좀 도와달라는 엄살형 2. 고액권밖에 없어서 지금은 못내겠다는 과시형 (거슬러 드릴 수도 있는데.... 열었던 지갑 그새 닫아버리는 무정함) 3. 이런 거 내면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지 도통 믿을 수가 없어서.... (횡령 착복할 수있게 돈이나 내면서 그런 냬기하면 밉지나 않지) 4. 나 어제 구세군에 돈 넣었어. 장애인돕기 카드 샀는데.... (내가 천원을 내래, 만원을 내래. 단돈 5백원이라도 조금씩 모으자는거지 누가 강요할까봐 미리 변명하기는...) 5. 그쪽 팀은 요즘 좀 한가한가보지? (참여하고 싶지 않으면 말지, 땀 뻘뻘 흘리며 뛰어댕기는 사람 우스워지게스리 이런 말로 찬물을 끼얹다니...읔) 짧은 시간이나마 느낀 점은 꼭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부자인 것은 아니다라는 것 회사직원 결혼식때 축의금 처럼 직급별로 액수가 대강 예상할 수 있는 경우는 다르지만 이번 처럼 액수 범위를 정성껏이라고 오픈한 경우에 액수나 성금넣는 태도나 말한마디가 나로하여금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돈 많이 못벌더라도 부자인 사람쪽에 서고 싶다. 아무리 돈 많이 벌어 라스포사 옷을 걸치면 무엇하겠나 이 추운 계절 이웃돕기 모금함에 쨍그렁 동전 한잎넣기도 아까워 얼굴에 한껏 불쌍한 표정지으며 공교롭게도 오늘따라 돈이 하나도 없네하며 눈치볼거라면. 그런데 어디가면 구세군 아저씨 만날 수 있지? 이거 정작 모금해놓고도 구세군 아저씨 있는 거리를 못 찾아서 헤매다가 해 넘기는 것 아냐? v v ..@"@.. 나비가 되고픈 푸른 애벌레의 꿈이여 ((~)) ( ) 하늘에 닿고픈 미물의 욕심이여...... (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