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yakobo ( 야 코 보) 날 짜 (Date): 1998년04월02일(목) 11시36분12초 ROK 제 목(Title): 비 봄비가 내렸다. 신문마다 드디어 봄이 왔다며 반겨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반김은 커녕 오히려 "이번 비는 절대로 맞으면 안됩니다. 황사 현상이~~" 어쩌구 떠들어 대기만 한다. 어째 문명이 발달할 수록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따분하게만 변 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어릴 적에는 집 앞에 조그마한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분명 서울 이었음 -_-; ). 어찌나 조그마했던지 유치원 시절에도 온 힘을 다해 폴짝~ 뛰어 넘으면 간신히 넘을 수 있었던 그런 개울이 었다. 뿐만 아니라 이것이 정녕 '개울'인지라, 바로 옆의 산으로 부터 물이 흘러 내려왔고 어떠한 인공적인 장치 - 예를 들면 시멘트 다리라던가, 개울 옆의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시멘트 벽을 세운다던가 하는 - 도 되어있지 않았던 천연 개울이었다. 이 시절에는 비만 오면 집에 있다가도 쪼로로~ 밖으로 뛰어나가곤 했으니, 바로 '댐 쌓기 놀이'를 하기 위해서 였다. 이 놀이는 사람이 둘 이상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놀이인데, 한 팀은 개울의 상류 부분에 흘러내려오는 물을 막는 둑을 쌓는다. 둑을 잘 쌓았을 경우 개울의 하류 부분에는 거의 물이 내려오지 않게 되는데, 다른 한 팀은 이 개울 하류에서 열심히 둑을 만들어 둔다. 이게 기본 틀이다. 이러한 기본 틀이 완성되면, 이제 상류쪽의 팀에서는 공격을 하게 되는데, 한꺼번에 둑을 터버리면 갇혀있던 물들이 정말 엄청난 기세로 하류쪽을 향해 달려내려가게 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상류와 하류의 차이라봤자 고작 한 다섯에서 열 검음 정도 차이밖 에는 안났었다. 그것도 당시 걸음으로. 하여튼 이 엄청난 기세로 내려오는 물을 막는 것이 아래쪽 팀의 임무였다. 공격이 실패하면 또 둑을 쌓아 재차 공격하고, 아래서는 재차 막고. 하여간에 비만 오면 하루 종일을 이 놀이만 하면서 보낼 수 있었다. 굉장히 단순한 놀이같지만 계속해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가두어 둔 다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에, 여러가지 궁리를 끊임없 이 해야만 했고, 덕분에 전혀 실증을 느낄 겨를이 없었던 거다. 우산..? 물론 그런게 있을턱이 없다. 내리는 비는 그냥 맞는거다. 옷..? 물론 홀딱 젖는다. 하루 종일 물에 빠진 생쥐와 같은 모습 으로 뛰어 놀다오면, 놀 당시에는 모르는데 집에 들어가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몸에 척척 감겨오는 물에 젖은 옷의 느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야릇하고 꿀꿀한 기분을 가져다 준다. 이런 옷은 벗기도 힘들어 항상 어머니가 옆에서 거들어 주셔야만 했다. *** 작년이었나, 제작년이었나... 새벽 1-2시쯤이었을게다. 친구들과 술을 먹고 집에 가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세찬 비를 만났었다. 어느 건물 현관 밑에 쪼그리고 숨어있다가 갑자기 미친 친구들. 현관 밖으로 뛰어나가 두 팔을 벌리고 빙글빙글 돌면서 비를 맞 았다. 홀딱 젖어 걸을때 마다 '찌걱~ 찌걱~' 소리가 났지만, 그렇 게 신이 날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에 둑을 쌓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의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리도 행복할 수 가 없었다. 이제는 그렇게 비를 맞기도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다. 비가 오는 날마다 '댐 쌓기 놀이'? 미친 짓일게다. 산성 비를 매 일같이 맞아대면, 지금 내나이쯤이 되면 머리카락이 모두 없어져 버릴런지 어찌 알겠냐 말이다. 머리에 바르는 무신 '알칼리 약' 그런게 안나오려나? '산성 비'를 맞아도 중화시킬 수 있는 그런 약 말이다. - yakoBo - = 야고보의 홈페이지에 AOD가 생겼어요~ = http://wwwoopsla.snu.ac.kr/~ih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