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10월25일(화) 03시07분33초 KST 제 목(Title): 갈매기의 여행기(13)!!! 일단 올리다 한동안 잠적했던 것에 대해 죄송하단 말씀부터 드립니다. 용서해 주세요. 뿔리주!!! 자 오랜간만에 다시 월포로 갑시다. :) 역시 휴가철은 지났나 보다. 월표해수욕장도 한산하다. 하지만 경치는 좋다. 다만 오른쪽의 군초소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바위가 적당히 있는 곳에 가서는 사진도 찍고... 하하...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혼자 카메라를 바위위에 놓고는(삼각대도 없어서리...) 대충 구도를 잡는다. 내가 어디에 있어야 되는지... 그리곤 돌로 카메라를 받치고 타이머를 눌르곤 있는 폼 없는 폼을 다잡고 몇초간 기다린다. 참 신기한 건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다 제대로 나왔다는 사실!!! :) 나에게 익숙한 부산의 해수욕장들과는 달리 그리 요란스럽지도 않고... 옛날 분위기가 느껴지는 기와지붕의 민박집들! 그냥 파도랑 장난을 치다가 아무데나 앉아서는 바다만 한참을 쳐다보고... 저기에 어선들이 지나가기도 하고... 그래도 바다를 느낄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 이렇게 피서철을 피해서 여기에 온 사람들도 조금은 있다. 약이 오를만큼 올라서는 내발을 젖게 하고야 말겠다는 저 파도와... '나 잡으면 용치'라고 코웃음치며 장난을 치는 나와의 신경전은 결국 나의 완승으로 끝나고... 그렇게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보다... 에구 이제 겨우 다섯시가 조금 넘었는디 배가 고프다. :( 후후... 인심은 역시나 좋다. 민박을 하지도 않는데 민박집에 들어가서는 라면 끓일 물을 얻어 모래위에 앉아선 라면을 먹었다. 눈앞에 바다를 보면서 먹는 라면!!! 코펠을 씻고는 커피 한장 잔의 여유를 아쉬워하며... 대신 담배 하나 물고 해저가는 바다를 보다... 아차!!! 지금은 가을! 해가 빨리 진다. 부랴부랴 서둘러선 월포를 빠져나온다. 잠자리를 마련해야 하기에... 아까 보아두었던 바로 그자리... 해는 벌써 져가고 있다. 재빨리 주위의 짚을 모아서는 무덤사이에 깔고는 침낭을 깔았다. 옆의 나무의 뻗쳐온 가지에 랜턴을 거니... 어느새 해가 져버렸다. 엎드려서는 도연이에게 편지를 쓰고... 일기를 쓰고...(요즘은 안쓴다) 겨우 그것도 걸은 거라고 피곤해선지 잠이 막 쏟아진다. 저녁 일곱시가 막 될까 말까 한데도.... 막상 자려하니 잠이 쉽사리 오지는 않는다. 가끔씩 들려오는 총소리에... 시원한, 지금은 좀 차가운 가을바람에... 참, 내... 원 참... 거 기분이 요상타!!! 누워서 하늘을 보니... 추석이 다되어서 달은 거의 둥근데... 옆의 나무에서 뻗어나온 가지가 그 달을 가로지르고... 지나가는 구름에 달이 서서히 가려졌다 다시 보였다... 하하... 무덤가에 그런 풍경이니... 완전히 귀신영화에나 나올 풍경이건만... 오히려 나에겐 운치있는 분위기로 느껴졌다. 에고 처녀귀신이나 나오면 이야기나 오붓하게 나누겠건만... :P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 지루하셨죠? 이제 다음편이면 이 여행은 끝날 것 같으네요. 뭐 그외에도 여행을 하긴 했지만... 별 재미도 없는 여행기로 보드를 채우기가 미안해서리... 이번 동해안 여행이야기를 끝으로 '갈매기의 여행기'는 이만 마칠 생각입니다. 한번만 더 참아주시면 돼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