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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blee (수퍼스칼라)
날 짜 (Date): 1994년08월02일(화) 19시48분07초 KDT
제 목(Title): 유전공학 연구소 여학생 야타기


작년의 가을의 일이다.

여느 때 보다 일찍 밤 11시가 넘어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나의 애마

액셀을 끌고 순환도로를 막 올라서는데 웬 아가씨가 혼자 차를 세운다.

아마 인접한 유전 공학 연구소에서 나온 듯....

차를 세웠더니 낙성대까지 태워 달라며 스스럼 없이 앞 좌석에 탄다.

사실은 내가 앞좌석을 열어주었었지만..

나는 속으로 '아니 이 여자가 겁도 없나, 나를 어떻게 믿고 이 시간에..'

하고 생각하며 평범하게 생긴 그녀를 힐끗 보고 1단을 넣고 클러치에서

발을 부드럽게 떼었다.

그 이후에 손을 드는 남학생들은 모두 무시하고 계속 달렸다.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실례지만 학번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여자왈, '나 나이 많아요...83 학번' 한다.

'앗 그래요 반갑군요 나두 83학번....이었는데...우린 같은 용띠고

학교를 10년 째 다니고 있죠..하하..' 하면서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금새 누그러졌다.

그녀는 사탕을 우물우물 먹고 있었다. '왜 사탕을 드세요' 하고 물었더니

'힘들어서요..' 한다. '그렇지..박사하는게 힘들지 ..'하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다음 학기에 학위를 받을거에요'. '아, 네....(여자 83이면 군대 안가니까
 
받을만도 하다고 생각하였다.'.
 
'빨리 결혼하셔야죠' 했더니 안그래도 곧 한댄다. '네..그러세요..' 나는
 
겉으론 축하해주는 척 했지만 속은 왜 찜찜한걸까...
 
그녀의 집은 당시 내가 살던 신사동과 약간 방향이 같았다. 나는 선심을 써서
 
택시 타는데 까지 태워 달라는 초기의 부탁을 뛰어넘어 집 근처까지 태워주었다.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 하고 말하는 그녀를 뒤에 남기고, 나는 다시 쏜살같이
 
유턴을 하여 나의 보금자리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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