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waityou (난 정도령) 날 짜 (Date): 1994년08월02일(화) 10시54분52초 KDT 제 목(Title): 한 밤의 공포... 어제만 해도 정도령은 참 심심했다. 그래서 아예 도령을 유령으로 개칭하고 여름을 보낼까 하는 정말로 쓸데 없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어제밤 그러니까 오늘 새벽 2시경... 밤이되면 관에서 나와 새벽이면 어김없이 관으로 들어가는 드라큘라처럼 정도령도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장소는 경기도 일산... 자유로(네 멋대로 달리는 도로지요.)에서 빠져나와, 논과 밭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좁은 길(왕복 2차선) 에 진입하기 위해서 좌회전 대기중... "끼약~" 정도령은 어쩔줄을 모를뻔 했다. 두명의 청년이 차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차림은 영낙없는 건달이다. (학교에서의 정도령의 복장과 맞먹음.) 그런데, 땀을 비질비질 흘리는 모습이 헤드라이트에 비치어졌고, 손에 들고 있는 "낫" (제일 먼저 다가오는 사람.) 손에 들고 있는 "곡괭이" (T자모형으로 양끝이 바늘처럼 뾰족한 것.) 으악.... 몇대의 차들이 아직도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낫을 들고 있는 사람이 드디어 다가왔다. "이봐, 어디 까지 가나?" '윽...' (난 솔직히 후들거렸다. 아주 기분이 묘했다.) (창문을 살짝 열고..) "신도시까지 가는데요." "그래, 잘 되었군." '난 잘 안되었다.' (순간 좌회전 신호가 떨어졌다.) "붕붕 방방" (말 그대로 난 줄행랑을 쳤다.) 윽... 집까지 오는 10여분동안 별별 생각을 다 했다. 1. 착한 사람들이었는데, 차를 못 잡아서 그럴지도 몰라. 2. 아니야, 낫을 왜 들고 설쳐? 잘못했으면 난 오늘 이렇게 키보드를 못치고 있을지도 몰라. 3. 혹시 그 청년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물론, 우리 동네 근방에 논도 있고 밭도 있지만, 어제는 비가 많이 왔고, 또... 그 시간에(새벽 2시에) 집 근처가 아니라면, 여기까지 나와서 일을 보았을 리도 없잖아.. "스스로 난 비겁한가? 아니면 잘 도망간 것인가?" -=-=-=-=-=- 어제 TV에서 "다슬이"를 보았다. 미니시리즈 M인가 하는 것 말이다. 나도 "다슬이"처럼 초능력이 있음, 이런데서 눈을 퍼렇게 번쩍거리는 것인데 말이다. "가스 총"이나 하나 사 둘까? 음, 아이구 무섭다. 난 여자도 2명 이상이면 무서운데.. ...... 써늘한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