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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10월16일(일) 19시02분18초 KST
제 목(Title): 그 놈의 키즈 때문에 생긴 일.



키즈를 하면 제일 좋은 점이...사람을 많이 알게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의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의 고등학교 동기인
박 모모 군은 학부를 관악에서 졸업하고 지금은 포대 대학원 화학과에서
박사과정에 있는데 무슨 학회인가가가 서울대에서 있어서 온 김에 내가 있는
연구실로 찾아 왔다. 그런데 이 친구가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옆에 아리따운
아가씨를 하나 대동하고 왔는데 공식적인 직함은 학회에 같이 온 연구실 후배.

" 박가 이 자슥.. 저 아가씨가 너 애인이지? 설대 화학교육과 졸업하고
 지금은 포대 대학원에 있다는 사람 말야? "

박가의 연애 행각은 순전히 포항에서만 이루어진 데다가 그 녀석이 나에게
자기 애인 이야기는 한번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자신이 포항에서
벌이고 있는 청춘 사업의 전말을 다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박가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 다우 너 어케 내가 포항에서 벌인 일을 알았냐? "

" 짜샤... 인터넷...정확히는 키즈를 이용하면 앉아서 천리를 볼 수 있다구.
 나는 네가 저 아가씨 사귀기 전에 벌인 엽색 행각도 다 안다. 포대 키즈 유저들이
 가르쳐 주더라. 킥킥킥... :) "

내 친구는 키즈의 위력(?)에 대해 황당함을 표시했는데.....

그리고 몇 달인가 지나서 이번에는 나에게 키즈 덕분에 소개팅이 한 건 생겼다.
미국에 나가 있던 친구 하나랑 키즈를 통해서 서로 안부를 주고 받았는데
이 친구가 역시 키즈에서 톡으로 알게 된 아가씨를 나에게 소개 시켜준 것이다.

이게 왠 떡이냐 싶어서 쭐래쭐래 나갔더니 나의 파트너인 아가씨는 고등학교 부터
미국에 유학한 유학생. 지금은 피츠버그 대학에 다니고 있단다. 물론 지금도
이 아가씨키즈 유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에 같은 피츠버그 시에 있는 카네기 맬런 
대학으로 유학을 올 예정이라는 한국인 여학생이 화제에 올랐다. (같은 도시에
있는 탓인지 카네기 맬런과 피츠버그 대학 한인학생회 사이에는 연결이 
밀접하다는 군요.)

그 카네기 맬런 화학과로 유학 올 어느 한국학생이 그곳 한인 학생회장 앞으로
e-mail 을 보내 왔는데, 이름은 틀림없이 여자 이름인데 내용중에 피츠버그에
한국 여학생이 많느냐는 질문이 끼어 있더란다. 그래서 그곳 한국학생들은
도대체이사람이 여자인가 남자인가 무지 궁금해 한다는 것이었다. 왜...
남자중에 여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제법 있지 않은가 말이다.
(ex : 박 정희 대통령)

그래서 이름이 모냐고 물었더니만 윽~~ 바로 내 친구 박가의 애인 이름이 나오는
것이었다. 앗~~ 그러고 보니 저번에 만났을 때 그 아가씨 곧 피츠버그로 유학을
갈 거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나는 나의 소개팅 파트너에게 그 사람은 우려와는 달리(?) 여학생이 확실하며
아마 한인 여학생이 많냐고 물은 것은 여자 수가 너무 작으면 외톨이가 될까봐
물은 것일 거라고 해명을 해 주었다. 그랬더니 나의 파트너 아가씨 궁금해졌는지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어떻게 아느냐? 포항공대 에 있는 내 친구 애인이다.
학교는 어디 나왔느냐? 여차저차 하다드라.
어떻게 생겼느냐? 요렇게 조렇게 이쁘장하게 생겼다. 

나의 파트너 였던 그 유학생 아가씨는 다시 미국으로 들어갔는데 아마 돌아가서
그곳 한인 학생회장에게 나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부 다 말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내 친구 박가의 애인이 피츠버그에 도착하던 날 황당한 일이 벌어졌는데...

그녀가 피츠버그 공항에 내리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일단의 남성들이 밀어 닥쳐

" X XX 씨지요? " (내가 외모를 대충알려 주었으니깐...)

" 예...그렇습니다. "

"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 하시고 포항공대 화학과 대학원을나오셨지요? "

(오잉? 이 사람들이 어케 이리 잘 알고 있지?)

" 그리고 지금 포항공대 화학과에 계시는 박 모모 씨 애인이시지요? "

......... 여기서 그만 그 아가씨 기절초풍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

머나먼 피츠버그에서 자기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말이다.  ^_^

내 친구 박모모는 이 소식을 듣고 전후 사정을 파악한 다음, 지난 늦여름에 서울에
와서 나에게 장탄식을 하고 돌아 갔다.

" 인터넷 같은 거 없애 버려야 돼! "

하긴.... 인터넷하고 키즈 때문에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골때리는 일을 
당했으니... 이해할만하다. :)

*여기 나오는 이름, 학교, 과, 도시는 전부 다 가명입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근데...피츠버그에 공항이 있든가? 카네기 맬런이 피츠버그에 있는 거 맞나?


                                   ---  landau (fermi@power1.snu.ac.kr)

                          It's an ID of kids user who has strong te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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