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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acorn (알타리무우邦)
날 짜 (Date): 1994년10월12일(수) 15시59분00초 KST
제 목(Title): 육체-소비사회의 영혼 (공대저널에서...)



        - 육체 - (소비사회의 영혼)


"NO. 내 몸의 주인은 나예요..."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붙어있는
플랭카드이다. 이걸 쓴 사람이 알고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그 누구도 자신의 몸을 - 남자건 여자건 - 자신이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중세에는 `예수의 이름'으로 교회가 영혼을 소유한다.
'구원'받기 위해 '교회'가 말하는 대로 행동한다. 모든 물질적인 것을 버리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사죄하며 영혼을 갈고닦는 것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인간의 이름'으로 자본이 육체를 소유한다. 젊음,
우아함, 날씬함, 남자다움, 여자다움... 이것들을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관리한다. 육체는 더이상 육체가 아니다. 이것은 이제 영혼이다.
끊임없이 육체를 갈고 닦는 자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즉 성공할 수 있다)

육체는 역사적역사적, 문화적 개념이다.육체가 처음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중세의 영혼이 가지고 있는 비물질성과 신성에 대해 대항하는 물질성과 인간성의
상징으로서였다. 그렇지만 지금의 육체는 영혼이 그랬듯이, 기호화되고 신성화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육체는 자본으로, 소비대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즉, 육체는 투자되고, 숭배된다. 자기구원의 수단인 육체에 대한 숭배는 다시
경쟁을 위해서도 유용한 투자가 된다. 즉 육체는 이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 자본은 `그동안은 당신이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 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당신의 육체를 갈고 닦아라. 그렇다면
성공할 수 있다!!!그렇지만 이러한 투자는 결코 마음대로 해선 안된다. 철저히 
이 사회가 지시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궁금하면 TV나 잡지를 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충분한 정보가 있다.'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인간으로부터
노동력은 이미 떠나갔다.(즉 소외되었다) 이젠 육체의 차례다...

육체는 과거에도 지금에도 결코 해방된적이 없다. 해방된 것은 육체가 아닌 그
기호인 것이다.(아놀츠 슈왈츠제네거나 실베스타 스탤론이 웃통을 벗고
스크린에 자신들의 남성적인 근육질의 몸을 비추는건 좋지만, 만일 이 글을
쓰는 나와 같은 보통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아마도 경범죄로 잡아넣을
것이다. 자격없는 육체는 - 육체의 기호는 - 해방될 자격도 없다!!!)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영혼을 대신하여, 육체는 자본주의의 가치쳬계와 사회구조를
유지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한다. 육체는 소비사회의 윤리를 이끄는 신화로
작용하는 것이다. 육체가 경제적 담당자로서, 심리적 통합의 원칙으로서,
사회통제의 전략으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다시한번 생각한다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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