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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
날 짜 (Date): 1994년10월07일(금) 13시01분05초 KDT
제 목(Title): [피앙세를 찾아서18] 메아 쿨파...





그렇게.. 혜지와 나는 친구, 아니 연인이 되어갔다..아직 100일이 될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뭐...그건 그때가 되어야 아는 거구...그 전보다 더 자주

더 오래, 더 많이 만나게 되었다. 혜지와 내가 친구가 되기로 한 후, 얼마안있어

기연이가 나한테 전화를 했다.


        기연 - "응, 나야. 헤헤...축하해..너 혜지랑 사귀기로 했다며??"

        JuSamos - "그래 그랬다. 소식도 빠르네.."

        기연 - "그게 다아 내 덕인줄 알라구..내가 왜 중간에 혜림이랑 어학당

        안 간줄 알어?? 그거 다 너희 둘 붙여줄라구 그런거야..히히...뭐 좋은

        중매 하나 했는데, 한 턱 안내냐??"



으이구, 구여운 것...뭐 잘되면 다 지탓이라지...만약 안 됐어봐...그럼, 전화해

가지구 넌 둘만의 기회를 그렇게나 많이 줬는데, 능력이 없어도 어쩜 그러냐...면서

엄청 갈궜을 꺼야...



혜지와 내가 친구로 지내기로 한 후, 우린 자연스럽게 어학당에 가지 않았다. 그

아쉬운 시간들을 그런 쓸데없는 곳(???)에서 허비하기엔 너무나 아쉽고 허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 아니라...헤헤...그냥 자연스럽게 안가게 되더라...왠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혜지와의 친구 생활은 정말 나로서는 벅찼다. 헥헥...그 요구 조건(?)을 이미 나열

했다싶이 완전히 그 녀의 노예가 되는 불평등 조약이었기 때문에, 난 기연이나

혜림이랑도 연락이 거의 안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혜지는 나한테 기연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 얘기해줬다. 뭐, 기연이랑 나는 혜지가 시기와 질투를 할 정도의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단지 자연스런 친구 관계였으므로, 내가 궁금해할까봐는

아니고..헤헤...또 속았죵?? 만나서 하는 얘기가 모두 주변에 대한 거니까..자주

만나다 보니 이제 자신의 얘기만으로는 더 이상 주제를 엮어 나갈 수 없어서, 주변

친구들으니 근황을 얘기하게 되는 거다...아마..다 그럴꺼야..



혜지의 얘기로는, 기연이가 나의 과동포 XX랑 헤어지고는 별볼일없는 사람과 만난

다는 것이었는데, 혜지는 기연이가 그 정도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고

했다...난 그 소식에 놀래서...그날 저녁 혜지와 헤어진 후, 혜림이에게 전화를

했다. 직접 기연이에게는 왠지 물어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혜림이에게

혜지로부터 들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혜림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도

대체 뭐가 어떻게 되가는 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날...난리가 났다.



혜지는 날 만나더니, 다짜고짜 우는고다. 어제 밤에 기연이가 전화를 해가지구는

뭐 어째 이것아..나한테 실망을 해?? 뭐 그러면서, 다시는 전화하지 말자구 그랬

단다...읏!! 뜨끔...이거 다 내가 벌려논 일이잖아...사실 말이란게,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거쳐 가면...처음에 입모양을 '오'로만 해도...나중 사람이 듣기엔

'*)(&^*%&'가 되기에...나의 방정맞은 입..사실 난 기연이가 걱정되서 혜림이랑

걱정하다가 고런 얘길 한건데...그 혜림이..요게 기연이한테는 얘기하지 말자더니

지가 먼저 다 조잘조잘 얘기한거다...뭐, 먼저 얘기한 사람이 점수를 잘 따나??



하여튼...그날 혜지는 어떻게...를 연발하면서, 계속 눈물이 글썽 글썽...어쩜

좋아..하면서..흑흑...너무 속상해 했다...그런 사건이 일어난 것에 일말의 책임

의식을 가진 나로서는 뭐, 더 이상 이 사건이 확대되기 전에 우선 혜지를 달래놓

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루 종일 달래고 또 달래고..그래도 글썽 글썽...아..

보통 사람은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꺼야..하지만, 난 죄책감과 노예 신분(??)때문에

주인님이 슬퍼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이 하인을 죽여주시옵소서....



결국..그날 혜지를 집에 바래다 줄 때도 혜지는 기운을 못 차렸고..우린 차에서

내려서...혜지네 동으로 향했다. 혜지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음....그런데, 내 옆

에서 무겁게 걸음을 옮기던 혜지는 갑자기 멈추더니, 또 흑흑거린다. 난, 정말

이 마음여린 얘한테 몹쓸 짓을 한거야...내 마음은 그 녀에 동화되어..점점 슬퍼

져갔고, 그렇게 옆에 서서 흐느끼는 혜지가 너무나 안쓰러워 보였다. 난 혜지의

두 어깨를 잡고,


        "혜지야..너무 슬퍼하지마. 다 잘될거야...내가 기연이한테 전화해서

        너의 진짜 속마음이 어떤 건지..기연이에게는 뭐라고 들렸는 지 모르지만

        사실 넌 기연이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런건데..그 사실을 내가 얘기해

        줄께...."


그래도, 혜지는 흐느낌을 멈추지 않았다. 너무나 안쓰럽다....정말...내가 아무리

달래도..오늘 하루 종일 달랬음에도 불구하고...그녀는 계속 속상해하는 것이다.



난, 혜지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을 그녀의 등으로 가져가면서, 혜지를 껴안았다.

그때까지 장장 21년을 고이 간직했던, 순결한 내 가슴이 그녀에게 처음으로 열렸

던 거다..이건 획기적인 일이야..음..




내 가슴에 느껴지는 혜지의 체온은 따뜻했다. 혜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혜지의 심장 박동은 나에게 전해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구

해서 혜지는 나의 가슴을 뿌리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 이순간..그 녀는 자신이

의지할 만한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그 때의 기분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단지 시간이 멈췄으면...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됐으면..하는 바램뿐....후후...

생각해보니...현선이랑도 한번 껴안았었군...하지만, 그건 술을 엄청먹구 객기로

한 거구...지금 이건..맨정신이야...그런 점에서..난 술먹구 그런건 치구싶지 않아.




별로 늦지 않은 시각이었는데도 오고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경비 아저씨도

순찰돌지 않았다. 그 상태로 한 10분....사실 10분이나 포옹하고 있지는 않았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다. 그건 실증나서 시간이 안

가는 거랑은 틀린 것으로, 뭐..알 사람은 다 알꺼다...극과 극은 통하니까....



그날 밤에 기연이에게 자초 지종을 설명했고, 기연이도 혜지와 화해를 했다. 하지

만, 이미 한번 어긋난 그들은 예전처럼 친해지지는 못했다..그건 내가 벌여놓은

짓에 의한 건데...어쩌면, 오히려 나에겐 잘 된건지도 모른다...맨 정신으루 포옹

도 했으니...그리구...여자들끼리 쑥덕쑥덕 하다보면, 말도 많이 나니 앞으로도

편안하게 된 걸수두 있구....










어딘가에 있을 나의 신부를 찾아서...

        Written by      JuSamos(Vidania in 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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