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민형) 날 짜 (Date): 1994년10월06일(목) 04시23분45초 KDT 제 목(Title): whitney님... 저하고 비슷한 연배시군요. 저도 곧 서울대에서의 만 12년을 맞습니다. (중간에 1년의 공백이 있지만요... :> ) 글을 지운 사람이 휘트니님이었다고 생각한 건 제 실수인지도 모르겠군요. 전 다만 그 사이에 휘트니님께서 로긴하신 걸 확인한 것뿐인데 좀 비약을 했는지도 모르지요. 예의 차리느라 주제가 흐려지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막 쓰기로 하지요. 우선 통신의 기본 예절에 대해 잘 아실 테지만 그 '기본'을 무시하는 것은 무명씨 보드의 글들 이상으로 읽는 이를 가슴아프게 한다는 걸 잘 아실테지요... 특히 특정인을 지칭할 때는 더욱... 저는 빤히 저보다 나이 어린 사람인 줄 알면서도 개인적으로 격의 없는 사이가 되기 전엔 존대를 합니다. 저뿐 아니라 누구라도 대개 그렇지요. '최정인을 약간 씹은 것은...' '권희경은 약간의 비판이 필요했다...'라는 식의 표현은 본인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주변의 누구라도 달가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휘트니님께선 주세이모스님께 대한 공격에만 열을 올리시는 듯하군요. 다른 분들을 씹기에는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인가요? 전 주세이모스님의 글들을 전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세이모스님께선 그러한 글을 누구의 기분을 상하게 할 목적으로 올리시지 않습니다. 그 글들의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도 많으시지요. 목적이야 어쨌든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가... 라고 말씀하시진 않겠지요? 거기엔 커다란 차이가 있어요. 처음에 휘트니님의 글을 읽었을 때에는 그냥 어느 젊은 사람이 경박하게도... 라는 정도의 느낌을 받는 선에서 그쳤지만 요즘 들어 확실해지는 것은 휘트니님의 글들은 사람의 가슴을 찌르기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 보드에 있는 어떤 글보다도 좋지 못한, 크게 반성하셔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로서는 꽤나 신랄한 어조가 되고 있군요. 하지만 왠지 당신에게는 미안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아마 당신이 원하시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저는 사람을 쉽게 의심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당신을 믿을 수가 없군요. 그 글을 지우지 않았다는 것도. 서울대생이라는 것도. 당신의 본명이 이영미씨라는 것도. 당신이 여자라는 것도. 나이가 많으시다는 것도... 그중에서도 가장 믿기 어려운 것은 위에 쓰신 '그래, 내 얘기를 써주마'라는 글에서 읽은 다음 구절입니다. > '딴건 몰라도 도덕에 있어서는 (잘 된 책이든 아니든)교과서 적인 것이 좋다고 > 느끼는 사람이다....나는..... ' 이 재미 없는 글을 끝까지 읽으셨을지 모르겠군요. 당신이 이 글에 대해 사려깊은 반응을 하실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조용하던 보드를 소란스럽게 하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없지 않습니다. 아마 당신은 여기에서 소외감 같은 걸 느끼고 여자애들의 고무줄을 끊어 달아나는 악의 없는 개구장이 노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악의'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좋게 봐드린다면... 당신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알지만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첫째, 당신의 무례한 언사로 인해 피해를 당하신 분들께 사과하십시오. 공개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당신 때문에 이름을 바꾸어야 했던 sting님도 빼놓지 마시고...) 둘째, 그런 식으로 계속하실 게 아니라면 새 아이디를 쓰셔야 할 것같군요. 아무리 도량이 넓은 사람이라도 휘트니...라는 이름에 대해 편한 마음을 갖기 어려울 테니까요. 물론 계속 그렇게 하실 생각이라면야... (아마 당신의 지킬 박사는 뜻밖에도 우리가 잘 아는 명망 있는 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세째, real space에서라면 당연히 교양있는 분이시겠지만 그런 이중생활 너무 즐기지 마세요. 잠시의 스트레스 해소는 될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정신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논문이나 그밖의 다른 이유로 인해 갑자기 견디기 어려운 심적 상태에서 비롯된 일이었다면 제 글이 너무 가시돋친 듯하게 씌어진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야... 할 것같은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렇지 못하군요. 그런 이유만으로 가벼이 용서받기에는 너무 큰 일을 저지르셨습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