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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
날 짜 (Date): 1994년09월29일(목) 10시56분40초 KDT
제 목(Title): [피앙세를 찾아서16.1] 스파이의 댓가...





또 하나의 써클 친구는 김 기연(가명임...이 친구는 나와 기연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서 이렇게 지어봤음.)으로, 처음에 써클에 들어가서는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그냥, 서먹 서먹하게, 뭐, 처음부터 설치고 다니는 새내기가 어딨어??

다 우선 물보느라 정신없고, 물이 흐려도 내 이미지 흐리지 않을려구 잠자코

가만히 있는거지..그러다가 포기상태가 되면, 이젠 더 이상 나 자신을 숨길필요없이

그 때부터 막 나가는 거구...그치?



그렇게 서먹서먹하게 지내다가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근데, 하루는 기연이가

날 빤히 쳐다보면서 생긋생긋 웃으며 다가오는 거다. 얘가 왜이래?? 징그럽게...

가까이 오더니, 나한테 우리 과 XX를 아냐고 물어본다. 얘긴 즉슨, 고등학교

졸업하고 첫 미팅으루 걔를 만났는데, 나랑 같은 과란다...에고, 얼마나 입이

간지러웠을까?? 장하다 기연이...일주일이나 참다니...



평소에 나를 볼 때, 멀뚱 멀뚱, 좀 이상한 사람 보듯이 하던 애가 이렇게 자기가

사귀는 애를 들먹거리면서 가까이 온 건 필시 이유가 있다. 똑똑한 내가 그런 거

모를까봐..아니나 달라?? 날 스파이로 이용하려 한다. 뭐, 돈두 안주면서, 그냥

막 공짜로 부려먹으려고 하는 거다.



남녀가 사귀게 되면,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이 알고싶은 건 당연하다. 그런데, 얘가

나한테 물어보는 것들은 나열하자면,,


        1. 요즘 걘 밥은 잘 먹고 다니냐?

        2. 소개팅이나 미팅은 안 하더냐?

        3. 어디 숨겨놓은 여자는 없는 거 같더냐?

        4. 공부는 열심히 하더냐?

        5. 데모 참가하면 니가 좀 끌어내줄래? 다치면 어떻게 해?



등등...뭐 이정도는 낫다. 심지어는


        1. 요즘 걔가 날 생각하는 게 좀 시들하지 않더냐?

        2. 얼마전에 싸웠는데,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


등등...마치 내가 XX와 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막 물어본다. 근데, 거참..

이상도 하지...기연이가 그러면 그럴 수록, 난 XX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뭐,

기연이가 나한테만 얘기했겠어?? XX에게도 나랑 같은 써클 다닌다고 다 얘기했

겠지...그러니, XX가 날 피하는 건 당연하지..나같아도 주위에 그런 스파이같은

놈이 있으면 막 도망다닐 거야..죄지은 건 없지만, 그래도 찜찜하잖아?



난 별로 XX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고싶지도 않았고, 왜냐면, 난 스파이가 되는

거 싫어...모르는 게 많았다. XX와 좀 친하게 지냈다면, 기연이한테 거짓 정보를

흘리면서 막 골탕먹였을 텐데...이건 이중 스파이의 고유 권한이다. 하여튼, 내가

생각해도 그 두 연인 사이에 껴가지고는 나만 피곤했다. 뭐, 기연이가 요구하는

정보들을 다 알아낼려면 내 365일을 다 바쳐야 했다. 뭐, 나랑 사귀는 여자도

아닌데, 내 아까운 시간들을 그렇게 다 바치겠어?? 내가 미쳤어?? 하지만, 어느

정도 요구 사항에 걸맞는 걸 얘기해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난 전서구였다. 잉...내가 불쌍하다..지금 생각해도...그래서 1학년때 미팅과

소개팅을 10번밖에 못했는지도 몰라...지금 돌려받을 수도 없고..으이구...



그 나아쁜 연인은 내가 4학년때 헤어졌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권태기에

빠졌나보다. 근데, 둘이 헤어진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헤어지기 직전에 일어난

일이 더 중요하다..나한텐...기연이는 나의 또다른 과친구를 자기 친구랑 소개팅을

시켜줬다. 근데,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그 여자애가 우리 과 동포를 막 가슴아

프게 한다는 거다. 뭐, 가슴을 후벼판다거나 칼로 찌르는 거는 아니었지만, 남자가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애는 별 반응도 안보이구 대충

만나고 그랬나보다...나아쁜 여인(상당히 순화했음. 그래도 더 나쁜 말을 상상하는

사람을 위해 본 말을 밝혀야 겠음..여인 대신 들어갈 말은 기지배였음.)..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동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가?? 뭐 잘났다구..한번 보면 혼내줘

야지...이렇게 맘먹구 있다가, 그냥 잊어버렸다. 뭐, 내가 그 여자애네 집에 가서

기다리다가 혼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동포가 그걸 바라지 않을 거 같았기 때문에

슬그머니 기억속에서 사라진거다.







어딘가에 있을 나의 신부를 찾아서...

        Written by      JuSamos(Vidania in 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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