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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Cruger (#밤흰눈비)
날 짜 (Date): 1994년09월24일(토) 09시20분47초 KDT
제 목(Title): 소낙비 속의 이별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그녀는 떠나간다..
  1시에 출발이라는 말을 듣고 너무도 지친 몸을 10시 30분에 일으켰다.
  샤워를 하고 준비를 하고, 언젠가 받았던 그 애의 일기장을 들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하늘은 어둑어둑...비가 곧 떨어질 듯이..

  거의 1년 반만에 잠시 보았던 모습 뒤로 많은 생각이 교차 하던 두 달 전..
  그리고 이제 다시 떠나가는 그 아이...

  낙성대에서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공항요..."
  봉천사거리에서 비가 듣기 시작하더니..신림사거리에서는 우박이 되어
  떨어 지기 시작했다. 천둥과 번개까지 치고..
  택시의 와이퍼가 쉴 새 없이 움직여도 앞을 보기 힘들 정도의
  소나기가 내렸다...

  나의 마음도 같이 우울해 있었는 데...
  문득 떠오르는 노랫말 들....
  김승기의 HAM이 머리속에 흐르고 있었다....

  이런 날 비행기가 뜨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12시쯤에 도착한 국제선 제 2청사...
  그 애와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기에 나는 축국 수속대 근처를
  맴돌았다. 12시 30분이 되자 그 애와 어머니, 그리고 몇몇 친척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애와의 짧은 대화...

  "미안해!"
  "일기장 주려고 가져왔어."
  "고마와."
  "잘 가라."
  "응!"

  그녀는 미래의 꿈을 따라 가 버렸다.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는 그 애를 데리고 나를 뒤로 한 채
  하늘로 치솟았다.

  돌아나오면서 그 애의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
  "아무 생각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

  돌아오는 길에 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하늘은 이제 맑게 개어 있었다. 언제 비가 왔었느냐는 듯이..
  차라리 지금 비가 오지...하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그 애를 떠올려 보았다..

  2년 전에 떠날 때 잘랐던 머리가 이제는 예전의 길이 만큼
  자라있었다. 시간은 흘러 갔지만 그 애의 모습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것일까.. 그럼 나의 모습은...

  이젠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도 나의 모습에 자신이 없어 다가갈 수
  없는 한 작은 인간...

  그래서...그래서...잠행을 결의한다...


       새벽에 바람이 좋은 날이면 나가서 바람을 맞고 노래하자.
                                       밤흰눈비..Michel Cru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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