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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9월23일(금) 07시48분14초 KDT
제 목(Title): 갈매기의 여행기(6)


아차 아까 실수 하나!

서쪽이면 해가 늦게 지죠!  :)

겨울이라서 그랬나 봐요. 6시도 되지 않았었는데...

노을은 참 아름답더만요.

지치고 피곤했던 우리들이었음에도 충분히 눈길을 앗을 정도였으니...



이제부턴 즐거운 산길이 아니었다.

눈싸움이나 장난을 치는 사람도 없어지고...

하나둘 배고프다는 사람이 나온다.

하지만 우린 인스턴트 식품은 준비를 하지 않았었으니...



산길로 접어들기전에 쵸콜렛을 사게 했던 본능의 SOS가 이걸 예고한 것이었나 보다.

그나마 두꺼운 쵸콜렛이라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었다.

여자들은 한조각씩 남자들은 반조각씩 간격을 두어 배급을 했다.

평소에는 남자들이 먹는 걸 더 밝히지만...

그런 경우에는 정반대다.

당연하지... 이미 눈쌓인 산길을 다섯시간이나 걸었던 몸들이니...

여자들은 쉽게 지친다.

그래서 자꾸만 더달라고 하지만...

그러나 이 쵸콜렛은 마지막 보루!!!

어쩔 수가 없었다.

최소한의 열량보충만 할 수 밖에...

근데 큰일이다.

탈진하는 애들이 나오는 거다.

동상의 기미도 보이고...

갈매기의 발도 온전친 못하다.

그렇다고 이미 엎질러진 것...

한 번도 와보지 않았으면서 아는 척 우리를 끌고온 놈을 욕만 할 수도 없고...

하긴 그일 이후 걔가 가자는 곳은 언제나 제외낮었지... 후후...  :)



해는 져가고 그렇게 헤메던 중...

드디어 약간의 인가가 나왔다.

살았다는 생각이 일단은 든다.

탈진한 여자애를 부축하고 걸으니 갈매기도 빨리 지치고...

하지만 거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다.

마을분들은 걸어선 거기까지 못간단다.  이그 웬수!!!  :<

잠시 앉아 있는데...

야호!

그 산길로 트럭이 지나간다.

일단 산길을 벗어나고자 세운 트럭은 마침 우리의 목적지까지 가는 차였다.

트럭뒤에 올라타고...

한참을 거
       걷다가 이젠 트럭뒤에 타니...

땀까지 식고...

차는 달리니 바람까지 쌩쌩 부는데...

정말 춥다.

으흐...

게다가 아까 탈진한 여자애들은 더 춥다고 난리고...

별 수 있남...

점퍼를 벗어주곤...

사실은 떨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사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온 갈매기는 여기 여자들보담 훨씬 추위에 약하다.

옆길로 새자면...

서울아가씨들 사귈때 가장 황당할 때가 겨울에 데이트 할 때다.

원 춥지도 않은 지... 옷이나 좀 두껍게 입고 오지...

"추워요" 한 마디면 안그래도 추위에 약한 갈매기 점퍼까지 벗고는...

앞에선 괜찮은 척해도 온몸에 힘 꽉 주고 버틴다.

집에 가면 당연히 한참을 아랫목에서 몸을 녹이고...    :)

그렇게 트럭뒤에 몸을 싣고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열시가 다되어간다.

세상에!!!

거길 걸어가자고???

더군다나 아까 트럭 탄 뒤로는 인가도 없었는데...

거기서 우리의 불쌍한 변산파는 또한번 지탄을 면치 못한다.

아까 마을사람들이 걸어서 오늘까지 못간다고 하기 직전까지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도착할겁니다."란 소리를 주절데고 있었으니...

빨리 방을 잡고서는 물부터 끓였다.

동상기운이 있는 사람들은 일단 발부터 씻고...

갈매기의 신발은 아예 얼어 있었다.    :)



그래도 따뜻한 방에 들어오니 다시 힘이 난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밥도 먹고... 참 많이도 먹었다.   :)

찌게에 소주를 들이키니... 그래도 재미있다.

하긴 고생않고 여행을 하면 무슨 재미가 있고 무슨 추억이 남을려구...

아마 이 변산여행도 고생을 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 듯...

갈매기 여행 중에서 추억에 젓게 하는 거의 유일한 단체여행이었다.   :)

후후... 그래도 동상 걸린 사람이 없어서 다행!     :)






  -- 그래도 다시 그 겨울변산을 그때의 사람들과 함께 가고픈...

     추억에 젖어있는 갈매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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