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吝) 날 짜 (Date): 1994년09월13일(화) 18시38분05초 KDT 제 목(Title): [피앙세를 찾아서13.2] 어울린다는 여자 직접 설문 조사를 해보신 분들이면 아시겠지만, 단지 종이에 써있는 것에 대해서만 대답을 듣는 것으로 모두 다 끝나는 게 아니다. 그거 자체가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예를 들어, 빚은 얼마나 지고 계십니까...에 대해 도대체 난 왜 이런 걸 알아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할 수 없이 응답자가 한참 계산할 동안 기다려야만 한다. 또한 지금 예금고는 얼마나 되는가...월급은...부수입은... 아....이런 것들은 정말 하루에 끝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내일은 이 사람들이 집에 있다는 게 확실하지도 않고, 또 여기까지 온다는 거 자체도 귀찮고, ... 어느덧 약속 시간을 훨씬 넘겨버렸다...마음 한 구석이 켕기기는 하지만, 뭐 이미 예고한 바가 있으니까..내가 나 혼자 잘살자고 이런 일하나?? 다 지를 먹여 살릴려고 이런 일 하지...크 남자의 설움.... 어둑 어둑해진 후 난 집에 왔다...지친 몸을 이끌고...그래도 가슴은 뿌듯했다. 이제 모든 일을 마쳤기 때문에...와!! 지옥같은 설문조사...남들은 집에서 머리를 굴리고 연필을 굴리고 계산기 두드리면서 조작해가지고 제출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서 난 설문 조사라는 거 자체를 믿지 않는다...헤헤.....특히 한국 은행꺼. 난 고지식한 조사원이므로, 일일이 뛰어다닌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뿌듯함도 잠시....전화......가 온다...에구....연희일꺼야... 연희는 나한테 마구 화를 냈다. 축제에 같이 가지 않은 건 그렇다 치고, 친구들을 소개팅 시켜주고는 그 옆 자리에서 날 기다리다가 바람맞는 걸 보여 줘서 챙피했 다면서, 막 화낸다....나 역시 화를 냈지....난 널 먹여 살릴려구 그런거고...미리 얘기했었구...나도 가고 싶었지만, 정말 그 설문 조사라는 게 어떤 건지 넌 모른다 고 얘기하면서...하지만 한번 불붙은 연희의 머리는 대머리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일으킬 정도로 꺼지지 않았다...결국.. "연희야..미안해. 하지만, 이해해줘..그리고 화 풀어." "화 풀라구?? 그게 말이나 돼?? 내가 얼마나 챙피했는 지 알아?? 우쭐 거리면서 앉아있다가 보기 좋게 바람맞았는데." "내가 미리 얘기했었잖아. 그리고 너도 좋다구 그랬었구...그러니까 화 풀어. 안 그러면 안 만난다." "치...못 풀어..." "너, 진짜 이렇게 나올꺼야??? 좋아...나도 화났다. 우리 이만 헤어 지자...나도 피곤하니까...너도 뭐 나같은 애 피곤하지 않겠냐???" "좋아, 오빠. 그럼 잘 있어..." 난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연희랑 헤어진 것을...이렇게 귀찮게 해서야...남자가 일을 하다보면 약속을 어길 수도 있는 거지..다른 여자 만나러 간 것도 아니고, 일부러 안 간 것도 아니고....한 번쯤은 봐줘야 하는 거 아니야???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여자의 자존심은 상당하다. 그리고, 항상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한다....이런 생각에서 각자 생각해 보길 바래요... 난 홀가분하게, 그 후로 자연스럽게 생활했다. 뭐, 난 엄청난 마음의 상처에 의해 충격을 받아서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도 안했으며,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사실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채였기 때문에 전혀 상처받을 게 없었다. 그리구, 내 생각에 연희는 자신이 그러한 결말쪽으로 밀고 간것이었다. 한번만 더 얘기하면 나 다시는 너랑 안만난다고 말한게 그 전화에서 4번이나 되었고, 화 안풀어도 안만난다고 한 게 2번이나 되었는데, 화났냐고 물어보면 화났다고 그랬으니, 뭐 그거지.....지가.. 비온뒤에 땅 굳는다는 게 마음이 굳어진다는 건가???? 좀 이상하다... 하여튼....그러고서 일주일이 지났다.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JuSamos 오빠야?? 근데, 남자가 왜 그리 쫀쫀해?? 진짜로 전화안하네...난 기다리고 있었는데...우리 새언니가 전화 올거라구 그래서 나도 기다리고 있었어...아직도 화났어??" "왜 전화했냐?? 우린 끝났는데..." 음...매정한 나...이건 현선이에 대한 복수심도 아니었고, 성현이와의 헤어짐에 대한 죄책감에 의해서도 아니었다. 또 시달리기가 지긋지긋해서였다. 나의 그런 매정한 말에도 연희는 꿋꿋하게 웃으며 대화를 이어간다. "에이, 아직도 화 안 풀렸어?? 장난친거 가지구..." "뭐?? 장난?? 너 장난 두번만 쳤다간 사람 죽이겠다. 장난은 무슨 장난 이야..넌 장난인지 모르지만, 난 장난아니야." "그러지 말구, 화풀구, 오랫만에 만나자아....잉..." 그래, 뭐, 만나주지...아...끝에 잉 은 우는 게 아니라, 애교를 피는 거다. 이미 내 마음은 저만치 떠나갔지만, 이렇게 한 여자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 싫었다. 그래서 난 진짜 못이기고 - 못 이기는 척이 아님...-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약속 시간은 다음날 4시, 장소는 압구정동 Neo(지금은 EssEss인가??)였다. 다음날 난 약속 장소에 나갔다. 연희는 학교에서 수업받고 온다고 그랬다. 그런데, 약속 시간이 되도 안온다...음..조금 늦는 거겠지... 10분이 지났다...뭐..이 정도 기다리는 건 기본이지... 20분이 지났다...음...얘가 왜 이렇게 늦지?? 차가 많이 막히나?? 30분이 지났다...윽...무슨 꿍꿍이 속이 있나봐... 40분이 지났다...으악...얘가 나한테 복수하는 거 아냐?? 늦게 나와가지구 나 기다리게 만들려구... 그래도 안 온다. 50분이 지났다...증말 안오네...늦게 오는 게 아니라 아예 날 바람 맞히는 거구만, 자기도 바람맞았다구...좋아 매너상 10분 더 기다려준다. 이왕 기다리는 거 1시간은 기다려 줘야지. 근데 너 그 전에 오면 나한테 죽었다. 이젠 약속된 1시간...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진짜 너무하는군, 연희가 설마 이럴 줄이야... 그러고선 씩씩대면서 집에 갔다. 근데 가자마자 어머니께서 나를 부르신다. "얘, 너 어디갔다오는거니?? 너 누구랑 약속하지 않았니?? 지금 한 여자애가 약속 장소에서 기다린다더라..방금 전에 전화왔었는데, 금방 다시 한다고 그랬어." 이게 무슨 일인가?? 약속 장소를 둘 중 한 사람이 잘못 알고 있었던 거 아닌가?? 아니다..분명히 Neo였다. 그러니까, 난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었다. 기다리면서 혹시 연희가 옆에 추억만들기에 가있지는 않은 지 기웃거렸기 때문에 추억만들기에 연희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궁금, 궁금... 그런데, 전화벨이 울렸다. 분명 연희다. 난 엄청 열받아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잽싸게 전화통으로 달려갔다...넌 죽었다... 다음에 계속... 어딘가에 있을 나의 신부를 찾아서... Written by JuSamos(Vidania in S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