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莫) 날 짜 (Date): 1994년09월10일(토) 12시34분31초 KDT 제 목(Title): [백과사전3] 창세기 개미 문명은 어떻게 건설되었을까? 그것을 이해하자면, 수억 년 전 지구 위에 생명이 처음으로 출현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구 최초의 거주자들 중에 곤충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 세계에서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작고 연약한 그들은 모든 포식자들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먹이였던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곤충들은 메뚜기처럼 번식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알을 아주 많이 낳아서 그것 들 중에 꼭 살아남는 자가 생기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어떤 곤충들은 말벌이나 꿀벌처럼 독을 선택했다.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그들은 독침을 갖추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스스로를 무서운 존재로 만들어갔다. 어떤 곤충들은 바퀴벌레처럼 포식자들이 먹기에 부적합하게 되어 가는 쪽을 선 택했다. 특수한 분비샘에서 나오는 물질이 그들의 살에서 고약한 맛이 나도록 해주기 때문에 어떤 포식자도 그 고기 맛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어떤 곤충들은 사마귀나 밤나방처럼 위장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풀이나 나무 껍질과 비슷해 보이게 함으로써 그들은 살기 험난한 자연 속에서 발각되지 않고 지내게 되었다. 그렇지만 약육 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초기의 정글에서 많은 곤충들은 살아 남기 위한 <비결>을 찾아내지 못한 채 소멸할 운명을 맞는 것처럼 보였다. 그 <불리한 처지에 놓인 곤충들>중에서 가장 먼저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흰개미 이다. 땅거죽 위에 모습을 드러낸 지 1억 5천 만년 가까이 된 곤충으로서 나무를 쏠아 먹고사는 이 종은 불운하게도 종의 영속성을 유지할 만한 수단을 찾아내지 못했다. 포식자는 너무나 많은데, 그들에게 저항하기 위한 천연적인 수단이 마 땅치 않았다. 흰개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많은 흰개미들이 죽어 갔고, 살아남은 자들은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리다가 하나의 독창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부터는 혼자 싸우지 말고 똘똘 뭉쳐 집단을 만들자. 혼자 도망가려고 애쓸 게 아니라, 스무 마리가 모여 함께 맞서면 우리의 천적들이 우리를 공격하기가 한결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흰개미가 사회 조직이라고 하는 복잡성을 띤 생존 방법의 길을 열엇 던 것이다. 그 방법은 가장 확실한 생존 방법의 하나였다. 이 곤충은 작은 세포들이 모인 것처럼 살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족 단위의 사회를 이루었다. 알을 낳는 어머니 흰개미 주위에 모두가 모여 살았다. 그러다가 가족이 촌락이 되고 촌락이 커져 도시가 되었다. 모래와 흙반죽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도시가 곧 지구의 모든 표면에 솟아오르게 되었다. 흰개미는 영리한 곤충으로 최초의 사회를 형성한 우리 행성 최초의 주인이 되었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