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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oric (늘푸른오리)
날 짜 (Date): 2006년 7월 24일 월요일 오후 02시 12분 49초
제 목(Title): Re: 보건의료 관련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아직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대회를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장치가 많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만 조금 많이 모이면 최루탄을 쏘아 대던 시절의 운동방식, 정확히
  는 갈 곳 없어 학교를 두드려야 했던 80-90년대와, 갈 곳이 충분히 많이
  있고, 무력진압을 할 의사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예전의 관
  행대로 학교 뒷마당을 고수하고 있는 노동조합과 일반 학생 사이의 괴리
  감이겠지요. 

  독재시대는 누구라도 분노의 돌멩이를 들었지만, 지금은 딱히 그렇게 분
  노의 대상도 없고, 사회적 모순은 상존하지만, 그 모순이 공분을 일으킬
  만한 상황은 아닌, 치밀한 전략과 정치로 풀어가야 할 상황임에도, 아직
  투쟁가는 변함 없이 불려지고 있는 데서 오는 차이라 생각됩니다. 

  대상 없는 투쟁은 결국 일반학생과 운동권이라는 선을 긋게 만들고, 총
  학생회장의 자리는 튀어 보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점령하여 해프닝을 양
  산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는군요. 그렇다고 사회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지금 후배들을 그렇게 비난할 것도 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박종철 열사
  가 목숨을 바쳐 보호했던 박모 선배께서는 인권을 그리 사랑한 나머지
  한나라당 중앙위원회에서 인권위원장 하셨고, 민중해방하시겠다고 민중
  당 창당하신 두 양반은 한나라당 도지사와 한나라당 최고위원 하시면서
  그 과거를 참회하셨으니 말입니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수십여 년 간 싸워 왔다가 어느 정도의 평화시
  기가 되었는데, 다들 그 싸움의 이유는 잊어버리고, 싸워 왔던 반동으로
  서로 다시 어떤 위치에서 서 있던지 상대방을 적으로 만들고 왜 싸우는지
  도 모르면서 싸우는 것이 반복되는 듯 해요. 

  룰을 다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합니다. 부도덕했던 독재자들의
  무원칙한 시혜성 정책과, 그들을 부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던 뜨거운
  가슴만을 지닌 학생들의 한판 전쟁이 끝난 뒤, 그 누구도 어떻게 뒷날을
  수습할 것인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기엔 
  방울을 걸 고양이가 너무 커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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