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NU ] in KIDS
글 쓴 이(By): heloise (오후의햇살)
날 짜 (Date): 2003년 7월 11일 금요일 오전 01시 19분 45초
제 목(Title): Re: 구체적인 사례?


석박사 학생들을 착취하는 교수 등 대학원을 둘러싼 문제들을
해결해보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하자는 쓰레드가
어느새 chilly님과 다른 분들의 토론으로 번졌네요.

SNU보드를 읽으면서, 다른 주제의 쓰레드에서도 이것과 비슷한
패턴의 전개가 있었던 것 같아서, 저도 생각한  점을 적어보고 싶습니다.

A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해보자 라는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A보다 B라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 내지
A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라는 의견이 나왔을 때, 이 의견은
전체 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혹은 어떤 영향을 끼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을까요)?

만약 새 의견의 주인이, 정말, B라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한정된 사회의 역량을 A를 해결하는 대신 B를 해결하는 데 써야한다는
의지를 갖고 B를 해결하자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논의를 풀어가거나
아님, "A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풀자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 의견은, 결국, A라는 문제를 풀려고 하는 노력들을 희석하고 좌절시키는
작용을 하는게 아닐까요? 
개혁을 원치않는 쪽에서, 가장 편하게 쓸수있는 논리중의 하나가,
"그렇게 한다고 모든 게 해결될까, 다른 문제도 중요하고,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어쩌고..." 인 듯하고
조선일보의 양비론도 그 때문에 비판받는 것 같고요.

이런 틀에서 보면, 이번 쓰레드에서, 대학원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사례들을 모아보자는, 매우 구체적인 문제해결행위가 나왔을 때,
결식 아동의 문제도 중요하다, 또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라는 chilly님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역량을 결식 아동문제로 옮겨서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 든지,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 (교수의 인격에 의존하지 않는, 좀 더 시스템적인
차원에서의 돈의 흐름...(?))을 위해 이렇게 해보자 든지
하는 식으로 그 의견이 발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쓰레드를 읽으면서, chilly님의 의견이, 지금의 구체적인
논의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마, "chilly님은 결식아동들을 위해서 뭘 하고 계시냐"는 질문도,
결국 chilly님 의견의 진의는 무엇인지, 역량을 결식아동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집중하자는 쪽으로 진지하신 건지 그런 걸 여쭤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질문이 나온 구체적인 문맥은, 참 결례가 될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만...

chilly님을 공격하는 듯한 글이 되어서, 죄송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위에서 설명한 제 자신의 좁은 생각의 틀에서 
판단하면서,
chilly님의 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기에,
다분히 그런 뉘앙스가 실려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또 chilly님
설명을 듣고, 좀 더 긍정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게
제 진심입니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