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ne (최 정인 ) 날 짜 (Date): 1994년08월25일(목) 00시37분10초 KDT 제 목(Title): 유유(6-2) 헝가리.. :( 헝가리에서 배고프게 된 눈물겨운 사연 - 헝가리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것이.. 굴라시 수프이다. 유월이는 후추가 들어간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니.. 그런 음식을 안 먹는다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그 수프에 대해서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지만 친구가 굉장히 먹어보고 싶어하는 눈치라서 같이 헝가리 토속(?) 음식점을 찾아다녔는데.. 시내 관광을 대충 마치니 슬슬 저녁 챙겨야 할 시간. '호텔 가는 방향으로 걷다 보면 식당 하나 안 나올까..' 했더니 웬걸.. 세상에.. 난 그렇게 음식점 드문 도시 처음 봤다. '여긴 무슨 먹자 골목 같은 것도 없나..' 기껏 눈에 띄는 곳이라고는 정통 영국식 펍(Pub), 피자 가게, 아니면 햄버거 집.. 그렇게 한참 걸어가다가 구세주(?)를 만났다. 어느 모녀가 친절하게도 헤매고 있는 우리를 보고 다가왔던 것이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딸과 그 엄마가 우리에게 더듬거리는 영어로 어디를 찾느냐고 물었다. '저녁 먹을 곳을 찾는데요..' '아.. 그럼.. 이 골목을 돌아 가면 맥도널드가 나오는데..' 으으.. 맥도널드 같은 데 갈려고 했으면 벌써 갔지.. '아뇨.. 굴라시 같은 (현지어(?)로는 '구야시'..) 헝가리 음식이 먹고 싶어요.' '음.. 헝가리 음식.. 따라오시겠어요?' 그러더니.. 우리를 근처의 호화 레스토랑 앞으로 데리고 가는 거다. 반바지 차림으로는 입장이 어림도 없을 것 같이 보이는.. 저녁 시간으로는 조금 일렀기 때문에 식당 문이 아직 닫혀 있었고 덕분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들을 보낸 뒤 거기서 멀리 도망칠 수 있었다. 조금 후 어느 부녀를 만났고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더듬거리는 영어.. 맥도널드.. 비싼 레스토랑.. 대책 없이 계속 걷는 수밖에.. 그러다가.. 어느 거리에 이르자.. 식당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 약간 호프집 분위기 나는 식당에 가게 되었는데.. 식당 앞에 걸어 놓은 메뉴에 반갑게도 '굴라시'가 있는 거다. 웬 재수! 하고 더 긴 생각 없이 들어갔다. 친구는 굴라시와 돼지고기 요리를 하나 시키고 유월이는 닭요리.. 조금 후 화장발 짙은 한국 여자애 둘이 들어와서 옆 테이블에 앉더니 비슷한 주문을 했다. '무슨 배낭족이 저런 차림으로 다니지..' 친구와 둘이서 그러고 있는데.. 물론.. 안 들리게.. '어.. 근데 왜 쟤네 것이 먼저 나오는 거지???' 그리고는 한참 후에 웨이터가 우리가 한 주문을 확인하러 왔다. (그 멍청하게 생긴 주방장 겸 웨이터가 담배를 뻑뻑 피워가면서 주방 일을 하는 것을 보고 그 때 알아차려야 했는데..) 그리고.. 30분 가량 더 지나고.. 음식을 가져다 주는데 (굴라시는 빼고) 내 것이 닭고기가 아닌 거다. 그래서 애써 독일어로 문장 만들어서 이거 아니라고 했다. (보통 사람들에겐 영어보다는 독일어가 잘 통해요.) 그러는 동안 그 여자애 둘은 다 먹고 나가버렸고..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호텔에 묵었더군요.) 결국은 더 참을 수가 없어서 주문한 지 50분만에 콜라 두 잔이랑 친구가 먹은 요리 값만 내고 나오려는데.. '난 이런 음식 먹으려고 50분 기다린 것이 아니다' 이 문장 생각하느라 몇 분 더 걸리긴 했지만.. :) 이 아저씨를 불러서 말을 하려는데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오는 거다. 하는 수 없이 그냥 영어로 막 뭐라고 그랬다. 그 아저씬.. 전혀 미안한 기색 없이.. 갈테면 가라.. 이런 식이었고.. 테이블로 와서 계산을 하는데.. 으잉.. 합계에 10% 더 붙인 게 뭐야? 물어보니까.. 뻔뻔스럽게도.. 'service charge'라고 대답한다. 무슨 서비스를 해 준 게 있냐고 따지니까 그 10%에는 X표를 하더니 원래 금액만 내란다.. 양심이 아주 없지는 않군.. 그렇게.. 유월인 콜라 한 잔 밖에 못 먹고.. 나와버렸다.. 공산주의 하에서 개인의 노동 의욕 상실.. 그런 엉뚱한 것까지 떠올라 결부시키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하여튼.. 굉장히 불쾌했다. 그래서.. 그 날 저녁은.. 호텔 가는 길에 들른 수퍼마켓에서 산 요플레로 때웠다는 이야기.. (독일에서 걸린 감기가 도질 수밖에요..) ((( )) Imagine a month of Sundays, each one a cloudy day ( o" o" Imagine the moment the sun came shining through ' >>>_ Imagine that ray of sunshine as you.. ______ ^ <_< _________________june@kids_____s_jungin@cd4680.snu.ac.kr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