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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sd (이상진 )
날 짜 (Date): 1994년08월24일(수) 17시08분51초 KDT
제 목(Title): KENNY G, NEWS, .... 케니 지, 뉴스, ...


Kenny G의 부드러운 음악이 흐른다.

아침 여섯시다. 졸음에 겨운 귀로 그 선율을 즐긴다.

그 부드러운 섹스폰의 음성을 깨고 잡음이 비집고 들어 온다.

" 오늘 새벽 ........ "

여섯시 십분... TV가 켜지고 뉴스가 지꺼리는 소리다.

이제 일어나야 한다는 최후의 경고다.

 ( 저 지겨운 아나운서 목소리...언제나 한결 같군.. )

L은 마지 못해서 이불을 걷어 차며 일어 난다.

불에 커피물을 올리고..토스트기에 빵을 넣고..샤워꼭지를 튼다.

샤워기에서 나온 물줄기가 머리칼을 적시며 얼굴을 흘러 목을 타고

몸으로 퍼져나간다. 이제야 좀 정신이 드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도 몸이

찌뿌둥한건 마찬가지다.

커피잔에서 번져나오는 커피향을 들이 마마시며 정신을 가다듬고 신문을

펴든다. 1면을 장식하는 항상 그 지겨운 정치꾼들 얼굴..경제가 어떻고..

해외토픽도 그렇고...L은 어제 확인하지 못한 프로야구 결과를 보기위해

 스포츠면을 뒤적인다.

 ( 제길.. 아깝게 역전패했군.. 오늘 운도 텃네... )

 벽의 시계가 7시를 향해 부지런한 발거름을 옮기고 있다. L도 그에 뒤질 새라

 바삐 출근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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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은 항상 북적댄다. 이 시간이면 시멘트굴에서 빠져나와 다시 지하굴로

몰려들고, 그리고는 양철통속으로 들어간다. 커다란 구렁이가 땅속을 헤집고

지나 듯 양철통은 미끄러져간다. 그 속에 가득 드러찬 사람들.. 서로의 몸과

몸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서로 맞대고 부벼댄다. 서로의 숨을 나눠 쉬면서..

잠깐식 몸을 틀 수 있는 정류장에서 잠시 열렸다 닫히는 자동문.. 밖으로 튕겨

나갔다 다시 힘을 다해 밀치고 들어오는 이.. 붉은 옷의 푸시맨은 힘껏 안으로

안으로 사람들을 구겨 넣고..

그러나 항상 지하철의 절반은 고요하다. 전등이 붙어있고 광고가 손짖하고 에어

콘 바람이 흘러나오는 지하철의 윗쪽 절반은 텅텅 비어있다.

 ( 사람이 하나도 없는 저 위에서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으면...)

지루한 출근길에 하릴없는 공상에 빠진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딱딱한 목소리.. L이 내려야한다고 한다.

 ( 이 지긋지긋한 뱀의 뱃속 같은 곳에서 드디어 나갈 수 있군.. )

하며 L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문쪽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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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문 앞에 많은 사람들이 서있다. 곧 철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쓸려 들어간다.

작은 철박스안에서 사람들은 모두 한곳을 응시한다. 1..2..3..F..5..........

자꾸 늘어나는 숫자를 바라보며 그저 지상에서 멀리 떨어진 그들의 생애를 꾸려

나가는 곳에 다다르기는 소망한다. 그 숫자들을 올려다보며..기도하듯...

 사무실에 들어선다. 어제와 같은 배열의 책상, 의자, 컴퓨터.. 어제와 같은

자리에 같은 시간에 앉아있는 얼굴들.. 어제와 같은 시간에 행해지는 그들의

같은 행동들...갑자기 L은 머리가 아파온다. 나가서 커피라도 한잔 해야겠다.

커피를 한잔 뽑으면서 L은 이러한 자신의 두통이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증상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그리고 그 처방으로 항상 이 자판기의 종이컵

커피 한잔을 마신다는 것도...

 오늘도 어제와 같이 저 컴퓨터 안에 숨어있는 벌레를 잡아야 한다.

 ( 이 벌레들도 모기나 바퀴벌레 잡듯 약을 뿌려서 한번에 잡을 수 있으면..)

 부질없는 생각을 뒤로하고 L은 모니터를 켜고 어제의 그 문제 부분으로 파고 들어

간다. 어디에 벌레가 숨어 있을 까...

어느새 시간은 점심을 먹으라고 한다. 한참을 쉬지도 않고 전자파 샤워를 해서

그런지 몸이 영 말이 아니다.

 ( ..으.. 빌어먹을 이 컴퓨터... 언 놈이 만들어 가지고...)

............. 몇마리 잡지도 못하고 시계는 우리를 사무실에서 내 쫓으려한다.

오늘도 성질만 죽이다 열만 받았지만 하는 수없이 일을 내일로 넘겨야한다.

생각같아서는 L은 모니터를 한방 갈겨 주고 싶다. 아니 그냥 때려 부수고 싶다.

(... 내일은 모기약이라도 뿌리고 시작해야 겠군...)

 진저리나는 모니터를 꺼버리고 미련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도시는 벌써 태양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네온의 불빛을 즐기고 있다.

 또 그렇게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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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 G의 부드러운 음악이 흐른다.

아침 여섯시 오분이다. 졸음에 겨운 귀로 그 선율을 즐긴다.

그 부드러운 섹스폰의 음성을 깨고 잡음이 비집고 들어 온다.

" 오늘 새벽 ........ "

..... 여섯시 십오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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