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5년05월04일(목) 18시45분52초 KST 제 목(Title): [여행기 XIV] 부스러기 이야기... 세계공통을 쓸 때 썼어야 하는데 빼먹은 이야기... 유럽에서는 치사찬란하게 공공 화장실에서 돈을 받아먹는다. 기차역이나 지하철 근처의 화장실을 한번 이용하는데 우리돈으로 300원정도를 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돈없는 배낭여행자들은 잔뜩 비축(?)을 해두었다가 한 큐에 해결을 하던가 아니면 맥도널드 햄버거 상점에서 점심을 먹고 그 안의 화장실에서 (요건 공짜..) 오후에 볼 것까지 미리(?) 다 봐 버리곤 한다. 란다우가 하이델베르크의 맥도널드 에서 꼭 같은 일을 하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줄이 엄청 길어서 한 10 미터정도 주욱 늘어선 것이었다. 모범시민 란다우 질서를 지켜 그 줄에 섰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흘끔흘끔 쳐다보는 거였다. 처음에는 보기드문 동양인이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화장실 질서를 유지하던 맥도날드 직원이 손가락으로 날 까딱까딱 부르더니 ...으윽.... 왜 칠칠맞게 여자화장실 줄에 남자가 서 있냐는 것이었다. *P 당연한 이야기지만 남녀 화장실을 같은 크기로 지어 놓으면 남자화장실이 덜 붐빈다. 그곳에서도 남자화장실은 줄을 설 필요없이 그냥 들어갈 수 있었고 여자화장실 쪽에 여자들만 줄을 주욱~ 늘어서 있었는데 멍청한 란다우는 질서를 지킨답시고 그 줄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던 거다.흑흑흑..;_; 여자화장실 부족한 것도 세계공통..:P 난 여행의 비수기에 여행을 해서 한국 사람을 만날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왠걸 가는데마다 거의 날마다 한국사람을 만났다. 비수기에 이 정도니 배낭여행 성수기인 7,8 월에는 파리에 가면 한국사람 밖에 없고 함부르크 중앙역은 서울역 광장보다도 한국사람 많다는 농담이 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동포를 만나서 재미있었던 일도 많았지만 솔직히 기분 나쁜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자칭 `여행도사' 를 만나면 잘난척 하는데 질려 버리게 된다. 만나는 놈마다 여행기간을 물어보고 나처럼 여행기간이 2주 밖에 안 되는 사람은 무시하기 일쑤이고 ( 애개...겨우 2주? ) 비행기표 얼마에 샀냐고 물어서 자기보다 10불이라도 비싸게 샀으면 병신 취급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공적인 일로 갔기 때문에 연구실 의 단골 여행사를 이용하는 대신 편도 비행기값을 지원 받았다. 내돈은 500불정도.) 하지만 가장 웃기는 부분은 그동안 돈을 얼마나 아꼈느냐를 자랑하는 부분이었는데 그들의 자랑거리는 대부분 아는 사람을 만나서 빈대붙는 방법으로 공짜로 여행을 다녔다는 것이었다. 그 꼴들이 하도 아니꼬와서 난 하이델베르크에 아는 친구가 있었고 런던에도 고교 선배님이 계셨지만 일부러 내 혼자 힘으로만 다녔다. 언젠가 여름에 귀국했던 유학생 친구가 잊어먹을만하면 한번씩 사돈의 팔촌 정도 되는 아는 사람들이 찾아와 빈대 붙는 것이 의외로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지금은 유럽까지 와서 찾아 오지 않고 그냥 돌아 갔다고 직싸게 욕을 먹고 있는 중이지만...헐헐헐...:) 비수기에 여행을 하면 좋은 점은 숙소나 기차편에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가 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시즌이 아니라서 명소들이 문을 닫거나 공사중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참 공을 들여 찾아간 장소에 떡하니 겨울에는 문을 닫습니다.....하는 표지를 보고 터덜터덜 돌아올 때는 정말 사람 힘빠진다. 독일은 유럽 여러나라 중에서도 학생들에게 가장 관대한 나라이다. 독일대학의 학생 식당은 멘사(Mensa) 라고 부르는데 사람의 직급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값을 달리 받는다. 제일 싸게 먹는 사람이 독일의 대학생이고 그 다음이 외국의 학생이며 세번째가 독일대학의 직원...뭐 이런 순서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만들어간 국제 학생증을 이용하고 뒤스부르크에서 배운 방법대로 란다우는 독일대학의 학생식당 신세를 많이 졌다. 다른 때야 빵에 잼 발라 먹거나 맥도널드 햄버거로 때우기 일쑤 였지만 멘사에서 밥을 먹을 때는 굵직한 닭다리에 감자에 요구르트,콜라, 야채를 합쳐도 3500원정도면 충분히 먹을 수 있어서 배고픈 학생 에게는 완전히 천국(?) 이었다. 이걸 가리켜서 날 초청해준 독일 교수님은 ` 독일식 사회주의 ( German Socialism ) ' 이라고 우스개를 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비엔나 공과대학에서 먹은 닭다리. 맛도 좋았지만..... 밥을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너무 서두르다가 란다우는 그만 견본으로 올려 놓은 접시를 집어 들었던 것이다. 금방 나의 실수를 알아 차리고 도로 놓았지만 거기서 배식을 해주던 오스트리아 식당 아주머니에게 서두르는 내가 어지간히 배고파 보였나 보다.(하긴 기차가 연착하는 바람에 그날 아침을 굶었기도 했죠.) 그 아주머니 날 보고 씩 웃으시며 큼직한 닭고기 한점과 감자 몇개를 더 얹어 내주었는데....고맙다고 말하고 자리에 와서 밥을 먹으면서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나서 입으로는 닭을 뜯고 눈으로는 눈물이 나고 하는 기가 막힌 광경을 연출 하기도 했다. 그 비엔나 아주머니에게 축복이 있기를....:) 비엔나 닭고기 맛은 평생 못 잊을 거다. 내가 다녀본 여러 도시 중에서 (도시 숫자로는 16개.) 가장 재미있었던 곳은 파리 였다. 꼭 파리 아가씨들이 이뻐서가 아니라 (:P) 파리는 볼 것도 많고 분위기도 외국인을 이상하게 쳐다 보지 않고 다른 유럽 도시에서 보기 힘든 생동감을 가지고 있다. 파리의 지하철 메트로만 타고 있어도 그 한칸 안에 온갖 인종이 짬뽕되어 있는 거며 갖가지 노래를 부르며 구걸하는 거지들 구경하는 거며 재미가 그만이다. 스위스에서 만난 어느 한국 여행자 아가씨 왈, 자기는 신혼여행지를 고르러 다닌다고 하던데 나보고 유럽에서 신혼여행지를 고르라면 단연코 파리를 일등으로 꼽겠다. 히틀러가 파리를 불살라 버리라고 명령했을 때 파리주둔 독일군 사령관이 그 명령을 어기고 그대로 남겨 놓았기 때문에 파리가 옛날의 모습을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다지? 나도 이제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이쁜 도시를 불살라 버린다는 것은 죄악이야. :) 유럽이 다른지역보다 여행할 때 재미있는 것은 여러나라를 번개처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베를린에서 밤기차를 타고 파리로 향할 때 있었던 일. 유럽 기차는 콤파트먼트라고 해서 작은 칸에 6명씩 들어가 마주보고 앉는 형태가 많은데 내가 타고 있던 칸에는 나까지 모두 4명이 타고 있었다. 국경에서 올라온 입국심사관 이 여권을 검사하는데 귀찮은지 국적만 물어봐서 우리 칸에 있던 4명이 자기 국적을 이야기했다. ` 프랑스 ' ` 벨지움 ' ` 저머니 ( Germany ) ' ` 코리아! ' 시상에...한칸에 타고 있는 놈들 국적이 다 이렇게 제각각이냐...:P 대개 유럽에서는 입국할 때 그냥 여권검사만 하고 말고 게으른 심사관을 만나면 위의 경우처럼 국적만 묻거나 여권 껍데기만 보고 ` Korea! No problem. ' 하면서 그냥 통과시켜 주는데.... 영국은 좀 치사해서 그게 쉽지가 않았다. 프랑스 칼레 에서 배를 타고 도버 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받는데 다른 나라와는 달리 영국에 모하러 가느냐 며칠 머물 것이냐 돌아가는 배표나 비행기 표가 있느냐 돈은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심지어는 비행기 표가 BA ( 브리티시 에어 :영국 항공) 것이냐 다른 나라 거냐까지 일일이 캐 묻고는 되게 떫떠름한 표정으로 입국을 허가 해 주었다. 처음 영국에 닿았을 때는 영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예의 바른데 놀라서 속으로 히야...영국은 정말 신사도의 나라군...하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어쩐지 그 예의바름이 꼭 일본인의 웃음을 연상 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륙에서는 길가다가 남 치고 가도 사과 한마디 없는데 영국에서는 날 앞서 가던 사람이 갑자기 멈춰서서 나도 급정거를 하면 부딪히거나 하지 않아도 뒤를 돌아보며 나보고 웃으면서 쏘리! 를 연발한다. 쏘리를 너무 많이 들으니까 나중에는 마치 일본인들이 아무거나 미안하다 그러고 감사하다 그러는 행동이 연상되어 어쩐지 약간 섬나라 근성은 세계공통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비슷한 예로 일본인에 대해 들었던 것처럼 영국사람들도 지하철 내에서 뭘 많이 읽어댄다. 다른 나라에서는 지하철안에서 뭘 읽는 사람이 드문데 영국사람들은 신문이고 책이고 열심히 읽는다. 같은 섬나라라 비슷한 것일까....? 마지막으로 우리가 듣던 거하고 완전히 다른 것 하나는 독일사람 질서 잘 지킨다는 그릇된 신화이다. 차라리 한국사람이 교통질서 지키는 데 있어서는 독일보다 나을 것이다. 란다우는 처음 뒤스부르크에서 독일 사람들이 하도 질서를 안 지키는데 놀랐고 급기야 경찰차마저 신호 무시하고 가는데에는 완전히 항복하고 말았다. 단지...유럽 내에서는 그래도 독일이 잘 지키는 편일 뿐이다 아마...뒤스부르크 에서 교통 질서 제일 잘 지킨 사람은 란다우 일 거다. :P to be continued. landau 누가 나보고 한가지 삶을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말안장 위의 인생을 고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