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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8월24일(수) 00시48분19초 KDT
제 목(Title): 가을 남자


아직 가을을 얘기하기엔 너무 이른가?

언제부터인가 가을은 내가 가장 기다리는 계절이 되어 버렸다.

특히나 관악의 가을은 너무나 깊이 가슴에 와 닿고...

순환로를 따라 서 있는 가로수...

낙엽은 땅위를 구르고 

서늘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어느새 내 손엔 한가치의 담배가 들려있고

내 마음은 지난날의 상념으로 가득찬다...

언제부터였던가, 나의 가을은

사춘기의 민감한 그날에도 지금처럼 가을이

절실하게 와닿진 않았었다

나만의 가을이 시작되었음은

산다는 것이 그리 장미빛만은 아니라는 걸

그걸 몸으로 느끼면서부터였나보다...

살아가야한다는 것이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

우울한 회색빛 하늘의 색을 점점 내 가슴에 심어감에

그리 많은 생을 살아오지도 못했으나

삶의 무게로 지난 추억의 아픔으로 

내 다리가 휘청일, 바로 그때부터

나의 가을은 시작되고...

가을엔 언제나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된다...

비라도 와서

매연으로 더러워졌던 가로수의 아름다움이 되살아 날 때...

가로등 사이로 반짝이는 빗방울과

청량한 나무의 내음은

우울과 고독사이 방황하는 나의 삶이

그나마 계속 이어갈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가을에는 다가올 겨울을 느끼게 해 준다...

지난날의 추억과 아픔은 담배연기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날아가 버리고

한번의 가을을 넘길때마다 

삶의 활기를 다시 느끼게 되나 보다

잊고픈 기억이 많은 이들에겐

가을은 신의 축복인 것 같다......


       --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들죠. 괜히 썼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끄적거려 봤어요.

                      최 용환, the Sea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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