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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ne (최 정인 )
날 짜 (Date): 1994년08월23일(화) 20시44분10초 KDT
제 목(Title): 유유(5-3) 독일



다음 날 아침.

전날 밤 계획으로는 오전에 다시 하이델베르크로 가서

첫날 그냥 지나쳤던 곳들을 둘러보려고 했었는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9시 반엔가 아침 먹으려고 식당에 내려갔는데

벌써 웨이트리스가 그릇들을 치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따로 새 접시랑 잔이랑 갖다달라고 해서 겨우 먹을 수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아침 안 먹으면서.. :)  )


수퍼마켓 들러 먹을 것 사고 역에 왔더니 기차 시간까지는 한참..

(앗.. 생각해 보니까 이체를 탄 것은 이 날이군요.. 착각..)

그렇게 역에서 기다리고 3시간 걸려 뮌헨에 도착한 것이 오후 5시.

그 날 밤 기차로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데..


그래서.. 뮌헨에서는 몇 시간 없었기 때문에..

(뭐.. 어디서는 시간이 많았나요..)

다른 것 다 그만 두고 '호프브로이하우스'로 갔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무지무지 큰 호프인데..

(1층 홀에서만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대요..)

히틀러가 거기를 좋아했대나 어쨌대나..

(나치 선언(?)을 거기서 했다는 것 같은데 확실한 건 아님)

난 주문할 때 '작은' 잔이라고 했는데 

주문 받는 아저씨가 'kleines'를 못 들었는지

그냥 기본 크기의 잔을 가져다 주었는데

한 1000 cc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양이야 뭐 그렇다 치고.. 무거워서 들기가 힘들었다. :)

(그리고 유월이 술 역사상 처음으로 얼굴이 붉어졌어요.)


약속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역으로 갔더니

부다페스트 행 기차는 밤 11시 이후..

(잠깐.. 독일에서 감탄했던 점이요..

 punctuality인데요.. 
 
 전차, 버스 정류장에도 차 시간표가 있는데..

 오차가 1분 이내이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또 호프에 가자는 거다..

이번엔.. 호프브로이하우스 맞은 편의 '뢰벤브로이하우스'..

뢰벤..이 호프..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지만 

(그래도 건물 하나가 다 맥주집이에요)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분위기가 좋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여행 다닌 지 일 주일 만에 

처음으로 전부 같이한 술자리였기에 더 그런 기분이 들었을까..

(하여튼.. 뮌헨 가실 분 중에 

 두 곳 다 갈 시간이 없으면.. 뢰벤..으로 가세요..)


기차역으로 돌아오면서 

곳곳에서 거리의 악사를 만날 수 있었는데..

무심코 지나가다 유학생처럼 보이는 어떤 한국인 아저씨를 만났다. 

부업(?)인지 길에 서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고향의 봄', '반달', '아리랑'..

다 같이 합창하는 틈에 끼어.. 눈물 조금.. 


이날 밤 또 하나 있었던 사건은.. 일명 'Let it be' 사건..

사람들이 엄청 모여 있길래 가 보니 

두어 명의 아저씨들이 기타 반주로 노래를 하는데

가끔가다 웃기는 소리도 하고 그래서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Let it be'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 보고 같이 부르라고 했는데..

우리 일행 중 막내 격인 남자 애가 휘파람을 불었는데

갑자기.. 휘파람 부는 게 누구냐고.. 앞으로 나오라고..

(아.. 물론 그 사람들 전부 영어로 했어요.. 

 그러니까 그나마 알아들었죠.. 헤헤..)

그래서.. 거기서 그 친구 완전히 스타 되었다.. 


뮌헨에서 밤에 다닌 거리는 

(물론 상점들은 전부 문을 닫았지만)

그렇게 썰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거리가 관광객들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었다. 

설명하기 힘들지만.. 내가 딱 좋아하는 밤 거리의 분위기..

어떻게 보면.. 서울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래서.. 독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일까..

(근데요.. 새옹지마라고..

 부다페스트는 정말 엉망이었어요.)


 

 
     ((( ))        Imagine a month of Sundays, each one a cloudy day
    ( o" o"          Imagine the moment the sun came shining through
        '  >>>_        Imagine that ray of sunshine as you..
______  ^ <_< _________________june@kids_____s_jungin@cd4680.snu.ac.kr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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