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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ellen 
날 짜 (Date): 1995년04월27일(목) 14시08분44초 KST
제 목(Title): [퍼온 글] 10. 친애하는 짐승 여러분.

[심심플이] 친애하는 짐승 여러분! (1)         02/25 11:27   84 line

   - 결코 동물애호가는 될 수 없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

   음... 구차하게 질질 말을 돌릴  것 없이 솔직히 까놓고서 시작하지
뭐. 이건 내 이야기이다. 
   소위 동물애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중에도  여러가지 부류가 있을 
것이다. 그저 평범하게 강아지 한마리 키우면서 밥먹여주고, 산책할 때 
데리고 가고, 기분나면 쓰다듬어주기도  하는, 그런 사람을 동물애호가
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개를 패션모델과 같은 형상으로 만들어 놓
고 즐기면서, 미용실에서 몸단장 시켜주고,  피임 수술시키고, 성대 수
술시켜서 못짖게 만드는 이들을 동물애호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모피 코트 입지 말자고 엄동설한에 벌거벗고 나체 시위하는 사람들
도 (근데...음냐... 젊은 여자들도  있데...!) 동물애호가라고 불린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동물애호가라는 말의  뜻을 확대 해석하더라도 그 
범주에는 끼이지 못할 사람이다. 나는 그들에게 너무나 죄를 많이 지었
기때문에.
   왜 내가 동물들 때문에 천당에  못가는지 (혹시나 천당이 있다면 말
이지...) 이야기 하자면 나도 기억이 잘 안날 정도로 어렸을 적의 이야
기부터 끄집어내야한다. 전통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풍토가 그다지 정
착되어 있지 못했던 우리 집은 개를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이름은 당
연히 "메리"였다. 아무도 이름  짓는데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와 우리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평화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었
다. 우리는 그가  무슨 짓을 하건, 동네를  헤메고 다니건, 아무나보고 
짖어대건 상관하지 않았다. 그의 자리는  언제나 마당 한구석의 누추한 
개집이었고 그의 식사는 항상 우리가 먹다 남긴 것들이었다. 그는 그의 
처지에 비교적 만족해하는 것처럼 보였고 주제넘게 그의 영토를 벗어나 
마루나 방으로 올라온다던지  하는 짓을 결코 하지  않았다. 이런 그와 
우리 가족간의 평화로운 우정을 파멸의 길로 몰고간 것은 바로 나였다.
   나는 여기서 솔직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이 글이 공개됨으로써 
성격파탄자로 낙인찍히고, 손가락질 받고,  돌팔매질을 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참회의 심정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만한다. 그것은 
내가 네살 때인가 다섯살 때인가, 아뭏든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때의 일
이다. 나는 그  "메리"에 대해 뻑하면 구타를  일삼았던 것이다. 주먹, 
발길질, 빗자루, 막대기, 빨래방망이, 그밖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흉
기를 사용하여 죄없는  그를 괴롭히는 것이 그 당시  나의 생의 유일한 
목표였었나보다. 어째서 이런 이유없는 잔인성과  설명할 수 없는 광기
가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었던 것일까? 쬐끄만 녀석이 나름대로는 무
척이나 쌓이는 일이 있었나보지? 훗날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태고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가들이  즐겨쓰는 변명으로 그 일들을 
얼버무리려 했지만 존경하옵는 나의 아버지께서는  이 아들의 만행을 8 
mm 무비카메라로 촬영해 놓으셨었던 바,  이 생생한 도큐멘타리 앞에선 
아무런 변명도 있을 수 없었다.
   폭정 아래에서 시민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
다. 스스로 노예라고 생각하면서 그저  모든 고난을 받아들이면서 내세
에서의 행복만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 
싸우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또는  국외로 망명하는 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메리"는 그저 그렇게 살아갔다. 주인의 이유없는 횡포에 그저 
그는 열심히 도망다니고 피했을 뿐이다. 여전히 우리 집의 한구석을 차
지하고 있으면서 모든 것을 달관한  도인이나 순교자처럼 그 고난을 묵
묵히 견디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나는 우연히 마당에 혼자 나오게 
되었다. 웬일인지 나는 마당 구석의  메리의 개집 쪽으로 발을 옮겼다. 
그 앞에서 나는 얼어붙은 듯이 멈추어섰다. 어둠 속에서 메리의 두눈이 
파랗게 빛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메리는 아무  것도 하지않고, 
그저 나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순간, 나는 머리 끝이 모조리 곤두
서는 듯한 전율과 웬지 모를 공포를 느꼈고 미친 듯이 집안으로 뛰어들
어와 이불 속에 머리를 쳐박았다. 도대체  그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
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이후로 절대로  메리를 때리지 않았
다.
   그후론 이전과 같은 그와 우리 가족들간의 평화로운 공동 생활이 계
속되었다. 나는 그의 곁에 가까이 가는 일이 없었고, 그도 나같은 주인
의 위선에 찬,  부드러운 쓰다듬따위는 필요로 하지않는  듯이 보였다.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도, 그도 똑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층  늙어버린 그는 활발히 돌아다니기보다는  멍청히 앉아 
일광욕과 낮잠을 즐기며 소일하였다.
   어느 여름 날, 그는 행방불명되었다.  이전에도 가끔 바깥에 뛰쳐나
가 하루 정도 있다가 들어오는 일이 있었지만 이틀 사흘이 지나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왜 메리가 안 돌아오는지에 대해 저녁 밥상에
서 몇번 이야기 했을 뿐 그를  찾으려고 그다지 노력하지는 않았다. 결
국 그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죄많은 나는 지금도 그에 대해, 또  동물들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
다. 그가 진정 자유를 찾아 우리 집을 떠나 세상을 헤메다가 마침내 신
천지를 찾아 행복한 여생을 보냈을런지,  아니면 개장수의 그물에 걸려 
한많은 생애를 마쳤을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인형가지고 소꿉놀이하듯
이 애완 동물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머리에 리본 달아주고, 햄, 쏘세
지만 먹이고, 잘때도 옆에 끼고 자는 것이 꼭 진정 동물을 위하는 일은 
아니라고 자신있게 주장하지 못한다. 또, 나는 내가 보신탕을 먹으면서
도 이건 그저 음식일 뿐이며  이를 혐오식품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서양
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채 자기도 모르게  서양적인 시각을 
가지고 스스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현명치 못한 행동이라고, 소, 돼지
를 사육해서 잡아먹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확신을 가지고 외치지도 
못한다. 나는 그런  저런 말들을 할 자격이 없다.  친애하는 동물 여러
분! 나는 여러분들이 나를 용서해주기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짐승
만도 못한 놈이 하나있구나...하고 넘어가주길 감히 바랄 뿐이다.



[심심풀이] 친애하는 짐승 여러분! (2)         02/25 11:29   91 line

   - 결코 동물애호가는 될 수 없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

   영영 떠나버린 우리 집 개 "메리"  이후로 나와 동물들과는 더 이상 
서로 만날 필요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가 의대를 들어오면서 
다시 비극은 시작되었다. 
   의예과 시절, 생물 실험 시간에  그 전주곡이 시작되었다. 나는 rat
을 해부하게 되었다.  (Mouse와 rat의 차이를 아시는지?)  파리 한마리 
죽여본 일 없는(?) 나는 - 다른 사람들도 대개 그러했지만 - 거짓말 조
금 보태서 거의 토끼만한 흰색 rat를  앞에 놓고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쬐그맣고 조금  만만하게 보이는 mouse를 고를껄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어쩌는 수가 없었다. 나와  같은 조의 다른 세 친구들도 
(셋 다 남자였음.) 왜들 그리  겁이 많은지 만지지도 못하는게 아닌가. 
에테르를 묻힌 솜을 코에  갖다대었지만 이놈은 웬일인지 멀뚱멀뚱하고
만 있었다. 한참을 우왕좌왕하고 있으려니  보다 못한 조교가 다가와서
는 에테르를 병채로 부어버렸고 쥐는  순식간에 뻗어버렸다. 그래도 우
리는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 마침내 참다 못한 내가 용감한 척하고 부
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삐뚤빼뚤하게 배를 째기 시작했다. 쥐는 물론 이
미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일단  배를 가르고 나니 쭈삣쭈삣거리고 
쥐 근처에도 안가려고 하던 녀석들이 우르르 개떼처럼 덤벼들더니 완전
히 헤집어 놓고야  말았다. 그게 나의 첫 경험이었다.  (음? 근데 쥐는 
담낭이 없네? 이런, 쓸개도 없는 놈들 같으니...)
   본과에 올라오고 나니 벼라별 처절한 일들이 많아 동물 실험을 한다
는 것이 그다지  대단한 일도 아닌 것으로  되어버렸다. 최초로 우리의 
희생양이 된 것은 개구리였다. (음...  여기서부터는 임산부 및 노약자
들은 읽지 마시기를...) 양서류밖에 안되는,  좀 하등에 속하는 것들을 
죽인다니 조금은 마음이  가볍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그  실험 방법이 
희안한 것이었다. 우선 개구리의 입을  벌리고 가위로 윗턱을 잘라버려
야했다. 이것은 개구리의 뇌를  제거하는 과정이었다. 무척이나 과묵하
게도 입을 꽉  다문 (나 같애도 절대로  안벌리겠다...) 개구리의 입을 
억지로 벌리고 싹둑~ 머리를 잘라버렸다.  옆 조에서는 머리 잘린 개구
리가 펄쩍 뛰어오르는 바람에 모두  기절초풍해서 자빠지질 않나, 아뭏
든 아비규환이었다.  그다음 순서는 바늘을 개구리의  척추에 집어넣어 
휘저어서 척수를 파괴시키는 것이고, 최종적으로 우리의 목적은 개구리 
뒷다리의 근육을 노출시켜 중추신경계로부터 분리된 근육의 전기생리학
적 성질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뭘  그리 쳐다보나... 생리학 좀 배우자
는데...
   많은 동물들이  우리의 손에  일생을 마쳤다.  토끼, mouse,  rat등
등...물론 가장 많은 것은 mouse였다. 쥐란 놈은 참으로 어리석어서 꼬
리를 잡으면 앞으로 도망갈 생각만하지 뒤돌아서 물어뜯을 생각은 하질 
못한다. (아니, 그게 오히려 똑똑한 건가?) 우리는 중요한 기술 하나를 
배워야만 했다. 쥐를 손쉽게 희생시키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은 간단하
고, 아무런 약물이나 기구도 필요없으며,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는 방
법으로 한 손으로는 쥐의 꼬리를 바투 잡고 한 손으로는 쥐의 뒷덜미를 
힘있게 찍어 누른 상태에서 꼬리를  순간적으로 잡아당기는 것이다. 이
렇게하면 목뼈가  우드득하고 탈골이 되면서 "즉사"하게된다.  이 신속 
정확한 방법을  익히는데는 약간의 시행착오가 필요하였다.  가장 흔한 
실수는 꼬리를 어설프게 잡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죽어라고 잡아당겨도 
쥐는 그래, 날 죽여라 죽여,  하면서 멀뚱멀뚱하고 있게된다. 그러다가 
어떨 때에는 아이스바 포장지 벗기듯  꼬리 껍질이 홀랑 벗겨져버린 처
절한 모습의 쥐가 바닥을 도망쳐다니는 황당한 장면이 벌어지기도 하였
다. 하지만, 나는 점점 익숙해졌고,  마침내는 목적을 위해서는 주저하
지않고 실행에 옮기는 냉정하고 침착하며  정확한 킬러가 되어갔다. 나
의 손에 걸린 쥐들은 한번에 정확히 한마리씩 죽어갔다. 하지만 그것이 
유쾌하달수는 없는 일이었고, 재미있어서 한 일도 결코 아니었다. 그저 
이것이 나의 운명이려니...
   내가 의과대학 시절에 했었던 동물  실험의 압권은 기생충학 실습으
로 그 대상은 꽃뱀이었다.  캬바레에서 실습을 했다는게 아니라...정말 
꽃뱀말이다. 먼저 숙달된 조교의 시범이 있었다. 망태기에 들어있는 꿈
틀대는 한 놈을 집게로 잡아들고는  정원수 손질하는 가위로 단칼에 목
을 날려버렸다. 목 짤린 뱀은 계속  꿈틀 거렸고 장내는 비명소리로 완
전히 아수라장이 되었다. 으... 저럴  수가...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저 양반은 공수특전단 출신인가?  어쨌거나간에 우리들은 비~암의 껍질
을 벗기고 거기에 우굴우굴대는  Sparganum이라는 기생충들을 지겹도록 
구경할 수 있었다. (국민 요로분들께 여기서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
은여...! 제~발 뱀 좀 잡아먹지  마세여...! 꼭 드셔야 되겠으면 제~발 
좀 익혀서 드세여...!)
   전편에서도 이야기했듯  나는 짐승 여러분들에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같은 인간들에게는 할 말이 있다. 나의 손에서 많은 
동물들이 죽었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디서나 동물 실험이 행
해지고 있다. 사람이 좀 잘 살겠다고 동물들을 이용하고 마침내는 희생
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자연계에서는 항상 서로 죽이고, 또 
죽임을 당하지만 그것은 거의 대부분에 있어서 먹이를 위한 것이다. 오
직 인간, 인간만이 먹이 이외의 목적으로 살생을 한다. 나는 동물 실험
이라는 것이 참으로 정당한 일이라고  주장할 만한 견고한 철학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동물 실험은 최소
한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 동물을 죽이는 일보
다는 몇십배 가치있고 정당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죽이지는 않을지
라도 동물을 그들의 원래의  자리로부터 "납치"해와서는 사람의 흉내나 
내게 해놓고 이를 보고 즐기면서 스스로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동물을 더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동물들이 
실험의 과정에서 필요없이  고통받는 일이 없게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의와 감사의  감정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고자  모든 노력을 
다해왔노라고 감히 말하고자한다. 우리가 인간으로 살고 있는 이상,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바라는 이상은  동물 실험은 불가피하다. 동
물 애호가들에게는 악마와도 같이 보이겠지만, 나, 죄많은 킬러는 그렇
게 사악한 사람은  아니다. 그저 운명의 장난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 
뿐. 난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많은 그들을 희생시켜야만 하고 또 주저없
이 그렇게 할 것이다. 여러분들이  식탁에 불고기가 놓여있을 때, 희생
된 소들을 생각하며 눈물 글썽이고 있지는 않듯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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