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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04월13일(목) 16시59분44초 KST
제 목(Title): 담배와 여성에 얽힌 추억... 



중학교 2학년 때였나보다.

어머니께서 시집을 내시느라 같이 출판사를 좀 드나들었는데...

이모의 학교 친구라는 그분을 만났다.

당시 나이는 서른 다섯 정도였고 혼자 사시는 여류 소설가였다.

(지금도 혼자 살고 계시지만)

첫사랑은 대개 연상을 향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그때 staire는 그분께 푹 빠져서

그분의 책이라면 빼놓지 않고 찾아 읽었다.

몇 권의 소설책 , 그리고 월간 '소설 문학'에 실린 단편들, '여학생' 잡지에 실리던 

연재 소설 등등... 

30대 같지 않은 뽀얀 피부와 맑은 눈빛, 다정스러운 웃음... staire를 어린애로 

취급하시는 것만 빼면 정말 최고의 연인이었는데... :( 



언젠가 이대 부근의 어느 카페 (그 시절에는 '카페'라고 부르진 않았지만) 에 

마주 앉은 적이 있었다. 70년대의 여대 주변 분위기... 장은아와 양희은의 노래가

흐르고... 담배를 들고 있는 여학생이 꽤 많았다고 기억된다.

거기서 그분의 얘기를 들었다. 두어 시간에 걸쳐서...



그분의 부모님께선 꽤 큰 백화점을 갖고 계신 재산가였으며 부산 지역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사고로 부모님께서 한꺼번에 

돌아가시면서 그분의 삶은 급전되었다. 

어린 나이에(당시 고등학생이셨다) 부모님의 그 재산을 제대로 관리할 재주가 없었던

거다. 그분의 부모님께 빚을 지고 있던 수많은 채무자들이 떼어 먹고 남은 재산은 

두 자매(남매였던가? 하여튼 그분께는 동생이 한 분 계셨다)가 공부할 수 있는 

비용으로는 넉넉한 정도였고 그분은 재산을 정리해서 동생과 함께 상경하여 서라벌

예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거기서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그 가난한 남자의

뒷바라지를 하며 졸업하면 곧 결혼할 꿈에 젖었었다.



그러나 남자는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미술을 공부하던 사람인데 지금도 출판업계

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도서 장정 디자이너라고 한다) 그분은 유학 비용까지

대면서 남자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고... 그 사이에 모 신문 신춘 문예에 당선하여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독일에서 만난 부인과 결혼하여 돌아온 거다...



"그 이후론 어느 남자도 바라보지 않고 살았어. 아직 젊지 않냐고? 글쎄...

혼자 살면서 도자기나 수집하고 글 쓰고... 이제 또다른 남자가 나를 아프게 

하는 거, 원하지 않아..."



staire는 그분의 젖은 눈을 외면하며 그분의 희고 긴 손가락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연보라빛 연기가 일어나는 담배가 끼워진...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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