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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123) <socks1.watson.ib>
날 짜 (Date): 2001년 6월 21일 목요일 오전 05시 59분 45초
제 목(Title): Re: Sapir-Whorf 가설 (언어가 사고를...)



 유태인들이 히브리어를 2천년 동안이나 잊어버렸다가 다시 부활시킨 것은,
결국 "언어"가 그들에게 중요하기는 해도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 외 다른 사례들을 볼 때 알 수 있는 것은, "언어"는 비록 (중요하기는
하지만) "민족의 정체성"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 이걸 걸고 넘어지느냐 하면, 제가 종종 "언어는 민족의 혼"으로 시작하여
"...그러므로 영어 공용화를 실행하면 한국어는 영어에 오염되어 제 모습을
잃을 것이며 따라서 민족의 혼도 오염될 것이다...!"라는 주장을 여기
저기에서 보기 때문입니다.

 즉, "언어는 혼"이라는 신비주의적인 주장은 "따라서 언어는 순결해야
하며, 오염에서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이런 주장이 얼마나 위험하고 허황된 주장인지는 고종석이 "감염된
언어"에서 이미 멋지게 설파했고, 더욱 문제는 이런 류의 주장은 "영어"를
한국어가 아닌 어떤 언어로 바꿔치기해도 들어맞는다는 것입니다. 즉
한반도에 거주하는 비-한민족 문화를 "순결한 민족어(민족문화)를
오염시키려 드는 사악한 것들"로 매도할 가능성을 언제든지 열어 두고
있는 셈이지요.

 언어가 민족의 혼이라면, 그 혼은 교류를 통해 성장합니다. 세상의 모든
언어는 변화하고, 변화함으로써 발전합니다. 오로지 죽은 언어만이 변화의
물결을 비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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