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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호기심)
날 짜 (Date): 2001년 6월 20일 수요일 오전 05시 55분 55초
제 목(Title): Re: 멸종언어 vs. 멸종동물..


>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
>
> 지극히 당연하며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말임. "환경이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처럼...

당연히... 그래서, 이 논의도 따지고 보면, 영어 共용화에 대해서처럼,
서로 당연한 것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면 별로 논의할 뭐가 없는 것임.

> 물론 그 이후 수많은 언어학자들이 피튀기며 난상토론과 자료수집을
>벌인 끝에, 현재 "모든 언어는 그 구성원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생각을
>아무 문제 없이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의미에서) 모든 언어의
>표현력은 동등하다."라는 것이 언어학계의 정설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 즉, 한국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이나, 거꾸로 한국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생각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언어의 표현력이 동등하다에는 동의할 수 있지요. 누가 특별히
동등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한국어로만 ...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장은 엄밀하게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닌데, 당연히
고려해야 할 각 언어권이 가지는 차이와 장벽(특히 감성적이고 정서
적인 면에서의)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여서, 알맹이가 없는 논의를
유발할 수 있을 듯... (벌써 그런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도 보이는데)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은 없겠지요. 각 언어마다 경험하는 모든
대상에 연결되는 언어적 상징이 있을 것이고, 없더라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에요. 하지만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은 많아요. 그래서, 이 언어권
에서는 쉽게 표현하는 것을 다른 언어권에서는 굉장히 어렵게 표현해야
하는 것을 우리가 영어니 외국어니를 배우면서 왕왕 경험하게 되는 것
이고요. 비교적 같은 언어권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내에서도 사투리에
따라 표현 방법과 특정 대상에 대한 표현 효율이 다른데요.
다시 강조하지만, 각 언어의 차이와 장벽을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
에요. (표현력이 동등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멀쩡한 들판에 그렇게 틈이
많은 철조망을 세워도, 철조망 이쪽과 저쪽 생태계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처럼, 각 언어권은 충분히 의미있는 차이를 가질 수 있답니다.
앞에서는 시어와 사투리를 예를 들었지만, 전에 미국영화 오스틴파워2에서
우리나라 사람들과 미국사람들이 매우 뚜렷한 반응 차이를 보였던 것이
화제가 된 것이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번역과 설명을 잘 하고
훈련도 거치면 우리나라 사람도 미국사람들이 낄낄거리는 이유를 우리
말로 이해하고 같이 낄낄거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잘 해본다는 게
넘기 쉬운 장벽이 아니지요. 이것은 또, 우리나라 영화 JSA가 일본에서
개봉되었을 때, JSA에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과 정서까지 일본 사람들이
여간해서는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과 비교될
수 있고요.
언어 비교에서는 단순히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없다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같은 것으로 단순 비교를 할 수 없고, 이 언어에서는
이런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따라서 그 표현에 의해 언어사용자에게
어떤 생각을 유발시키느냐도 중요하지요.
또, 언어는 그 언어권의 문화(및 언어권 구성원)와 "상호 규정력"을 가지
면서 유기적으로 강고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런 강고한 유기적 결합을
통해 언어권과 민족에 따라 서로 다른 정서, 서로 다른 문화가 유지되는
것이고요.
다시 첨언하지만, 이런 강고한 유기적 결합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은 아니고, 또 인간이 이런 유기적 결합에 의존해야지만 안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강고한 유기적 결합에 의존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존재를 안정화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런 현실과 그
현실 속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웬만하면 안적으려했는데... 맨땅에헤딩 아저씨 바로 윗글은...
 처음 부분은 언어와 언어권 구성원의 상호 규정력, 또 특히 언어와
 인간의 감성적인 측면의 연관관계를 고려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것인데, 거기에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했음. 앞에 글까지 있는
 데... 요새 키즈는 읽고 싶은 글만 읽고 반론하기 편한 글만 인용
 하는 저열한 행동이 무슨 유행인가? 예전에는 무슨 종교 광신도들
 이나 하던 짓인데...
 그 다음에 우리가 한자를 빌려 고급표현어로 사용할 때를 예로
 들면서 민족혼과 어떻고 이야기를 하는데, 무엇 때문에 이런 예를
 드는지 이해가 안감. 이해가 가려면 좀 더 설명을 해야 할 듯...
 무엇 때문에 예를 들었건, 한자를 빌려 표현했다는 점만 이상하게
 강조하는데, 신라에서부터 대한민국까지 변천사는 있었지만, 실생활
 에서 쓰이는 부분 등에서 우리  언어체계의 근간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 유지되는 근간 때문에 중국에 다른 나랏말쌈을 표현하기 위해
 한글을 발명할 수 밖에 없었고, 오늘날에는 오히려 빌려온 한자보다
 우리말이라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는 현상까지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쓸모 있는 예를 들었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임.
 또, 백년 혹은 수백년 후에 무슨 연유론가 세계 모든(내지는 대부
 분의) 민족이 특정 언어를 세계어로 인정하고 더 이상 자국어를 사용
 하지 않는다면, 그 때야말로 민족이라는 틀도 허물어지는 것이고...
 근데, 영어교육 충실히라는 의견을 밑도 끝도 없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던 맨땅에헤딩 아저씨가 도데체 언제 그런 날이 올까 말까하는
 언어 경계가 허물어질 시대를 생각한다니 좀 납득은 안감... 물론,
 그런 상황을 고려해 보는 것도 의미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임.
 그런데, 이왕 하는 영어 교육을 충실히 하자는 수 많은 의견들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수백년 후에 올지 안올지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진지하다면, 도무지 뭘 하자는 것인지 이런 생각이 안들 수가
 없겠지...



[ SNU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123) 
날 짜 (Date): 2001년 6월 20일 수요일 오전 02시 20분 26초
제 목(Title): Re: 멸종언어 vs. 멸종동물..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

 지극히 당연하며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말임. "환경이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처럼...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 (혹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

 제가 아는 한은 이미 옛날에 폐기된 학설로 알고 있는데요. 원래 이런
학설을 신봉하던 사람들은 서양 제국주의자들로, 자신들의 언어는 풍요롭고
발전된 언어로서 복잡 미묘한 사상들을 담아낼 수 있는 반면, 미개인들의
언어는 단순 무식해서 (발음도 이상하고 말이야...) 자신들의 심오한 사상을
담아낼 수 없다는 주장을 폈지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인지 옆걸음을 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중국어는 명사(예-blueness)와 형용사(예-blue)가 구분되지
않는 언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결함이 있다. 그래서 중국 문명권에선
논리학이 (나아가서 근대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어디 가서
씨도 안 먹힐 개뼉다구 같은 주장도 했다고 하는데요...

 (이 주장은 몇 달 전에 sci.lang에서 인용된 것을 본 것이니까,
아직까지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 이후 수많은 언어학자들이 피튀기며 난상토론과 자료수집을
벌인 끝에, 현재 "모든 언어는 그 구성원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생각을
아무 문제 없이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의미에서) 모든 언어의
표현력은 동등하다."라는 것이 언어학계의 정설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즉, 한국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이나, 거꾸로 한국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생각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지금 미팅 한시간 반 전이라 글들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쓰는
것이니 좀 헛다리를 짚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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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즈 = 하나두 안사아칸 라임의 즐거운 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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