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123) <socks1.watson.ib> 날 짜 (Date): 2001년 6월 13일 수요일 오전 06시 45분 04초 제 목(Title): Re: 영어공용화 영어공용화를 반대하시는 분의 패러디. -_- 갑: 수학은 현대에 꼭 필요한 학문이므로, 정부에서 수학교육을 지원하고, 수학자들에게 안정된 직장을 마련하여 수학만 공부해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자. 을: 아무리 수학이 중요하다고 교육은 모두 수학과로 바꾸고 수학을 모르면 먹고 살지도 못하게 하잔 말이냐? 이는 수학을 모르는 민중에 대한 폭거다! 갑: ......-_-;;; A: 영어만 알아도 먹고 사는데 불편이 (별로) 없다. B: 영어를 모르면 먹고 사는데 지장이 크다. 영어공용화를 반대하시는 분들은 전부 B를 반대하시는데, 도대체 어떤 연유로 A에서 B가 도출된다는 것인지 (설마 논리적 함의라고 주장할 만큼 머리가 딸리는 분은 안 계시리라 믿고) A가 B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를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영어 쓰면 기득권층 된다구요? 글쎄요, 대한민국의 기득권층이 밥 먹을 때, 정치할 때, 쌈질할 때, 뇌물 먹을 때, 술마실 때, 연애할 때 쓰는 언어는 무슨 언어일까요? 한국어? 영어? 대한민국은 대통령에서 구멍가게 아저씨까지 위대한 단일민족 한민족이 꽉 잡고 있는 나라입니다. 도덕 교과서에서 그걸 자랑이라고 선전을 하는 나라라구요. 빌어먹을. 2001년 지금 당장 영어 공용화를 해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들어온다고 그 사람들이 기득권층 될 것 같습니까? 기득권은커녕 이 지랄맞도록 배타적인 (같은 민족 안에서도 편갈라서 쌈질을 하는) 나라에서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쫓겨난다는 데 5만원 걸겠습니다. 제가 죽기 전에 영어 사용자들이 기득권층이 되면 연락주세요. 100만원씩 드릴테니.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저같은 중산층 과학기술자에게 한국어 쓰는 놈이 세금을 걷든 영어 쓰는 놈이 세금을 걷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다 도둑놈들인데.) 아, 또 일제시대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텐데, 일제시대는 부도덕한 일본 "기득권층"이 한국의 일반 민중을 착취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입니다. 그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 주권이었던 거구요. 하지만 그 이후 (혹은 이전) 역사가 말해주듯이 부패한 정부는 식민지보다 크게 나을 것도 없습니다. 물론 정권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선전을 하죠. 그래야 자기들이 먹고 살 테니까. 지금 얘기하는 것은 주권 상실이 아니라, 한민족 출신이 아닌 자가 "한국인"이 된 상황에서 그 한국인이 권력을 잡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걸 비난하는 것은, 제가 보기엔 "정권을 전라도에 뺏길 수 없다." 수준의 논리로 보이는군요. 전라도나, 이민족이나, 똑같이 보기싫은 타집단이란 차이가 있죠. 얼마 전 뉴스에 보니 LA에서 최초로 (백년만이라던가?) 히스패닉 출신이 시장에 선출될지도 모른다는군요. 상상이 가십니까? 영어를 전세계로 퍼뜨린 장본인, 123 게스트가 감격해 눈문을 질질 흘리며 똥꼬를 핥는 (우웩) 미국의 대도시에서 당당히 스페인어를 쓰는 인간이 시장으로 선출된단 말입니다! 역시 영어의 시대는 곧 막을 내릴 테고, 영어 공용화를 외치는 저같은 인간은 사지를 잘라버려야겠죠? 전 졸라 부럽습니다. 맨해턴 길거리를 걸으면 마주치는 사람 열 명 중 하나는 한국어나 일본어를 한다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LA 시장이 스페인 말을 쓴다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혹시 떨어졌는지도 모르지만.) 노스 캐롤라이나 시골 구석까지 중국 식당 타이 식당이 있다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뉴욕 지하철 정액권 자판기 터치스크린에 "한글"이 뜬다는 사실이 전 미치도록 부럽습니다. 제가 죽기 전에 화교 2세가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부산시장에 당선되고, 극장에 가면 한국영화 아래 일어 자막이 뜨고, 동네 수퍼에서 필리핀 아가씨가 계산을 해주고, TV에선 매일 한시간씩 베트남 말로 뉴스가 나오는, 그런 나라를 볼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아마 없겠죠?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전 종로 한복판에 뛰어나가 외치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라고 말이죠. (하긴, 절대 안될 일을 조건으로 걸면 무슨 약속이든 못해... -.-) |